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話 溫故知新〈50〉김석원 장군 -中- | |
이재전 예·육군중장·前 전쟁기념사업회장·現 한자교육진흥회장 6·25전쟁 초기 민간인 신분으로 피난길에 오른 김석원(金錫源·육사8-1·소장 예편)장군은 전세가 위기로 치닫자 현역으로 복귀, 수도사단장으로 부임했다. 대부분의 사단장이 30세 전후의 청년층이었던 데 비해 56세의 노령이었지만 지휘자세는 숙연하고도 확고부동했다. 특히 수도사단장 부임 당시와 3사단장으로 포항이 북한군에게 떨어졌을 때 영덕 일대 전투에서 칼(일본도)을 빼들고 지휘, 미군 고문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일화가 있다. 김석원 장군은 전선에서 늘 왜정 때 차던 일본군 군도를 부관이 갖고 따라다니게 했다. 김석원 준장이 수도사단장에 취임한 것은 대전이 적의 손에 들어가기 바로 직전이었다. 그즈음 수도사단은 충북 진천 바로 남방에서 전투 중이었다. 김장군은 부관과 함께 지프를 타고 충남 조치원을 거쳐 진천방면으로 북상하다가 국군과 경찰관들이 섞여 있는 피난민 행렬을 만났다. 완전히 사기를 잃고 어깨가 축 늘어져 있는 병사들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지프에서 내려 군도를 뽑아들고 하늘이 울리도록 큰 소리로 외쳤다. “국군 장병과 경찰관들은 들으라! 내가 이번에 수도사단장으로 부임한 김석원이다. 국군 장병과 경찰관은 생명을 바쳐 싸워야 하겠거늘 지금 너희들이 가는 곳은 어디냐. 쫓기고 밀려 현해탄 물속으로라도 뛰어들 생각이냐. 지금 총을 든 너희들이 여기까지 쫓겨왔기 때문에 뒤에 있는 너희 부모·형제·자매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 줄 아느냐. 돌아서라, 어서. 대한의 아들아, 돌아서서 북으로 가자. 이 김석원이가 앞장서 갈 테니 너희들도 같이 가서 나와 함께 싸우자.” 그의 힘찬 웅변을 들은 군인과 경찰들은 만세를 외치며 힘을 내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김석원 준장의 수도사단장 부임길은 도망치는 패잔병들을 돌려세우는 길이기도 했다. 그는 수도사단장에 부임하자마자 사단지휘소가 전선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음을 지적, 공산군이 맹공격을 가하고 있는 문안산 코앞에 사단 CP를 옮기고 장병들에게 “누구든지 사단장의 명령 없이 후퇴하면 총살이다. 나와 너희들이 죽어야 할 자리는 이 문안산·봉화산 고지다”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때 사단 CP 근처까지 적군이 쏘아대는 포탄이 떨어지자 잔뜩 겁먹은 미 군사고문관은 “사단장께서 최전선까지 이렇게 나오시는 것은 위험합니다. 만약 사고가 생기면 사단 지휘는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고 2㎞ 후방으로 물러서서 지휘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그는 “김석원이를 죽일 포탄을 아직 만들지는 못했소. 병사들이 쓰러지고 있는데 나만 안전한 곳에 있을 수 없소”라고 하면서 고문관의 건의를 거절했다. 또 때때로 적의 압박을 못이겨 병사들이 동요하면 “사단장이 여기 있다. 후퇴하면 어디로 갈 것인가. 그대들은 부모·형제를 버릴 것인가, 용사들이여, 나와 함께 싸우자”라고 연설해 병사들을 돌려세우곤 했다. 김석원 장군은 이처럼 적(敵)과 대면하고 있는 진천 가까이의 잣고개로 나아가 부대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여기저기 포탄이 작렬하는 전선에 우뚝 선 그의 용맹스러운 모습은 거듭되는 후퇴로 사기가 극도로 저하된 병사들의 전의를 고무시키기에 충분했다. 지휘관의 진가는 실로 난국에 처했을 때 발휘되는 법이다. 부대가 존망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부하들은 지휘관을 주목한다. 그러므로 지휘관은 어떠한 난관에 봉착해도 태연자약한 자세를 견지하고 난국타개에 대한 부하들의 신뢰감을 높여 사기를 진작시키는 한편 전황을 정확히 파악, 타개책을 신속히 창출해 이를 과감히 밀고 나가야 하는데 김석원 장군은 바로 그런 지휘관이었다. 2003.07.05 정리:김당오마이뉴스기자 dangkim@empal.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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