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대형 SOC사업 한창 길 뚫리면 여수~광양 10분 전시관 설계공모 들어가
지난 6일 전남 여수시 둔덕동. 시가지에서 다소 떨어진 산자락 사이로 곧게 뻗은 새 도로와 터널, 몇 갈래의 IC 도로 공사현장이 보였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기층이 포장돼 있어, 군데군데 5~10㎝ 높이의 턱을 주의하면 지프형 차량은 다닐 수 있었다. 길 옆 언덕을 오르자 멀리 여수산업단지 쪽에서 여수시가지 방향으로 달리는 기존 도로(국도 17호선) 대신, 여수반도 동쪽의 낮은 산악지역을 터널과 교량으로 통과하는 새 도로(17호선 대체우회도로)가 한눈에 들어왔다.2012여수세계박람회에 대비해 기존 시가지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박람회장으로 진입하도록 설계된 교통망이다. 16.6㎞의 이 도로가 2011년 개통되면 덕양 삼거리에서 박람회장까지 30분 이상 걸리던 길이 10분 이내로 단축된다.
- ▲ 여수시 외곽도로가 말끔하게 닦여지기 시작했다(맨 왼쪽). 엑스포 주전시장이 들어설 덕충동 일대(왼쪽에서 두 번째). 여수산단에서 광양컨테이너부두를 잇는 산단~묘도 간 다리공사가 한창이다(오른쪽 위). 국도를 우회하는 여수 주삼동~소라면 덕양리 간 공사현장(오른쪽 아래).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3년 후 세계박람회가 열릴 여수와 인근 지역에서는 모두 11개의 교통 관련 대형 SOC 사업이 벌어지고 있다.
여수시 월내동 GS칼텍스 옆 여수산단진입도로 공사현장.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육상 교각들이 세워지고 있다. 바다 건너 묘도를 지나 포스코 광양제철소까지 8.5㎞를 연결하는 공사로, 해상 교량 3개(5.185㎞)가 포함돼 있다. 이 도로가 뚫리면, 여수와 광양 국가산단의 거리가 80분에서 10분으로 단축된다. 이일우 감리단장은 "광양과 영남권 관람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당초 공기를 6개월 앞당겨 박람회 개막 전에 개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광양과 목포~광양 간 고속도로가 각각 2010년과 2011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이들 고속도로를 타고 온 차량들이 곧바로 여수로 진입하게 될 여수~순천 간 자동차 전용도로(15.1㎞)는 1~2공구가 각각 56%, 36%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전라선 철도(익산~순천~여수) 복선전철화와 여수항만 정비, 화양~소라 간 국지도 22호선 확장 등도 2011년까지 마무리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고흥~여수 간 연륙·연도교 건설도 최근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에 반영돼 완공시기를 2012년으로 당길 예정이다.
여수시는 여수공항 활주로를 400m 연장하는 사업과 박람회장으로 통하는 시내 도로 6곳의 확장을 위해 국비지원을 건의해놓고 있다.
홍경섭 전남도 여수박람회지원관은 "박람회장에는 3개월 동안 800만명(외국인 50만명 포함), 하루 최고 14만1000명이 찾을 전망"이라며 "도로와 철도 외에 해상교통망과 환승주차장 등 완벽한 교통체계를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제관 등 현상공모 돌입
박람회장이 들어설 곳은 여수신항을 포함한 덕충·수정·공화동 일대 76만9000㎡. 아직 조용하다. 부지 내 사유지 보상이 거의(98%) 마무리됐다. 실시계획 승인과 지장물 철거 발주 등을 거쳐 8월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한다.
이곳에는 주제관과 부제관, 국가관, 한국관, 기업관, 지자체관, 아쿠아리움 등 25만㎡에 20여개의 전시시설이 들어선다. 주제관과 국가관은 지난달 현상공모에 들어갔다. 주제관은 여수신항 앞 바다 위에 연면적 6000㎡ 규모로 지어진다. 에너지파크·공원 등 박람회장 내 조경사업 현상설계도 공모를 거쳐 오는 7월 당선작을 선정한다.
조직위는 이들 전시관 외에 주제를 구현할 특화시설로 '빅오(Big-O)'와 '다도해 공원' '디지털 가로' 등 3개를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빅오'는 바다 자체를 전시장으로 활용한 독특한 구상으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여수신항 앞 파제제(波除堤·내항에서 소규모 파도를 막기 위한 구조물)를 활용해 축구장 13개 크기(9만㎡)의 바다를 전시장으로 만든다는 것. 특히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바깥 바다와 차단된 '밀폐된 바다'로 만들어 바다숲을 조성한다. 그 안에는 2개의 '오션타워'를 설치하고, 이들 타워 사이를 오가는 바닷길(sea walks)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바닷속을 거닐며 돌고래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로봇물고기' 등을 구경할 수 있다.
황규연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 전시운영본부장은 "지구상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바다와의 공존을 통해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하는 비전을 전시에 담아낼 것"이라며 "'빅오'의 수질을 2급수 수준으로 정화해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빅오'는 오는 7월 발주한다.
박람회 종사자 숙소가 들어설 엑스포타운 부지는 박람회장 뒤편 53만6000㎡. 올해 말까지 보상을 마무리,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간다.
◆"올해 50개국 참가 유치"
여수박람회 참가국 유치도 이미 시작됐다. 조직위는 100개국 이상 유치를 목표로 잡고, 올해 안에 선진국을 중심으로 50개국의 참가 약속을 받아낼 계획이다. 현재까지 일본·태국·터키·사우디 등 10개국이 확정됐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등 국제기구도 참가를 통보했다.
김일수 대외협력본부장은 "지난달 세계박람회기구(BIE) 집행위원회에서도 우리의 준비상황에 대해 높은 평가와 기대를 나타냈다"며 "농업·산업·정보혁명에 이은 '바다혁명'으로 '제4의 물결'을 일으키는 박람회라는 점을 적극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급객실은 2100여실. 조직위는 "민자 유치 등을 통해 콘도와 호텔, 아파트, 해상호텔(크루즈 선박) 등 고급 숙박시설 1만5000여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