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이 지체되면서 향토기업으로서 유일한 10대 그룹에 들어가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기한인 내년 1월 15일까지 매각에 진전이 없을 경우 금호산업 등의 경영권이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지역민들의 걱정이 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와 TR아메리카 컨소시엄 중 하나를 최종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한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풋백옵션’ 행사 시기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더라도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분위기다. 후보들의 인수능력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들이 내년 1월 15일 풋백옵션을 행사하면 금호가 조달해야 하는 현금은 대략 4조원 이상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지분의 성공적 매각이 이뤄지지 못하면 대금을 갚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그룹 재무상태도 심하게 악화될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금호는 또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중 18.6%를 무상으로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넘겨주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이른바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이 언급한 ‘플랜 B’다. 하지만, 채권단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 등 추가 보상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금호산업뿐만 아니라 63년 된 금호고속, 그룹 경영권도 넘어갈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광주상의 홍호표 부장은 “ 금호의 위기는 국민 경제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 엄청난 상처를 안겨줄 수 있는 만큼 기업이 넘어지지 않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경제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나사로 목사 등 크리스천 프리네트워크 소속 회원 10여 명도 이날 ‘금호아시아나 그룹을 살려달라’는 내용으로 지역민 3만명의 서명을 담은 호소문〈사진〉을 산업은행 광주지점에 전달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수신인으로 한 호소문에는 ‘호남의 마지막 기업, 금호아시아나를 살려주세요’라는 내용으로, 광주와 전남·북 지역민들의 서명이 담겨 있다.
노유진(여·50·광주시 남구 방림동)씨는 “지역에 연고를 둔 호남 유일 기업이 최근 대우건설 매각 문제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 할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다”면서 “금호가 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고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을기자 dok2000@kwangju.co.kr
'경제,사회문화 > 사회 ,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스윙만 잘 됐다면 장타 80%는 성공 (0) | 2009.12.23 |
---|---|
이승호의 레슨 '장타, 이렇게만 하세요'] (6) "올바른 스윙궤도가 장타의 (0) | 2009.12.23 |
ㆍ의료관광, 일반 관광보다 2배 쓴다 (0) | 2009.12.23 |
작전계획 유출, 미(美)는"큰일이다" 한(韓)은 "별일 아니다" (0) | 2009.12.23 |
100일 만에… 하토야마 풍전등화 (0) | 2009.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