풍수기행/토속주

구례 산수유주 ‘관광특구’구례 대표酒로 띄운다

화이트보스 2009. 2. 12. 16:17

[전라도토속주재발견] 4.구례 산수유주 ‘관광특구’구례 대표酒로 띄운다

출시 첫해 부진 떨치고 군납·일본시장 진출 모색
웰빙추세 맞춰 인기 상승…2~3년내‘전국화’전망


 




구례 산수유주는 전국 생산량의 63%를 점하고 있는 구례군 산동면 지역 산수유 재배농가의 소득 향상과 안정적인 판로 확보, 쌀 소비확대를 위해 세상에 빛을 본 토속주다.

예부터 산동지역에서는 산수유를 첨가한 가양주를 담가 마셨고, 이를 구례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난 2002년 상품으로 개발, 특허와 함께 본격 시판에 나선 것. 구례군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산동면 계천리에 10억원을 들여 제조공장을 지었고, 공장운영은 ㈜구례산동산수유양조(대표 김병철)가 맡았다.

2004년 3월 19일 ‘지리산 산수유’라는 상표로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최고급 순수발효약주를 표방한 알코올 함량 11%(용량 375㎖)의 산수유주는 출시 당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순간뿐, 국내 주류시장에서 그 영향은 지극히 미약했다. 출시 당시 경기침체 분위기가 한 몫 했으나 가장 큰 원인은 소주와 맥주로 대변되는 소비자의 주류패턴을 바꾸기는 너무도 역부족이었다.

화학소주에 길들여진 애주가들의 입맛을 바꾸는데는 상당한 시간을 요구했다.

첫해 매출은 5억원 정도. 당초 예상기대치 1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판매고였다.

지리산 성삼재에서 2개월동안 펼쳤던 무료 시음회나 산수유축제, 피서철 섬진강 홍보전, 가을 피아골단풍제까지 사람이 모이는 장소면 빠짐없이 벌였던 판촉활동도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구례산동산수유양조 천계욱 상무(46)는 “주요 술 소비층인 젊은세대의 경우 발효주에서 가볍게 풍기는 누룩냄새에 적응을 못하는 것 같았다”며 “화학주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바꾸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토속주가 경쟁력을 갖추기는 요원하다”고 진단했다.

기본적으로는 산수유의 효능에 대한 홍보가 의외로 부족하다는 것도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

전남지역을 제외한 전국의 산수유에 대한 인식수준은 10%정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산수유주가 일반 술과 달리 신장기능 등에 효과가 높은 약주임에도 불구하고 판매고는 바닥을 헤맸다.

더불어 약주제조시 일체의 주정을 넣지못하게 하는 주세법의 제약도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 상무는 “술 만들기는 쉬우나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까지는 너무도 힘들다”는 말로 판로확보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물론 대형 주류업체와 달리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영업망 부재를 차지하더라도….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냥 손을 놓고 손님을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조업체는 산수유주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으로 우선 제품 다양화에 나섰다.

첫 작품으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설대목을 노린 선물용 2종을 지난 18일부터 새롭게 출시했다.

기존 제품에서 알코올 함량을 2%포인트 높인 13%의 고품격 제품을 개발한 것. 선물용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전통 도자기를 현대식으로 변형한 용기를 활용해 설 특수잡기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홍보전도 기획하고 있다.

주류를 취급하는 구례지역 모든 식당에 산수유주를 납품했다. 산수유주가 관광특구 구례군의 대표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천 상무는 “외지관광객이 찾아와 술 한병 달라고 할 때 과감하게 산수유주를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가 갖춰지도록 홍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구례군 출신으로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출향인 8천여명도 적극적인 산수유주 홍보맨으로 활용중이다. 이들에게는 주위에 산수유주 홍보를 당부하는 서한문과 함께 제품설명서를 우편발송했다. 전국 유통망(?) 구색은 갖춘 셈이 됐다.

소비처 확보를 위해 육해공군을 대상으로 군납도 적극 모색중이다. 해군으로 부터는 이미 서류심사가 통과됐다는 통보를 받아놓은 상태다.

해외 판로를 위해 일본 수출도 모색중이다. 현지 바이어가 이미 공장 방문을 마치고 쿼터량 조절에 들어갔다.

김병철 사장은 “지난해 시장을 탐색했다면 올해는 그 기반을 바탕으로 판매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이와 병행해 전국적으로 10%미만인 산수유에 대한 낮은 이미지도 적극 홍보를 통해 차츰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웰빙 흐름에 맞춰 산수유주의 수요는 꾸준히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산수유주 마니아들과 취급 업소들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며 “이런 추세라면 2∼3년내 전국화도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글·사진/박영래 기자 yrpark@kjtimes.co.kr 구례/강재순 기자 kjs@kj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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