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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동 2호 요격 가능한 SM-3 탑재 [중앙일보] “훈련 중 북한 도발 땐 임

화이트보스 2009. 3. 13. 12:59

대포동 2호 요격 가능한 SM-3 탑재 [중앙일보]

“훈련 중 북한 도발 땐 임무 바뀔 것”
미 해군 이지스함 채피 타보니

“Kill. track 1, 2, 3, 4.”(적 미사일이다. 궤적 1, 2, 3, 4를 추적하라.)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대포동 2호 미사일을 발사하자 동해에서 활동 중이던 미 해군 이지스급 구축함 채피함(DDG-90·9200t)의 전투정보실(CIC·Combat Information Center)은 긴박감이 돌았다. 전투정보실은 채피함의 모든 작전이 이뤄지는 두뇌 같은 곳이다. 우선 레이더에 잡힌 물체가 적기인지 북한의 탄도미사일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레이더 콘솔을 담당하는 전파탐지사가 함장에게 군 정보통신망(Link-11과 16)으로부터 적 탄도미사일(kill)로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함장은 곧바로 요격명령을 내렸다. 채피함의 컴퓨터가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위치를 추적해 SM-3 미사일 2발을 연속 발사했다. SM-3는 채피함의 앞쪽 갑판에 설치된 수직발사대의 뚜껑을 밀쳐내고 하늘로 치솟았다. 잠시 후 SM-3 미사일은 대기권을 벗어나 200㎞ 상공에서 대포동 2호와 충돌했다. 대포동 2호는 산산조각이 났다. 2~3분여 만에 작전은 종결됐다.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경우를 가정한 채피함의 대응 시나리오다.

미 해군은 12일 강원도 동해시 항구에서 독수리연습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에 온 채피(Chafee)함의 전투정보실을 공개했다. 전투정보실은 비밀사항이 많아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다. 2003년 실전 배치된 채피함은 미 해군의 이지스급 구축함 가운데 신형에 속한다. 건조에 12억 달러가 들었다. 1000㎞ 이상 떨어진 비행체를 탐지·추적할 수 있는 위상배열레이더로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실시간에 확인할 수 있다. 또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과 토마호크·대함미사일 등 96발을 수직발사대에 적재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북한 지도부 건물의 창문까지 맞힐 수 있는 토마호크만 20발을 싣고 다닌다.

채피함장 최희동(41) 중령은 “북한의 남침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 해군과 방어적인 작전연습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피함은 미 3함대 소속이지만 이번 연습에 따라 5개월 동안 (한국을 지원하는) 7함대에 배속됐다”면서 “앞으로 2주가량 한반도 부근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북한의 로켓 발사 시점이 다음 달 초로 확인됨에 따라 채피함은 그때까지 한반도에 대기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 중령은 연습기간 중 북한이 도발하면 “작전임무가 변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68년 인천에서 출생해 중3 때 미국 일리노이로 이주한 한인 1.5세인 최 중령은 한국인으로선 첫 이지스 함장이다. 미 해군 장교 가운데 최고의 탄도미사일 요격 전문가로 통한다. 미 해군에서 처음으로 SM-3를 실험한 이지스급 순양함 사일로(CG-67)와 레이크 에리(CG-70)에서 무기책임자와 부장을 지냈다. 그는 “이지스 함장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부하들이 잘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동해 채피함상=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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