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 바다에 있다 |
|
우주인들이 달에서 본 지구의 첫 모습은 지구가 푸르다는 것이었다. 지구 전체의 71%가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바다는 우리에게 생명의 근원이다.
바다는 산소의 75%를 생성하고 태양 에너지의 80%를 흡수하여 지구 생명체가 생존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한다. 바다는 또한 자원의 보고다. 소금·망간·석유·천연가스를 비롯한 무진장한 수산 생물자원이 서식하고 있다.
203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 명이 예상되며 현재보다 50%의 식량증산이 필요하다. 지상의 식량이 부족하면 인류는 바다에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바다는 또한 해상의 고속도로다. 산과 강, 사막 등과 같은 장애물이 없으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세계 어느 곳에든지 물건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전 세계 물류의 78%가 바다로 이송되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출입 물동량의 99%가 바다를 통해 오고 간다. 바다는 우리의 생명선이나 다름없다. 바다를 통하는 운송료도 저렴해 육상의 5분의 1, 항공의 50분의 1밖에 안 든다. 인류 역사는 강으로부터 시작돼 바다를 잘 다스리는 나라가 세계를 주름잡았다.
15세기 인도양 항로를 발견한 포르투갈, 대서양과 태평양항로를 개척한 스페인은 뱃길을 따라 그들의 부(富)를 이루었다. 18세기 증기기관을 발명한 영국은 세계의 바다를 제패해 한때 해가 지지 않는 강국이었으나 제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세계 챔피언의 벨트를 미국에 넘겨 주었다. 바다를 제패한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바다에 나가는 것을 금기시했고 뱃사람들을 천하게 여겼다. 그래서 바다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뱃놈이라고 해 딸도 주지 않았다. 1964년에 수출 1억 달러였던 우리나라가 지난해에 수출 4500억 달러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바다를 통한 수출주도형 국가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바다를 통하지 않고는 먹고살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해상 물류의 이동이 언제나 자유로운 것만은 아니다. 최근 소말리아 해적과 같이 우리의 해상교통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세계의 바다는 주로 미국이 지켜왔다. 그러나 미국이 언제까지나 넓은 세계의 바다를 다 지킬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문무대왕함의 소말리아 파병은 국가이익을 보호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의 몫을 담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바다는 종종 분쟁의 대상이 된다.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우기는 일본, 이어도를 자기 것이라고 억지를 쓰는 중국이 해군력을 증강시키는 저의를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바다에서 문제가 생기면 해군력이 우세한 나라가 큰소리를 칠 수밖에 없다. 현재 작전 중인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중심으로 해군력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우리의 선박 건조 능력은 세계 1위인데 종합적인 해양력은 세계 12위에 머무르고 있다. 해양과학기술, 해양관광, 해양스포츠, 해양환경, 항만 시설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다에 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국민의 뜨거운 성원이 필요하다.31일 ‘바다의 날’을 맞으며 바다에 우리의 꿈과 미래가 걸려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 바다로 세계로 나아가 국가 번영을 이뤄야 한다.
<윤 연 (예) 해군중장·칼럼니스트 admiralyunyo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