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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용돌이 시작됐다

화이트보스 2009. 3. 2. 12:25

[2009 한국, 어디로 가야하나]
관련국 권력변동기 맞는 2012년은 중대 전환점
북한주민·엘리트들에게 '코리안 드림' 심어줘야

 

북한 소용돌이는 시작됐다. 작년 10월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시장(市場)에서 팔 수 있는 품목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포고문을 내다 붙였다. 그러나 "어떻게 먹고살라는 거냐"는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이 조치는 흐지부지됐다. 지금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가 담긴 DVD를 보고, 김 위원장을 "얘, 쟤"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북한 체제의 버팀목이던 시장·정보 통제와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주목 2012년'

김 위원장은 작년 말 평남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를 시찰해 "2012년까지 강성대국의 대문을 활짝 열어 젖히는 것은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2012년은 김일성 주석 출생 100주년이자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김 위원장은 그 시기를 맞아 북한 주민들에게 뭔가 두드러진 '치적'을 보여주면서 후계구도에 대한 그림을 그려야 할 필요가 있다.

2012년에는 남한과 미국, 러시아에서 대선이 치러지고 중국 지도부도 2013년 세대 교체를 앞둔 시점이다. 남한과 미국 정권은 재집권을 위해 북한 문제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려 할 것이고, 북한도 이를 활용해 체제 안전과 경제 회생을 얻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남한·미국·중국·러시아 등이 모두 권력 변동기를 겪게 될 2012년은 한반도 운명의 중대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북한 주민들의 '마음' 얻자

지금 북한을 탈출한 수십만명의 주민들이 중국 등 제3국에 머무르고 있다. 남한에만 1만5000여명이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충성심과 지향성이 북한 당국에 고착돼 있지 않고 이탈하고 있는 조짐으로 봐야 한다.

독일과 달리 남북은 분단 이후 대규모 전쟁을 치렀기 때문에 상대방 정부와 주민에 대한 적대감이 있다. 독일 통일의 핵심은 동독 주민들이 서독과의 통합을 스스로 원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주변 강대국들도 동독 주민들의 결정을 반대할 명분이 약했다. 반면 지금 북한 주민들은 남한 이상으로 통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것이다. 북한 엘리트들의 '통일 공포'는 일반 주민보다 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은 북한에 대규모 무상원조를 약속했다. 북한 시장에서 팔리는 생필품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라고 한다. 중국은 겉으론 "북한 땅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을 만났던 한 인사는 "그는 만날 때마다 안동도호부를 거론하면서 평양 주변에는 중국인들이 살면서 만든 유적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한반도 급변시 북한이 중국의 배타적 영향권에 들어간다면 '민족적 재난'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리는 신라의 통일 과정에서 대동강~원산 이북 지역을 당나라에게 넘겨준 적이 있다.

따라서 앞으로 통일정책은 북한 주민들의 마음을 얻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북한 주민들과 엘리트들의 마음에 '코리안 드림'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통치 불능 상태에 빠져도 내부에서 남한 정부의 개입을 요청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통일 주도권은 우리가 쥘 수 있다. 그러려면 식량 지원을 하더라도 남한이 무상으로 주는 것이란 사실을 최대한 알려야 한다. 대북 지원도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품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또 남한 주도의 통일이 중국·미국 등에 해가 안 된다고 설득해야 한다. 동북아 세력 균형을 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니까 동참하라고 해야 한다. 특히 급변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처리 등을 명분으로 유엔 안보리가 평화유지군의 이름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일 외교'도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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