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이색마을]“이것들 없인 못살아” 소주 3형제와 굴맹이, 에피소드
2006년 06월 28일 00시 00분 입력
“어째 알꼬르 한잔 할라요?”
‘알꼬르’…. 아하 알코~올. 소주를 말한다.
수항도를 찾은 일행이 할아버지 댁 마루에 앉자마자 이도옥 할아버지는 아르꼴을 외쳤다. 장꼬방(장독대) 한 구석에서 소주 댓병을 꺼냈다. 갈색빛이 완연하다. 소주에 후박나무를 담갔다. 다시 한병 또 꺼냈다. 색깔이 덜 진했다. 소주에 계피나무를 넣었다. 세번째 꺼낸 것은 맨소주. 장독대 구석구석에서 보물인냥 꺼내 선을 뵀다.
“요거?. 약이여 약”. 일행은 어르신께서 아까워할 까봐 입에만 댔다.
할머니가 안주를 내왔다. 해초를 먹고사는 굴맹이와 고둥을 삶았다. 굴맹이는 부엌칼로 쓱싹. 고둥은 까먹기 좋게 핀을 내왔다. 구경하기 힘든 음식이라 댓바람에 먹었다.
“굴맹이 이런 것 도시에는 없어, 어여 잡사”(할머니)
할아버지에 얽힌 목숨을 건 음주 에피소드.
할아버지는 5년전 본섬을 찾았다가 낮술을 거나하게 했다. 건너오던 중 그만 바다에 풍덩. 1시간여동안 본섬과 수항도 사이에서 동동 떠다녔다. 천만다행으로 동네배가 발견, 목숨을 건졌다.
“아이고 저 양반 술, 몸써리 나네. 그래서 배를 없애부렀어”(할머니)
할아버지가 일행의 잔에 술을 부었다. 한 잔을 더 ‘자실’심산이다.
우성진 기자 u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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