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장부가치보다 싼 가치주 넘친다

화이트보스 2009. 7. 26. 20:35

장부가치보다 싼 가치주 넘친다
다우기술ㆍE1ㆍ세방전지ㆍ영원무역… PBR 1배 미만 코스피 종목 70%넘어

코스피 급등에도 불구하고 장부상 자산가치보다도 헐값에 거래되는 종목이 여전히 시장에 넘쳐나고 있다.

상반기 주식시장을 강타한 `중소형 테마주` 열풍으로 `가치주`들이 철저히 소외됐기 때문이라고 가치투자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가치주 투자를 표방하는 VIP투자자문의 최준철 대표는 "테마와 관계없는 자산주들이 소외되고 있어 회사 사옥의 가격이 시가총액에 맞먹는 종목도 등장할 정도"라고 말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 주가가 순자산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코스피 상장 종목 중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종목은 442개로 조사 대상 기업의 71%를 차지했다. 분기 말 기준 PBR가 1배 미만인 종목 비율은 2007년 4분기 말 40% 수준을 기록했지만 2008년 3분기 이후 급등해 4분기 77%까지 육박하게 됐다.

◆ 보유 자산가치보다 낮은 주식 가격

= 하나의 사례로 다우기술은 키움증권이란 알짜 자회사를 갖고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평가된다.

키움증권(시가총액 1조1150억원) 지분의 54.22%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우기술은 6046억원 규모의 값어치가 있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실제 다우기술의 시가총액은 3728억원으로 보유 중인 키움증권 지분가치의 62%에 불과한 평가를 받고 있다.

LPG 판매업체인 E1도 자회사 LS네트웍스(지분 90%)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LS용산타워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정민규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용산타워의 자산가치는 4000억~5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LS네트웍스는 작년 말 기준 토지 및 건물을 모두 포함한 유형자산 총액을 1469억원만 장부에 반영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LS네트웍스의 시가총액 중 E1 몫(90%)이 4541억원인데 E1의 시가총액은 5227억원에 불과하다. E1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2000억원임을 감안하면 E1 역시 저평가된 상태로 분석된다.

◆ PBR와 ROE 지속성을 함께 봐라

= 가치주를 분석할 때 함께 봐야 할 것은 수익성 지속 여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가는 미래 기대를 선반영하기 때문에 향후 기업이 적자를 기록해 자산가치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도 당연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자본금으로 얼마만큼의 순이익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느냐(자기자본이익률ㆍROE)도 가치주 저평가 여부 판단에서 중요 요인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ROE가 시장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PBR가 1배보다 낮다면 일단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으로 ROE가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지만 PBR가 1배보다 낮은 코스피 상장기업으론 세방전지 영원무역 등이 있다. 부산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주들은 작년 말 기준 ROE가 12%를 웃돌았지만 지방경기 침체로 연체율과 충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PBR가 0.6배 수준으로 저평가돼 왔다.

◆ 가치주 언제 빛볼까

= 가치주들이 다시 시장에서 주목받는 시기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치투자 전문가들은 가치주 장세를 기다리지 않는다"란 말로 답을 대신했다.

가치주들은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제 평가를 받는 종목들이며 손실을 볼 확률이 낮은 종목이기 때문에 `치고 빠지기`보다는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 전략이 주요하다는 것이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시간문제일 뿐, 저평가된 기업의 가치는 결국 주가에 반영된다"며 "다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장기 투자할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이 주요한 것은 가치주 투자를 표방하는 운용사들의 3년 이상 장기 수익률이 월등하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3년간 일반 주식형 펀드 운용사 성적은 대표적 가치주 투자 전문운용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49.44%)이 1위, 신영투신운용(44.45%)이 2위로 뒤를 이었다.

[신현규 기자 /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