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연회도 하기 전에 특정업체 일부 시공 착수 나머지 업체 “신청농가 명단 유출” 의혹 제기 어제 시연회 무기 연기…郡 “감사실서 확인중” |
입력시간 : 2009. 06.05. 00:00 |
전남지역 농가마다 잡목을 연료로 쓰는 목재펠릿 보일러를 설치하고 있는 가운데 화순군의 경우 보일러 시연회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 농가에 미리 보일러가 설치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농가와 보일러 설치업체들은 “신청 농가 명단이 유출되면서 특정업체에 들어가는 바람에 사전 시공이 가능하지 않았느냐”며 ‘특정업체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4일 화순군에 따르면 군은 총 사업비 6억5천여만원 중 4억5천여만원을 들여 150농가에 1대당 430만원하는 펠릿 보일러 설치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농가별로 사업비의 70%인 300여만원를 보조해 주며, 농가 자부담은 130만원이다.
그러나 화순군의 업체선정을 위한 시연회가 열리기도 전 일부 업체가 농가를 돌며 펠릿 보일러를 설치하고 있어 말썽이 되고 있다. 이미 80여농가에 대한 보일러 설치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농가들은 화순군에 소재한 보일러 제작업체인 K실업이 일부 농가에서 면사무소에 보일러 설치를 위한 보조금을 신청하자마자 이를 포착하고 해당 농가를 찾아가 보일러를 설치한 것은 수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되기도 전에 미리 신청자 명단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게다가 일부 농가의 경우 주인의 허락도 없이 부작정 보일러를 집에 놔두고 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전남지역 11개 보일러 업체는 “‘통합 성능시험을 거친 뒤 농가가 선택하도록 하겠다’는 군의 말만 믿고 있다가 어처구니없는 낭패를 보고 말았다”고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화순군은 이 사업을 위해 4일 광주·전남지역 12개 보일러 제작업체를 불러 성능검사 등 시연회를 거친 뒤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예정됐던 시연회가 갑자기 취소된 채 무기한 연기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광주에 있는 N업체 관계자는 “화순군이 보일러 성능시험 등 시연회를 거쳐 농민들이 업체를 선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특정업체가 시연회 이전에 영업 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군이 손을 놓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보일러 시연회를 다음주 중에 할 계획이지만 미확정 상태다”며 “신청 농가의 명단 유출에 대해서는 군 감사실에서 현재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전남지역 시·군에 설치될 펠릿 보일러는 모두 850대로, 전남도는 보일러 설치 이후에 3년간 AS를 받을 수 있도록 보증보험을 받은 업체만 선정토록 최소한의 기준만 마련해 놓고 있다.
※목재펠릿=최대 길이 3.8㎝, 굵기 0.6~0.8㎝ 정도의 담배필터와 비슷하게 생긴 목재 연료로 산림가꾸기사업으로 발생하는 폐목재를 재활용할 수 있는데다 농가의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최근 공급량이 크게 늘고 있다.
화순/김성권 기자 ksk@namdonews.com 화순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