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팅 미(美) 태평양 사령관 밝혀
티머시 키팅(Keating)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22일 "태평양사령부는 북한에서 불확실한 권력승계가 이뤄질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명령하면, 주한미군 등과 함께 실행할 수 있는 계획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김정일이 권좌(權座)에서 물러나는 것이 미국의 안보위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그렇게 (미국의 안보위기가)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구체적으로 "태평양사령부는 국무부, 국방부, 정보기관 및 동맹국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여러 옵션(선택)들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광범위한 옵션들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와 함께 "그(김정일)에게는 분명히 건강 이상 문제가 있다"며 "외양상으로는 그는 1년 전에 비해 육체적으로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 ▲ 북(北)은 미(美)비판… 미(美)는 북(北)압박 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북한 외무성의 리흥식(왼쪽) 국제기구 국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현 위기상황의 본질은 미국의 뿌리 깊은 적대시 정책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22일 티머시 키팅(오른쪽)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워싱턴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死後) 대책에 대해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명령만 하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왼쪽부터)연합뉴스, 블룸버그뉴스
미 국방부 고위 관리들이 잇달아 이 같은 언급을 하는 것은 한·미 군(軍) 당국이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에 대해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 김 위원장의 건강악화에 대해 추가적인 정보가 입수됐음을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Obama) 미 행정부의 대북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김정일 사후(死後)'를 계속 언급하는 것은 북한을 압박하는 심리전 성격도 띤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O'Hanlon)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붕괴 시 평화유지와 재건 과제는 한국군이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물질이 문제가 된다면 미군이 북한 진주(進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경우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북한 영토에서 철수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중국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