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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에서 부자되는 法 가르쳐준 대우스님

화이트보스 2009. 11. 8. 19:26

세속에서 부자되는 法 가르쳐준 대우스님
전북 정읍의 내장사 벽련암에서 수행하는 대우스님
 
김성애 논설위원
전북 정읍의 내장사 벽련암에서 수행하는 대우스님(시인)은 내장산 단풍잔치에 우리 일행을 초대했다. 대우스님과 함께 한 아름다운 여행에는 앙증맞은 불꽃들이 너울거렸다. 바람에 따라 빙그르 돌면서 사뿐히 내려오는 춤사위는 한마디로 짜릿했다. 애기단풍잎에 행복한 눈도장을 하염없이 찍고 또 찍었다. 절대로 잊지 못 할 추억의 한 페이지를 또렷이 남겼다. 빨주노초파남보에 파묻힌 단풍 숲은  온 몸 그대로 물들게 했다. 단풍에 젖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예쁘게 색칠했다. 찬란한 보석들은 가을햇빛에 윤기를 더하면서 주황빛 바람에 하늘거렸다. 바람의 유혹에 한껏 솟구친 불꽃들의 무더기 행진은 가을 산을 행복한 환호성으로 노래하게 했다. 사진첩에 사진을 끼우 듯 기억의 앨범에 넣었다. 누군가가 말하기를 행복한 순간을 생각해 보라고 한다면, 두말 할 것 없이 애기단풍의 흐트러진 춤사위가 떠오를 것이다. 입가는 행복한 단풍잎으로 변했다.
 
애기단풍의 춤사위에 취해
 
▲ 대우  스님    ©브레이크뉴스
예쁜 단풍을 가슴에 담고 정읍시내에서 먹을거리를 찾았다. 대우스님은 정읍시내 뒷골목에 있는 작은 콩나물 국밥집에 일행을 안내했다. 오래된 식당의 식구들은 대우스님에게 정다운 인사를 곱게 했다. ‘대우스님! 백련암 길목 길목에 스님의 시들이 쫙 깔려있더군요. 예쁜 단풍 숲에 어울린 시들이 가을 단풍을 더 예쁘게 해요.’ 자신의 시를 칭찬하는 주인 아낙네에게 대우스님의 눈은 애기단풍처럼 웃었다.
 
일행 중 한사람은 이미 식사를 했다고 했다. 그래서 국밥 3개만을 주문했다. 주문소리에 맞추어 일행 중 한 사람이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의견을 냈다. ‘4사람이 와서 3인분만 시키면 짜증나~ 그냥 4개 다 시켜요.’ 이 말에 대우스님은 그 사람에게 물었다. ‘그럼~ 식당을 해 보신 경험이 있으신가 봐요?’ 고개를 끄덕이는 그 분은 몇 년 전에 식당을 했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혹을 털어놓았다. ‘3사람이 와서 2인분만 시키면 속에서 욕이 튀어 나와요.’ ‘그럼, 식당을 해서 성공은 하셨나요?’하는 질문과 동시에 대우스님의 법문은 터졌다.

“분명 성공을 하지 못했을 것은 뻔해요. 꼭 돈을 벌고 싶다면 손해를 봐야 합니다. 이익을 보려는 마음이라면 식당이던 기업이던 꼭 망하게 되어 있지요. 부자가 되고 싶다면 가난하고자 해야 합니다. 절대 운이 나빠서 성공을 못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내가 먼저 상대에게 이익을 주어야 상대도 나에게 이익을 가져다줍니다. 이런 이치는 유치원생들도 다 아는 진리입니다.”

대우스님은 국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성공을 부르는 비결을 이야기했다. 맛난 음식에는 정성이라는 알파 덩어리가 분명히 존재해야 한다는 법문이었다. “이 콩나물 한 줄기를 키우는데도 정성에 따라 영양과 맛이 달라집니다. 당연히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맛과 영양이 제각기 달라요. 좋은 마음으로 정성을 들인 음식은 뭔가 확연하게 다릅니다. 맛과 영양이 남다릅니다. 그래야만 성공을 부르는 식당이나 기업이 됩니다. 그런데 욕을 하면서 내 논 음식에는 어떤 맛이 날까요? 독이 들어 있습니다. 그 독은 맛과 영양을 훔쳐갑니다. 어차피 4명이 와서 2사람 몫만 시켰다면 어쩌겠습니까? 더 퍼준다면 당장에는 손해를 보겠죠. 그렇지만 더 퍼주세요. 2사람의 몫을 4사람이 충분이 먹을 수 있도록 더 내 놓으세요. 마음까지 덤으로 주세요. ‘더 드시고 싶다면 더 올리겠다!’는 진심어린 배려는 성공을 부르는 ‘알파’입니다.” 
 
애기단풍 ‘알파’를 담아 유혹
 
대우스님은 내장산의 단풍을 ‘알파’로 비유했다. “무엇이든지 자신을 불태우세요. 떨어지는 낙엽도 불태우면서 아름다움을 던지는 모습을 보셨잖아요. 얼마나 찬란한 아름다움을 남겼는지 우리 나이에도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지 않았습니까? 한낱 나뭇잎이라도 바람 그림자까지 불태우는 불꽃으로 변하게 했습니다. 무엇을 하던지 간에 자기 자신을 내던지면서 불태워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알파’입니다. 3명이 와서 2인분을 시켰다고 화딱지가 난다? 아예 5인분을 퍼주어 버리세요. 그렇다고 손해를 볼 것인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그런 독특한 손님들일수록 깍듯이 대하세요. 그리 대접받은 사람들은 유별난 홍보맨으로 변해 버립니다. 그들이 다음 번 식사를 어디로 가겠습니까? 점심땐 2인분을 청국장을 먹었다치면, 다음에는 분명히 비싼 음식을 듬뿍 시킬 것입니다.”

대우스님이 법문에는 ‘알파’를 담았다. 요사이와 같은 침체된 경제상황에 처할수록 고객들의 눈에 띠고, 마음을 사로잡는 일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알파’만이 고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다. 막대한 비용을 들인 홍보에 의한 결과물은 아니다. 고객들은 마음을 이해하는 ‘알파’에 버무려진 기업을 떠올린다. 자신의 특별난 경험을 주변 사람들에게 홍보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정성과 이해를 담는 기업만이 성공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평범한 우리 주변을 보자. 누구에겐가 진정으로 이해받고 있다는 그 느낌은 아주 각별나다. 잊혀지지 않는다. 고객을 배려하고 적절한 대응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승패는 갈릴 수 있다. 더욱이 이해받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하는 것은 확연한 성공을 부르는 지름길이다. 고객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비법은 바로 ‘알파’에 있다. 오늘날과 같이 혼란한 시장경제에서는 ‘이 정도 가격이면 적정하지! 이 정도의 맛이라면 손님들이 봐 주겠지!’라는 적당한 생각은 실패를 깔고 간다. 고객들의 마음을 잡으려면 어느 때보다도 강한 ‘알파’를 내주어야 한다. 어느 때보다 차별적인 자극을 필요로 한다. 남들보다 조금 낮은 가격, 조금 더 좋은 맛으로는 도저히 시장에서 살아날 수 없다. 우월한 유혹, 알파로의 솟구침은 어느 시기보다도 절실하다. 

그렇다. 수천 번, 수만 번의 유혹을 받아왔던 매력적인 여성에게 미지근한 유혹은 ‘지루한 나른함’만을 준다, 고만 고만한 유혹은 ‘선택의 혼선’만을 야기할 뿐이다. 한결같은 언행일치로 일관성을 유지한 유혹자만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기업도 강렬한 유혹으로 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또한 한결같은 일관성만이 절대적인 강자가 된다. 시장에서 요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연구해야 한다. 과거에도 현재도 사람들은 알파에 대한 기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객을 유혹하고 마음을 사로잡는 알파 기업의 질적인 수준은 점점 더 연구를 거듭하여야만 올라갈 수 있다.
 
대우스님 시 ‘내장산 가을’
 
▲ 벽련암의 가을 .    ©브레이크뉴스
애기단풍의 유혹적인 색깔은 알파의 숨결로 가득하다. 내장산에만 자랑하는 애기단풍의 빛깔은 다른 지역의 단풍과는 전혀 다르다. 전국에 있는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앙증맞은 단풍이 품은 색깔은 사랑이 넘실거린다.

고운 단풍 숲에 물든 대우스님은 ‘내장산 가을’이란 시에서 ‘애기단풍’을 노래했다. “신선암 바다 숲에 아기 꽃단풍 꽃은/비단 숲 오색 꽃을 가슴에 젖어들고/지는 잎 그림자도 불타는 불꽃잔치”대우스님은 애기단풍이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를 그렸다. ‘세월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게 아닙니다. 존재하는 것이 변하는 것뿐 세월이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장산 애기단풍은 단풍축제를 하고 떠나죠. 변한 것은 세월이 아닙니다. 단풍이 아름다운 세상으로 떠난 것뿐입니다.’ sungae.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