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송민순 "전(前) 대통령들도 말이 많았는데…"

화이트보스 2009. 3. 13. 13:07

송민순 "전(前) 대통령들도 말이 많았는데…"
권대열 기자 dykw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송민순 의원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외교통상부 장관 등으로 외교·대북정책을 지휘했던 송민순(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이 1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게 각종 충고를 쏟아냈다. 부분 부분 '노무현 정부 장관 출신' 같지 않은 발언을 해서 눈길을 끌었다.

송 의원은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해 "지금 북한이 쏘려는 것이 미사일이냐 우주 발사체냐 하는 것을 갖고 정부가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한국 정부의 지적(知的) 수준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우주 발사체라도 장거리미사일로 전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슨 이름을 붙이느냐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북한에 '다른 나라는 괜찮은데 너희는 왜 안 되는지'(그 이유)를 명확히 제시해줘야 한다"며 "북한이 아무리 발사체라고 하더라도 (개발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미사일로) 전용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사리를 가지고 따져야 한다"고 했다.

또 최근 개성공단 인력 억류문제에 대해서도 "(개성공단은) 우리 인력에 대한 안전문제가 완전히 보장되지 않으면 성립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북측에 대해서도 안전문제의 완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 사업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하고, 단순히 개성공단이 아니라 남북관계 전체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다. 그에 대한 대책을 좀 강구하라"고 했다. 현 장관은 두 가지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또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대해 잦은 발언을 하는 데 대해 "발언은 일관성 있고 무게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전 대통령들도 (말을) 많이 하시는 편이었는데…"라고 했다.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노 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북한문제에 많은 발언을 한 것이 자신의 경험상 그리 좋은 일이 아니었다는 뜻으로 들렸다.

송 의원은 그러면서도 "'통미봉남(通美封南)'을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 같은데 북한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 한·미관계를 막을 수 있겠느냐. 거기 집착하지 말고 북한과도 통(通)하도록 해야 한다", "현 장관이 취임 후 연설에서 역대 남북관계를 언급하면서 6·15공동성명과 10·4선언을 뺐는데, 그래서야 북한에 (관계 개선을 하려 한다는) 현 정부 말의 진정성이 전해지겠느냐", "북한 인권이나 체제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통일장관은 어떻게 이를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갖고 와야 한다"는 등 자신이 지난 정부에서 취했던 대북문제에 대한 기본 시각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님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