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요즘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23층에 있는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집무실에서 열리는 회의 횟수가 많아졌다. 우리은행은 이달말에 2조원 규모의 은행자본확충펀드를 지원받기로 했다. 이 회장은“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위기 관리 체제로 전환하면 충분히 닥쳐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이 회장은 지난 20일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상반기 은행에 엄청난 위험이 닥칠 것"이라며 "(우리은행 등의)조직을 위기 관리 체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세계 금융의 바다 한가운데서 서브프라임의 폭풍우가 치고 있었는데 한국은 해변가에서 해수욕이나 즐기고 있었다"면서 "과거 무리한 확장 정책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앞으로 닥쳐올 은행 위기를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언급한 '해수욕을 즐긴 한국'은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폭발성이 커지고 있는데도 지나친 자산확장 경쟁과 파생금융상품 투자에 몰입했던 우리은행의 과오를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당분간 인수·합병(M&A)도 고려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취임 후 소리 나지 않게 내부 문제를 추스려온 이 회장의 '조용한 경영' 스타일에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인터뷰 내내 그의 발언에는 우리금융의 대들보인 우리은행의 실추된 위상을 살려내겠다는 절박한 심정이 배어 있었다. 이 회장은 현재 우리은행 내부에 설치된 '은행장 추천위원회'를 지주회사로 옮길 생각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인사권을 강화해 우리은행의 위기관리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 16일부터는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1조8000억원의 손실을 안겨준 CDO(부채담보부증권)·CDS(신용디폴트스와프) 투자 과정에 대한 감사도 벌이고 있다.
―'내년 은행 위기론'을 언급한 이유는?
"작년에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면 올해는 은행들이 수익성 문제로 고전할 것이다. 금융은 경기에 후행적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 쯤 실물 경제가 바닥을 치더라도 은행들은 내년 상반기에 위험이 닥칠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충당금을 쌓고 부실 자산을 털어내다보면 각종 잔재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 위기의 파장은 얼마나 클까?
"미국은 이미 위기의 파장이 시장을 거쳐 개별 금융기관에 미쳤다. 한국은 시장엔 위기가 왔는데 개별 금융기관까지는 (파산 등) 위기가 오지 않았다. 언제 얼마나 큰 파장이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엄청난 한파가 올 수도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과거 우리은행의 확장 정책에 대한 평가는?
"작년 6월 취임해서 '여신 성장 속도를 줄여라'라고 지시했으나 몇 달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굴러가는 바퀴가 크니까 멈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출 확대 등)무리한 자체 성장엔 리스크(위험)가 많이 따른다."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성장은 인수·합병(M&A)으로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자체 성장으로 하려고 했으니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지금은 리스크 관리를 잘해서 탄탄한 은행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3년9개월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취임 후 직원과 조직들은 어떻게 변해있었나?
"우리금융은 공적자금을 받은 회사라는 걸 감안해 달라. 지켜보는 눈이 많으니 직원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 신한·국민은행 등 사기업과는 달리 현장에서 뛰기를 두려워 한다. 급여도 다른 은행의 70%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영업하는 문화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도 경영진의 걱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가장 먼저 지주회사로 출발했지만 그동안 발전을 못한 게 안타까운 일이다."
―외화 조달 사정은 어떤가?
"원화 유동성은 어느 정도 해결됐는데 외화 유동성은 롤 오버(차환)되는 정도다. 15~20년 전을 회고해 보면 당시 해외 시장에서 5년 이상 채권으로 외화를 조달하는 게 뉴스 거리였다. 외환위기 이후엔 외화자금이 전반적으로 넘쳐 흘렀다. 그러다 다시 외화 조달이 뉴스 거리가 되는 시대가 됐다. "
―앞으로 우리금융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리스크(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거의 무리한 자산 성장,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서 비롯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악화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지주사 내 리스크 관리 부서에 계열사별 담당자를 지정해서 일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10월엔 그룹 내 위기 의식을 전파하기 위해 우리·광주·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CS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CEO 비상대책회의'도 만들었다. (나의) 계획대로 위기관리와 내실경영을 해나가면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은 얼마든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작년에 은행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면 올해는 은행들이 수익성 문제로 고전할 것이다. 금융은 경기에 후행적이기 때문에 올해 연말 쯤 실물 경제가 바닥을 치더라도 은행들은 내년 상반기에 위험이 닥칠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충당금을 쌓고 부실 자산을 털어내다보면 각종 잔재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은행 위기의 파장은 얼마나 클까?
"미국은 이미 위기의 파장이 시장을 거쳐 개별 금융기관에 미쳤다. 한국은 시장엔 위기가 왔는데 개별 금융기관까지는 (파산 등) 위기가 오지 않았다. 언제 얼마나 큰 파장이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엄청난 한파가 올 수도 있으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과거 우리은행의 확장 정책에 대한 평가는?
"작년 6월 취임해서 '여신 성장 속도를 줄여라'라고 지시했으나 몇 달이 지나도 그대로였다. 굴러가는 바퀴가 크니까 멈추는 것도 쉽지 않았다. (대출 확대 등)무리한 자체 성장엔 리스크(위험)가 많이 따른다."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성장은 인수·합병(M&A)으로 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그걸 자체 성장으로 하려고 했으니 얼마나 어려웠겠는가? 지금은 리스크 관리를 잘해서 탄탄한 은행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3년9개월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취임 후 직원과 조직들은 어떻게 변해있었나?
"우리금융은 공적자금을 받은 회사라는 걸 감안해 달라. 지켜보는 눈이 많으니 직원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 신한·국민은행 등 사기업과는 달리 현장에서 뛰기를 두려워 한다. 급여도 다른 은행의 70% 정도 수준밖에 안 된다.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영업하는 문화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도 경영진의 걱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가장 먼저 지주회사로 출발했지만 그동안 발전을 못한 게 안타까운 일이다."
―외화 조달 사정은 어떤가?
"원화 유동성은 어느 정도 해결됐는데 외화 유동성은 롤 오버(차환)되는 정도다. 15~20년 전을 회고해 보면 당시 해외 시장에서 5년 이상 채권으로 외화를 조달하는 게 뉴스 거리였다. 외환위기 이후엔 외화자금이 전반적으로 넘쳐 흘렀다. 그러다 다시 외화 조달이 뉴스 거리가 되는 시대가 됐다. "
―앞으로 우리금융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
"리스크(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급선무다. 과거의 무리한 자산 성장, 신용카드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에서 비롯된 수익성과 자산건전성 악화 등 후유증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지주사 내 리스크 관리 부서에 계열사별 담당자를 지정해서 일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10월엔 그룹 내 위기 의식을 전파하기 위해 우리·광주·경남은행, 우리투자증권, 우리CS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로 구성된 'CEO 비상대책회의'도 만들었다. (나의) 계획대로 위기관리와 내실경영을 해나가면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은 얼마든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경제,사회문화 > 사회 ,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北매체 "美도 인공위성 인정하는데..南은 부인" (0) | 2009.03.23 |
---|---|
'상수도' 과잉투자가 수돗물 값 4.5배로 올려놨다 (0) | 2009.03.23 |
질투와 자부심 (0) | 2009.03.23 |
물이 새로운 '석유'가 될 수 있을까 (0) | 2009.03.23 |
오바마의 분노는 자업자득이다 (0) | 2009.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