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훨씬 빠른 중국의 변화속도
---山東省 靑島의 경우
<청도 앞바다에서 요트를 타는 젊은이들>
최근 중국 산동성 청도시에 관한 자료를 볼 기회가 있었다.
청도는 그동안 섬유 의류 완구 악세서리 피혁 등 노동집약형 산업의 중심도시였다. 몇년전 청도를 방문했을 때도 하이얼 칭다오맥주 하이신 등을 제외하고는 대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청도에 진출한 한국기업들도 중소기업 위주였다.
그런 청도가 최근 대대적인 산업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 전기전자 정보 자동차 선박 등 첨단 제조업과 물류 금융 법률-회계 등 서비스업을 적극 유치하여 도시경제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다. 면적이 서울의 18배인 청도는 시골티를 벗어나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춰가고 있다. 청도의 앞바다에서는 지난해 올림픽 때 요트 경기가 열렸다. 초고층 빌딩을 뒤로 하고 파도를 가르는 중국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중국 도시의 변화 속에 한국기업의 비즈니스 기회가 있겠지만, 한편으론 과연 한국의 지방도시들이 중국 청도와 같은 개혁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지, 또 경쟁력면에서 중국 도시들을 능가할 수 있는지 하는 의문이 든다.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의 분발과 각성이 필요한 때다.
다음은 지난 12월4일자 '조선경제'에 실린 관련기사이다./지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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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는 선진 제조업, 다른 한 손엔 서비스업’
중국 산동성(山東省) 청도(靑島)시가 내건 구호다. 청도시는 그동안 섬유 신발 피혁 완구 액세서리 등 노동집약형 산업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현재 대대적인 산업구조조정을 진행, 앞으로 10년 후쯤이면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국제해양도시’로 변모해 있을지도 모른다. 인구 1억에 육박하는 산동 경제권의 중심지인 청도시의 ‘변신(變身)’은 중국 연해지역의 새로운 발전전략을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 경제에 기회와 자극제가 되고 있다.
◆서비스 산업으로 경제구조 바꾼다
청도시는 올 7월16일 홍콩 샹그릴라호텔에서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인사와 기업인, 경제단체인사 등 2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가 끝난 뒤 현장에서 30건, 72억달러의 투자계약이 이루어졌다. 주목할만한 현상은 30개의 투자 계약 중 ‘화의(華誼)영화테마공원’ ‘중앙비즈니스센터’ 등 문화·서비스 분야가 80%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일본 동경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도 26개 항목 14억5000만달러의 투자계약이 체결됐는데, 그중 18개가 선진제조업, 8개가 서비스업이었다. 투자액이 1억달러를 넘는 것도 2건이었다. 오는 7일에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설명회를 갖는다.
<향항로 위에서 내려다본 청도 도시의 모습>
청도시가 아시아 주요국을 순회하며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선 것은 ‘산업 구조조정’을 위해서다. 산업 구조조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다. 청도시가 최근 발표한 외국인 중점투자 프로젝트 102개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서비스산업으로 50개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제조업 16개, 농업 11개, 노후기업 개조프로젝트 19개, 기초시설 6개 등이다.
서비스 산업에서 중점 육성분야는 제조업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물류, 금융, 법률·회계 등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로,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시장이 될 전망이다. 이 중 물류업에는 종합·전문물류센터 및 배송기지 건설, 육해공 물류일체화 사업, 다국적구매·물류네트워크 등이 포함된다. 금융업에는 외자은행 지점, 중외합자은행, 보험·증권 및 투자사의 설립이 들어 있고, 비즈니스 서비스로는 법률 회계 심사 세무 컨설팅 광고 조사 인력 등이 포함된다. 이 밖에도 과학기술정보, 부동산, 전시회, 위생, 교육 등도 육성 항목이다.
청도시는 이를 위해 2012년까지 30개의 서비스산업 집중지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 남구에는 금융, 기업본부, 항운서비스, 정보소프트웨어, 여행, 중개서비스업 기지를 조성하고, 북구에는 중앙비즈니스구역, 특색거리, 과학기술서비스 기지를 만들 계획이다. 쑨헝친(孫恒勤) 대외무역경제합작국장은 “앞으로 3년간 매년 15%씩 서비스산업을 성장시킬 계획”이라며 “2012년이면 서비스 부문이 GDP의 50% 이상, 세수(稅收)의 70% 이상, 신규취업의 8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경과 발전의 조화 추구”
청도시는 그동안 시 경제를 지탱해온 노동집약형 제조업이 환경오염과 열악한 노동조건, 지나친 수출의존, 한계기업의 무단철수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고, 첨단 제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전자정보 자동차 선박 해양플랜트 석유화학 철강 생물 및 신소재 등 8대 산업기지를 조성해 외국기업의 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시 정부의 투자유치 노력은 상당한 성과를 보여, 작년말 세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성양(城陽)구의 경우 올 1~9월 사이 146개 외국기업이 총 146억2800만달러(계약액 기준)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는 미국의 풍력발전설비 및 LED조명기기 제조업체인 안차오(An Qiao)그룹과 바이어 전자(Viasystem), 싱가포르의 전자업체인 AJA, 일본의 미쓰비시종합재료 등이 포함돼 있다.
또 한국 기업 가운데 GS칼텍스(투자액 5억9400만달러), 포항제철(2억6000만달러), 고려제강(2억2600만달러), 효성그룹(1억4600만달러), 신도리코(5000만달러), 럭금랑조디지털통신(2998만달러) 등이 최근 몇 년 사이 청도로 진출했다. 금융서비스업체로는 신한은행 하나은행 중소기업은행 삼성화재보험 한국생산기술원 등이 청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올림픽 요트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른 하경(夏耕) 칭다오 시장은 “산과 바다를 낀 우리 시는 교육 의료 거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환경과 발전이 조화된 아름다운 도시’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해범 전문기자 hbjee@chosun.com
<바다쪽에서 바라본 청도시. 국제적 해양도시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청도시는?
산동 반도의 남쪽에 위치한 청도(靑島)는 서울 면적의 약 18배인 1만1000㎢에 인구 800만이 사는 해양도시다. 위도(36.5도)가 한반도와 비슷하고 바다를 마주보고 있어, 유엔이 정한 ‘중국내 살기 좋은 10대 도시’에 선정되었다. 19세기 말 독일과 일본의 침략을 받았고, 독일 조차지 시절 세워진 칭다오 맥주는 세계적인 상표로 성장했다.
세계 10대 컨테이너항구인 청도항은 450여개 국내외 항구와 연결되며, 공항은 13개 국제선이 개설되어 있고 미국 페덱스(FedEx)의 물류창이다. 개혁개방 이후 지금까지 총 300억 달러(집행액)의 외자를 유치, 세계 500대 기업 중 82개(그중 한국기업은 7개), 외자 금융·보험회사 17개가 진출해 있다. 지난해 무역액은 522억 달러이며, 1인당 평균 GDP는 8000달러로 중국 평균(3000달러)보다 훨씬 높다. 경제규모 면에서 중국 내 9위이다. 청도대학을 비롯해 28개 고등 교육기관과 101개 직업훈련학교에서 매년 25만명의 인력을 배출한다.
시는 현재 교주(胶州)만을 중심으로 도시를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중이다. 교주만의 동서를 연결하는 총길이 35㎞의 해양대교는 2010년 완공되며, 해저케이블 공사는 2011년 마무리된다. 또 도시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1,2호선은 각각 2014년과 2016년 건설된다. 이 공사가 끝나면 청도는 교주만을 중심으로 1시간 생활권으로 변모한다. 그 결과 2020년까지 청도의 면적은 지금의 2배, 인구는 12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후 시장인 산동성의 인구는 현재 9400만명에 달한다. 외자유치를 위해 시 정부는 ‘원스톱 행정서비스 센터’를 운영중이며, 한국어 서비스도 하고 있다.
◆청도시장 하경(夏耕)
“한중 간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양국이 세계금융위기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길이며 서로 ‘윈윈’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중국 산동성(山東省) 청도(靑島)시의 하경(夏耕) 시장<사진>은 7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청도투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양국은 지구 온난화에 대응하여 클린에너지분야, 탄소배출 감축분야, 순환경제분야 등에서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한국 기업체, 경제단체, 재한국 중국기업체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루었다. 샤 시장은 “청도시가 서비스분야와 첨단 제조업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원스톱 행정서비스로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면서 “북경(北京) 상해(上海) 광주(廣州) 등지에 비해 각종 비용이 20% 저렴한 청도에 많이 투자해달라”고 한국 기업인들게에 요청했다.
중국내 GDP순위 9위인 청도시에는 1992년 한중수교 이래 1만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 총 120억 달러(실질 투자액 기준)을 투자했으며, 한국과의 무역액은 83억 달러에 달한다. 청도에는 현재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 /지해범 기자 hbj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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