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이야기/溫故知新

제1話 溫故知新 ⑬한미연합사 창설과 작전지휘권

화이트보스 2009. 5. 18. 19:59

제1話 溫故知新 ⑬한미연합사 창설과 작전지휘권

이재전 예·육군중장·前 전쟁기념사업회장·現 한자교육진흥회장

1978년 11월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유엔군사령부 영내 신축 청사 앞에서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통합 지휘할 한미연합군사령부(Korea-U.S. CFC:Combined Forces Command) 창설식이 거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을 비롯, 노재현(盧載鉉)국방부장관·해럴드 브라운 미 국방부장관·김종환(金鍾煥)합참의장, 존 W 베시 초대 연합사령관, 류병현(柳炳賢)초대 연합사부사령관 등 한·미 고위 관계자와 주한 외교 사절이 참석했다.

박대통령은 이날 옥색 바탕 중앙에 미군을 상징하는 별무늬 방패 도안 가운데에 한국을 상징하는 태극 문양이 그려진 부대기(旗)를 베시 사령관에게 수여했다. 브라운 장관의 축사가 이어졌다.

“연합군사령부의 임무는 전쟁을 억제하기에 충분한 방위력을 유지하고 억제가 안됐을 경우에는 즉각적이고 완전히 격퇴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 억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중략)…한국과 더불어 강력히 한반도에 남아 있을 것을 결심했습니다.”

박대통령은 유시(諭示)를 통해 “연합군사령부 발족은 미 지상군의 일부 철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을 억제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확고부동한 결의의 표명”이라고 밝혔다. 박대통령은 창설식이 끝난 뒤 신축 사령부 청사 앞뜰에서 오석(烏石)으로 만든 `평화수호의 보루(堡壘)'라고 쓴 친필 휘호탑(揮毫塔)을 제막했다. 이어 박대통령은 한·미 고위 관계자들과 함께 신축 사령부 청사의 개관 테이프를 끊고 `국제연합군사령부 겸 한미연합군사령부'라고 한글·영문으로 쓴 현판을 제막했다.

연합사를 창설하면서 병력·비용을 분담키로 한 원칙에 따라 한미연합군 지휘부 210명이 근무하게 될 이 한식(韓式) 건물(철근 콘크리트 2층·1250평 규모)은 서울 용산 미군 관할 영내에 한국정부 예산으로 세워졌다. 한·미 양국은 77년 서울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국군·주한미군의 작전지휘권을 통합 운영할 연합군사령부를 78년 말 이전에 창설키로 합의했다.

78년 당시 합참본부장으로 근무한 나는 한·미 양국 고위 장성으로 연합군사령부창설위원회를 구성,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해왔다. 그 결과 한·미 양국은 78년 7월 미 샌디에이고 시에서 열린 제11차 SCM 에서 연합사령부의 조직·기능에 관한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그 내용은 한·미 군사위원회(MC)의 이름으로 시달한 `전략지침 제1호'를 통해 연합군사령부 발족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한국군·주한미군에 대한 유엔군사령부의 작전통제권을 연합사령부가 인수토록 명령하는 것이었다.

알다시피 6·25전쟁 직후 당시 이승만(李承晩)대통령은 한국군 작전지휘권을 유엔군사령관에게 위임했다. 이대통령은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에게 “당신 같은 탁월한 지휘관에게 한국군의 지휘를 위임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사실상 백지 위임했다. 아군이 낙동강 전선까지 쫓겨가는 절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

예를 들어 실제 교전이 이뤄지는 동안만 작전권을 위임한다는 식으로 단서를 붙였던들 향후 유리한 입장에서 대미 교섭을 진행할 수 있었을 터인데, `영광이다'는 식으로 덮어놓고 백지 위임하는 통에 한국 측의 행동 영역을 스스로 좁힌 결과를 초래했던 것이다. 다들 경험이 부족한 탓에 구체적 단서를 붙이고 말고 할 여지가 없었다.

따라서 한미연합사로의 작전통제권 이양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위임했던 한국군 작전지휘권의 부분적인 한국 복귀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한·미 간 군사협력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었다. 즉 종래의 한국군·주한미군에 대한 작전지휘 통제는 미 대통령 → 미 합참의장 → 미 태평양지구사령관 → 유엔군·주한미군사령관으로 이어지는 명령 계통에 의해 이뤄졌다. 그러나 한미연합사 발족을 계기로 이 명령 계통은 한·미 양국 대통령 → 양국 합참의장으로 구성되는 군사위원회 →한미연합사령관으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작전지휘권에 대한 한국 측 참여의 길이 열린 것이다.

다시 말해 연합사령부는 한국 합참의장·주한미군 선임장교(유엔군사령관)로 구성된 MC의 하부기구로 이 위원회로부터 전략 지침을 받아 팀 스피리트 같은 연합군사훈련과 작전지휘 등을 통합 운영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연합사는 예하에 지상구성군·해군구성군·공군구성군의 3개 구성군사령부를 두고 이를 모두 미군이 맡도록 했으나 현재 일부 구성군사령관은 한국군이 맡고 있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연합사사령관은 미군 4성 장군(유엔군사령관 겸직), 부사령관은 한국군 4성 장군, 참모장은 미군 3성 장군, 부참모장은 한국군 3성 장군이 맡도록 했다. 참모부 조직의 기본개념은 책임의 균등한 배분을 원칙으로 했다. 즉 참모장 밑의 인사·정보·작전·군수·기획·통신·공병 등 7개 참모부 가운데 A참모부의 부장이 한국군 장성이면 차장은 미군 장성, B참모부의 부장이 미군 장성이면 차장은 한국군 장성으로 보임하는 식이다.

2003.03.19 정리:김당 오마이뉴스 기자 dangkim@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