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신중국 60년

치솟는 키위값·동태값, 왜 그런지 살펴보니…

화이트보스 2009. 9. 29. 11:36

치솟는 키위값·동태값, 왜 그런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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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28 20:40 / 수정 : 2009.09.29 03:40

중국이 입맛 살짝 바꿨다… 한국 물가 몸살났다
한국 식탁의 글로벌화 가속…
中, 생활 수준 개선 따라 국내 물가 영향력 더 커질듯

28일 낮 서울 가락시장에서 키위 중(中)등급 한 상자(10㎏)의 평균 가격은 3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작년 이맘때 가격은 3만500원이었다. 원인은 중국 키위 소비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다. 키위 수입업체인 수일통상 관계자는 "중국에서 최근 1~2년 사이 키위가 몸에 좋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가 폭발하는 바람에 국내에는 물량이 달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키위 수입액은 2005년 600만달러에서 지난해 2200만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지난달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수입액에 육박하는 2100만달러어치를 수입해갔다.뉴질랜드 키위 마케팅회사인 제스프리에 따르면 중국의 뉴질랜드산 키위 수입 물량은 이달 현재 2만3361t을 기록, 작년 전체(1만6338t) 물량을 훌쩍 넘어섰다.

최근 중국이 수입하는 키위 규모가 크게 늘면서 국내 키위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낮 롯데마트 서울역점 키위 매장 모습./롯데마트 제공
중국인 식생활 변화에 요동치는 국내 물가

국가 간 상품 이동이 자유로워지면서 해외 수요의 증감에 따라 국내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과 경제규모가 큰 일본의 식생활 변화에 따른 국내 물가의 변동 폭이 크다.

롯데마트에서 지난해까지 100g에 980원씩에 팔렸던 '전(煎)·스테이크용 동태살'은 현재 1180원으로 20%가 올랐다. 롯데마트의 황규탁 수산물 바이어는 "중국인들이 동태를 먹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동안 어획한 명태를 동태살 형태로 가공해 거의 100% 한국과 유럽 등지로 수출해 왔지만, 최근 생활수준이 개선되면서 자국 내에서도 생선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것이 한국의 동태 값을 올려놨다는 것이다.

한국원양산업협회 관계자는 "최근 명태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인들까지 입맛을 들이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는 동태 맛을 보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발(發) 나비효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6년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모든 중국 어린이들이 매일 우유 1근(500g)을 마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우유를 거의 먹지 않던 중국에서 우유 붐이 일어나면서 세계적인 유제품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졌다. 결국 1년 만에 국제 탈지분유 표준 가격이 두 배가 올랐다. 유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라 국내에서는 12년 동안 300원이었던 롯데제과의 '가나초콜릿'이 갑자기 500원으로 올랐었다.

일본 '바나나 다이어트' 유행으로 국내 바나나 가격 40% 올라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일본도 중국에 못지않다. 올 초 국내 대형마트에서는 바나나값이 40% 이상 올랐다. 일본에서 아침 식사 대신 바나나 2~3개와 물을 먹으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바나나 다이어트'가 유행하면서 동남아에서 공급되던 바나나가 대거 일본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국내 작물도 예외가 아니다. 파프리카의 경우, 5㎏당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지난달 1만1319원이던 것이 28일 현재 2만2537원으로 두 배 가까이 값이 뛰었다. 올 5월 파프리카 최대 수입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에서 잔류 농약 검사 기준을 상향 조정하자 초기에는 국내 농가들이 이에 대응하지 못해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리면서 가격이 내려갔지만, 최근 이에 적응하면서 다시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인하대 경제학과 정인교 교수는 "자유무역의 확대에 따라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고급 식품 소비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전체의 수급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이런 경향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키위 먹고 '신종플루' 이겨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