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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한국, 어디로 가야 하나] 한반도 통일 서둘러야 한다

화이트보스 2009. 3. 2. 12:21

1. 이 시점 왜 ‘통일’인가?

오늘의 한국 안보상황을 보면 이제 한반도 통일문제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여유로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선 우리가 이 21세기 세계화 시대, 나라의 덩치부터 커야 자기 주권이라도 좀 챙길 수가 있는 강대국 위주 제한 주권시대를 살아남고 보다 나은 내일을 열어가려면, 이 분단 대치 상태는 어차피 또 시급히 극복해야할 장벽이기 때문이다. 아니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실험은 선전포고와도 같은 것이다. 실제로 만약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면 남북의 군사적 균형은 결정적으로 붕괴되고 한국은 졸지에 전략적 난장이가 되어 이리저리 시달리면서 점차 한반도 적화의 길로 끌려들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과정을 평화롭게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 있지만 우리에게는 이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그런데 성격과 원인은 다르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기’는 북한 김정일도 마찬가지다. 실은 ‘길거리에 굶어 죽은 시신들이 널려 있어도 치우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던 1990년대 중반쯤에는 북한의 조기 붕괴도 이미 거의 필연적인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정상적인 역사를 살아 왔더라면 동족간의 이 불행하고 불합리한 갈등관계는 벌써 끝이 났을 상황인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비록 사상 초유(初有)의 군사력을 쌓아 놓았고 핵무기까지 만들었지만 그 대신 북한 경제는 다 거덜이 나고 사실상 체제유지의 한계상황으로 끝까지 밀려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김정일로서도 적화통일을 실제로 이루기 전에는 체제위기를 벗어날 길이 없게 되었다.

결국 오늘 우리에게 있어 북한은 ‘더할 수 없는 위협이자,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병자(病者)’와도 같은, 완전히 상반된 두 가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서 있다. 특히 그런 그들이, ‘핵무기’와 ‘간접침략’으로 우리를 싫든 좋든 통일번영의 새 길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외통수 길로 내몰고 있다. 실로 반세기에 걸친 동족 분단의 모순이 어떤 운명적 한계상황에 부딪치고 있는 듯하다. 이것 우리가 희망해서 만들어진 상황이 아니다. 그렇듯이 원하지 않는다고 회피할 수도 없고, 굳이 회피하려 들면 패배밖에 남지 않을 그런 상황이다.

그것도 서둘러야 한다. 우리가 ‘햇볕, 햇볕’ 하면서도 차마 눈물조차 흘리기가 죄스러울 참혹하기 짝이 없는 북한 동포들의 삶을 언제까지고 내버려 두고 있는 것부터가 민족사에 죄짓는 것이지만, 온 세계가 21세기의 새로운 가치를 향해 뛰고 있는데, 우리만 동족갈등에 민족적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으면 장차 우리 민족이 세계사에 낙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미국 한반도 전문가 에버스타트(Nicholas Eberstadt)는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은 중국이 더 커지기 전에 통일을 서둘러야지 아니면 늦을 것’이라고 계속 경고해 왔는데, 우물쭈물하다가 만에 하나 북한이 정말로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 하에 들어간다면, 우리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민족적 재난이 될 것이다. 통일은커녕 우리는 또 얼마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아닌 말로 제2의 티베트가 되지 말라는 보장은 있을 것인가?

다행히 아직은 한반도의 미래가 우리의 비젼과 의지의 문제일 수가 있다. 실제로 우리가 조금만 더 적극적인 의지로 전략적 지혜를 발휘한다면, 우리는 예상외로 빠른 시간 내에, 평화적으로, 우리의 헌법정신에 입각한 궁극적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그래야 저 참혹한 삶을 사는 북한 동포도 구해내고, 부유한 경제, 찬란한 문화, 튼튼한 안보를 자랑하는 영광된 21세기 대한민국을 열어 갈 수가 있을 것이다.

 

2. 북한 급변사태와 통일

그런데 바로 이런 때에 북한 국정을 만기친람(萬機親覽)하던 김정일의 수명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한다. 그 후계자가 누가 될 것인지 또 그 권력승계 과정이 어떻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은 북한이 중국의 배타적 영향력 하에 드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WMD를 보유하고 있고 대규모 군사장비들이 전국 곳곳에 널려 있는 북한이 합리적 통제가 불가능해 질 정도로 혼란스러워지거나 하면 그 역시 자칫 중국의 개입을 불러 오거나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흔히 거론되는 북한 급변사태(急變事態)와 그를 통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것은 단순히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너무 위협적인 상황이 될 개연성이 있다.

그런 것만 아니라면 누가 후계자가 되 든 일단 김정일체제 보다야 났지 않을 가 싶다. 물론 당장 자유통일이 안 된다는 것은 아쉽지만 그것이 어차피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평화자유민주통일’은 다음 단계의 장기 대전략적 과제로 넘겨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솔직히 아직은 우리도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떤 탈북자는 3차 권력세습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김일성의 둘째아들 김평일이가 후계자로 유력하다면서 그는 남과 북이 같은 동포로서 함께 미래를 열어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식의 아주 호의적인 기대를 하기도 한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원래 독일통일도 서독이 동독을 흡수 했다 기 보다는 동독이 서독으로 합류해 온 모양새였다. 오늘 우리의 주변 안보환경, 특히 중국의 야심(野心)을 고려하면 더 더욱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어쩌면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3. 통일 이니셔티브(initiative) 와 역량

그렇다면 북한을 달래든, 공작을 하건 어떤 방법으로든 일단은 북한의 변화와 남과 북의 미래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 볼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기본 방향은 평화자유민주통일(平和自由民主統一)이라는 것이다. 북한 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북한사회의 개혁, 개방과 같은 오늘 우리 대북정책의 핵심 과제들도 사실상 북한의 본질적 변화와 한반도 평화자유민주통일이라고 하는 근본적 차원에서 접근해야만 해결이 가능 한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다. 문제는 어떻게 수행 하느냐 하는 것인데 대결과 타도(打倒)만을 부르짖던 과거의 방식도 문제지만 북한 퍼주기로만 일관 해오던 ‘햇볕정책’에는 더욱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실험을 뛰어 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 어느 것이든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더 이상 북한에 끌려 다니지 말고 우리가 남북관계를 주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무릇 예로부터 전장(戰場)에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고 승리한 경우란 없다. 우연한 승리도 불가능 한 법이다. 계속 이래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 그러니 이제는 변화무쌍한 북한의 태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좀 의연하게 기다리면서, 북한이 우리의 의지를 존중하도록 버르장머리부터 고쳐 주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어차피 언제든 한 번은 겪고 또 이겨내야 할 과정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남북관계가 경색(梗塞)’되었다며 북한이 한마디 할 때마다 호들갑을 떨어 대는 사람도 있지만 실은 지금은 ‘남북관계가 경색’ 된 것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에 있다고 보아야 할 상황이다. 지금 정부가 잘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북한의 실상을 꿰뚫어 보면서 시간이 좀 걸리고 긴장이 잠시 더 높아진다 해도 어떻게 하든 남북관계를 정상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 외에도 준비하고 유념해야 할 사항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예컨대 우리의 군사적 준비도 중요하다. 평화통일을 희망한다면 그럴수록 더욱 더 중요한 것이 군사적 뒷받침이다. 강한 군사적 위엄(威嚴)이 있어야 불필요한 혼란과 갈등을 예방 할 수 있고 고도로 효율적인 군사적 뒷받침이 있어야 오늘 북한의 대규모 WMD나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폭력수단들을 적시적절하게 제압 할 수 있을 것이며 만약 그것이 없으면 통일은커녕 평화의 유지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무엇보다도 무릇 통일은 궁극적으로 군사통합으로 매듭지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쨌든 이렇게 강한 안보적 역량의 확보와 튼튼한 태세의 확립이야말로 성공적 대북정책, 특히 평화적 대북 접근의 대 전제다.

또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과 전략도 바꿔야 한다. 적어도 우리는 끊임없이 식량과 에너지를 퍼 주고, 저들은 그럴 돈으로 핵이나 만들어서 다시 우리를 위협하고 강탈하려드는 그런 불합리한 관계는 조속히 정리를 해야 한다. 이런 쓸개 빠진 정책으로 통일번영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 갈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 북한 핵의 폐기와 북한사회의 개방, 그리고 체제의 개혁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기왕이면 북한 지도층들도 자유민주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갖도록 만들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건 북한 주민은 물론 기왕이면 북한 지도층들의 마음을 얻는데 각별히 주력(注力)해야 할 일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방법은 지극히 다양하다. 어떤 경우는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한없는 동포애를 발휘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고, 또 어떤 경우에는 북한이 그리 해 왔듯이 정교하고도 집요한 “간접접근”적 정책이나 적극적인 책략(策略)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전략적 심리전이라든가 특수 전력의 지혜로운 활용 같은 것도 북한만의 전유물일 수는 없는 일이다. 같은 차원에서 자유세계의 교포는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우리 동포들에게도 좀 더 깊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도 있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햇볕’의 효과를 활용 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화합형 자유민주통일을 서둘러야 한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 하든 북한 동포의 마음을 이끌어 내야 하고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그 위에서 장기 안목 하에 점차 독일의 경우보다 한 단계 더 발전한 ‘화합형 자유민주통일’을 이루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안전하고 가장 완벽한 통일 방법임에는 이론이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때마침 전개 될 북한의 권력승계에도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먼저 우리가 한반도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 갈 것인지 큰 그림을 그려 놓고 그런 방향으로 한반도 상황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우리가 주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도 가능만 하다면 북한 체제변화의 계기가 되고 가급적 조기에 평화롭고 자연스러운 한반도 자유민주 통일과 번영의 계기가 되도록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과업이다. 아니 이미 너무 늦어 있을 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