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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불러 한 풀어주는 의식 19년 차길진 법사

화이트보스 2009. 7. 26. 19:03

영혼을 불러 한 풀어주는 의식 19년 차길진 법사

 출처:조선일보/매거진

영혼을 불러 한 풀어주는 의식 19년 차길진 법사
"생각지도 않은 영웅 나올 것… 여 전히 유효"
노 대통령 당선 ·박근혜 피습 등 예언…청와대 터 관련 책 곧 출간

“저는 제 역할이 비(雨)라고 생각합니다. 영혼을 적시는 비. 제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건 하늘의 뜻을 제대로 전하라는 의미일 텐데, 제 능력을 겸손하게 쓰고 있는지 항상 두렵습니다.”

종교법인 ‘후암정사’를 운영하며 조계종 포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차길진(59) 법사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영혼과 대화를 하고 영혼을 불러오는, 일반인으로선 쉽게 믿기 힘든 능력이다. 그가 19년째 해오고 있는 구명시식(救命施食ㆍ영혼을 불러 한을 풀어주는 의식)을 체험한 사람은 사자(死者)의 가족에게 귀신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그를 접하곤 섬뜩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그는 신통한 능력으로 주변 사람을 화들짝 놀라게 하는 일이 잦다. 얼마 전 그와 친하게 지내던 L호텔 임원 부부가 교통사고를 당한 일이 있었다. 그는 교통사고가 난 직후 도쿄에서 전화를 걸었다. “목숨을 건져서 다행이네.” “그러게 말입니다.”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그 임원의 부인이 “그 사람이 우리가 교통사고가 난 걸 어떻게 알았느냐”고 남편에게 물었다. 그제서야 이 임원은 자신이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는데 마치 교통사고를 직접 본 것처럼 말을 걸어온 그의 신통함에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의 예지 능력은 최근 연재를 끝낸 ‘영혼수첩’이라는 칼럼을 통해 특히 화제가 됐었다. 스포츠조선에 무려 6년간 1000회를 연재한 이 칼럼에서 그는 서해교전 발발,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등을 예언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1년 한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은 팔금산(八金山ㆍ부산)에서 나와 2002년 5~6월에 서서히 부상한 사람이 잡게 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당선을 정확히 예언했다. 그는 20년 가까이 구명시식을 통해 체험한 삶과 죽음, 영혼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간간이 우리 사회의 큰 뉴스를 예견해 화제의 중심에 섰고, 현재 팬 사이트 회원이 1만5000명에 이를 만큼 인기인이 됐다.

“‘하늘은 말 하지 않는 성인(聖人)이요, 성인은 말 하는 하늘’이라고 믿고 있는데 주책 없이 너무 많은 걸 얘기하지 않는지 걱정입니다. 영계(靈界)의 비밀을 알면서도 차마 발설하지 못하는 것도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말을 아끼는 겸손이 제일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그의 예지능력은 지난 5·31 지방선거 도중 터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을 통해서도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올해 초 주간조선(1월 3일자)과의 신년 국운 인터뷰에서 대선 주자들의 운세를 예언하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해 “창피당할 수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지방선거 유세 중 피습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자 그가 박 전 대표의 피습을 예언했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상처를 입는 것까지 떠올랐는데 차마 그렇게는 얘기할 수 없어서 창피를 당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대선주자들도 제 말과 별로 다르지 않은 상황 아닌가요.” 그는 연초 인터뷰에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헛발질을, 이명박 전 시장은 관재(官災)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차기 대선의 향방에 대해서 묻자 말을 아끼면서도 주목할 만한 얘기를 했다. “시대가 영웅을 만듭니다. 바람이 동쪽에서 분다고 동쪽을 향해 가면 안 됩니다. 거긴 봄이 아닙니다. 서쪽의 찬 눈 속에서 매화가 피어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는 “판이 크게 변하고 새로운 사람,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초 인터뷰에서 “2006년의 최대 이슈는 국체(國體)와 민안(民安)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체를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몸을 던지는, 생각지도 않은 영웅이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그는 “극단(極端)이 아닌 가운데를 중시하며 무게 중심을 잡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두는 때가 왔고 그런 기운이 느껴진다”는 자신의 연초 예언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 지난 6월 백두산 천지에서 '한민족 대동 위령제'를 벌이고 있는 차길진 법사

올해 대량 탈북 사태가 벌어지는 등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본 그는 우리나라의 국운이 대세 상승기에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우리 국운은 360년 주기를 갖고 있습니다. 180년은 대세 상승기이고, 180년은 대세 하락기입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 6·25라는 비극을 겪은 후 대세 상승기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 극단과 극단이 부딪치는 위기의 국면 같지만 그런 가운데 길이 열립니다. 통일과 국운 상승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의 360년 국운 주기설에 따르면, 우리 역사상 참혹한 일은 360년 주기로 찾아왔다는 것. 동족상잔의 최대 비극인 6·25를 기점으로 360년 전에는 임진왜란이 있었고, 또 그 360년 전에는 몽골의 침입이라는 국란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광복 때 어린 아이가 눈을 뜨듯 했어야 하는데 성급하게 눈을 뜨는 바람에 눈을 멀고 시간낭비를 했다”며 “하지만 이제 극단을 경계하고 모든 것을 제대로 보는 눈을 갖췄고 대운(大運)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영혼의 존재를 깨닫고 조그만 인연을 큰 인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해온 그는 해마다 대규모 진혼식을 벌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4년에는 뉴욕에서 9·11 테러 희생자 진혼식을 벌였고, 2005년에는 일본 삿포로에서 한국인 징용 희생자 진혼식을 벌였다. 올해는 지난 6월에 백두산에서 ‘한민족 대동 위령제’를 열었다. 그는 “일제 때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모든 애국지사의 영혼을 달래주는 게 주 목적이었다”며 “지린(吉林)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용정시 일대 3500평을 50년간 빌려 가곡 ‘선구자’에 등장하는 일송정과 용주사 복원 사업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특별한 능력이 조상의 염력 덕분이라고 말한다. 특히 그의 예지능력은 선친에게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선친은 6·25 때 ‘빨치산 토벌대장’으로 이름을 날린 차일혁 총경으로 38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89년 한 잡지사 공모에 선친의 이야기를 기록한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이라는 논픽션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선친과 어머니 진복희 여사의 영정을 자신의 법당에 모셔놓고 매일 기도한다는 그는 “강력한 아버지의 영기가 있었기에 그 동안 숱한 영혼들의 공격을 버텨낼 수 있었고, 어머니의 무서운 모성애로 구명시식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법사, 예언가 외에도 다채로운 이력을 갖고 있다. ‘후암문화공간’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작년 7월 일본 홋카이도에서 ‘아사히야마 음악제’를 여는 등 다양한 문화 공연을 벌여왔다. 1998년에는 선친의 생애를 담은 자작 소설 ‘애정산맥’을 원안으로 연극 ‘눈물의 여왕’을 제작, 2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는 또 고속도로 무인 단속 카메라를 만드는 오성INC라는 벤처기업의 창업주이며,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지난해 말 펴낸 ‘영혼산책’은 교보문고 비소설분야 5위에 올랐다. 그는 조만간 청와대 터에 얽힌 얘기를 담은 ‘효자동 1번지’도 출간할 예정이다.

“나는 축복 받은 사람입니다. 나 같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기 위해 눈이 머는 게 당연한데 두 눈을 멀쩡하게 뜨고 있으니 말입니다. 제 특별한 능력은 아마 의식의 단순함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제외하면 평범하고 정이 많은 사람에 불과합니다.”

그는 “사람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영계의 일이 입에서 튀어나오기 때문에 앞으론 가급적 사람 접촉을 줄이고 예언도 적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장열 주간조선 차장대우 jrchung@chosun.com
입력 : 2006.08.26 13:5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