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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에게 간곡히 전하는 말/"급한 쪽은 현대그룹이 아닌 북한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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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금강산 관광에 나선 남한 여성에게 북한군 초병이 총격을 가해 사살한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현대가 주도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었다. 그간 10년 동안 관광객 193만4600명이 금강산을 다녀왔고, 그 대가로 현대아산은 모두 5억 달러 가량의 현금을 북한에 지불했다. 이 시점에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 금강산 사업은 전면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필자가 북한에 있던 시절, 북한당국에서는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과 관련한 대대적인 강연을 진행했다. 당시 북한은 왜 현대그룹 회장을 하루아침에 일약 영웅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주목하는 바, 북한 노동당이 줄곧 지켜오는 노선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전국에서의 혁명 완수이다. 남한에서 미군을 내쫓고 저들을 추종하는 자들로 정권을 수립, 그것을 통한 통일위업의 완수이다. 반세기를 거쳐 오면서도 조금도 변한 것이 없는 일명 민족통일전선 노선이다. 민족통일전선 노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한 내 각계각층과의 접촉을 통한 연대의 모색이다. 이를 기화로 북한당국은 남한당국을 향해 줄기차게 민간교류의 활성화를 촉구해 왔다. 여기에 때맞춘, ‘햇볕정책’으로 포장된 김대중의 ‘정경분리’ 원칙은 북한당국자들의 숙원을 풀어준 계기로 되었다. 경협사업에서 우선 북한에 필요한 사람들만을 선택하여 받아들이는 것, 설사 이것이 어렵더라도 향후 반드시 활용 가능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는 것. 이것이 그들이 주창하는 교류의 진짜 목적이고 방식이다. 현대의 금강산 사업이 그들의 말대로 남북교류에 물꼬를 트고 민족통일의 시금석이 된다면야 오죽 좋겠는가? 그러나 교류에 나서는 북한의 주체가 장사꾼이 아니고 협상을 전문으로 하는 통일전선 전문기관이라는 데 그 문제가 있다. 돈벌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對南(대남)통일전선전략의 입장에서 남쪽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적절한 미끼로서 남한사람을 통한 남한사회의 갈등과 모순을 유발, 더 큰 이간과 분열을 가져오게 하는 것. 이것이 바닷물을 통해 소금을 뽑고 그 물로 다시 두부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북한의 정주영 전 회장에 대한 영웅화와 현정은 회장과의 계약도 바로 이 전략에서 비롯되었다. 믿거나 말거나, 현정은 회장은 이미 북한당국의 포로가 된 몸이다. ‘김정일은 매우 정직하고 솔직한 스타일이다’ 현정은 회장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을 이렇게 평가한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간곡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독재자의 정직성이란 오직 자신만을 위한 정직성, 다시 말해 체제유지를 위해서는 300만도 서슴없이 굶겨죽일 수 있는 가장 야만적인 정직성이다. 현정은 회장에게 필자는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충고하고 싶다. 급한 쪽은 현대보다도 북한이다. 금강산 구경을 못한다고 안절부절 못하는 남한국민이 아니다. 금강산 관광을 공짜로 보내준다 해도 이제 다시는 결코 가지 않을 국민임을 알아야 한다. 탈북자 김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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