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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계획 유출, 미(美)는"큰일이다" 한(韓)은 "별일 아니다"

화이트보스 2009. 12. 23. 11:09

작전계획 유출, 미(美)는"큰일이다" 한(韓)은 "별일 아니다"

입력 : 2009.12.23 04:06

韓美 너무 큰 온도差
USB에도 예민한 美軍- USB 안빼서 두번째 유출사고 주한미군 '심각한 우려' 표명
美軍은 아예 USB 사용 금지 우리軍 내년에야 시스템 도입
안이한 우리 軍- 작전 차질 있을 수 있는데도 "전체문서 유출은 아니다"
해킹의 심각성 인식 못해

유사시 전면전에 대비한 한미 연합 작전계획인 '작전계획(OPLAN) 5027'의 일부가 지난달 해킹된 사건과 관련, 주한미군 수뇌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정원이 지난 21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해킹당한 내용물은 안보에 크게 지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우리 정부와 군의 인식과 차이가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군 소식통은 22일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가 최근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작계 5027 해킹 사건에 대한 우려를 우리 군측에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미군측은 특히 우리 군 관계자들이 기밀문서 작업을 할 때도 USB(대용량 보조기억매체)를 사용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해킹사건은 지난달 중순 한미연합사의 한 영관장교가 집무실에서 하나의 PC로 인터넷과 인트라넷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듀얼 PC'에서 USB를 꽂은 채 인트라넷으로 작업을 하다 외부 인터넷으로 전환한 뒤에도 USB를 빼지 않아 벌어졌다. 보안규정상 '듀얼 PC'에서 인트라넷으로 기밀문서 작업 등을 하다가 인터넷으로 전환할 경우 USB를 빼고 다시 컴퓨터 부팅을 해야 한다. 미군의 경우 USB를 사용할 경우 실수로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보고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고 주한미군 관계자는 밝혔다. 각종 자료 등을 전달해야 할 경우 CD 또는 DVD에 담아서 준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엔 C중사가 USB를 통해 개인 노트북에 '작계 5027-04(2004년 작성) 전투 세부규칙' 등 136건의 군 기밀을 저장해 뒀다가 인터넷 공유 프로그램인 '파일구리'에 접속하는 바람에 외부에 유출,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한미 양국 군의 핵심 작전계획인 5027 유출이 두 차례 모두 USB 때문에 이뤄진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군의 경우도 USB에 의한 기밀유출 사건이 종종 발생해 원칙적으로 USB 사용을 금지한 것으로 안다"며 "내년 중 인터넷용 USB와 인트라넷용 USB가 서로 호환이 되지 않도록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USB에 의한 기밀유출을 예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또 인터넷용 PC와 인트라넷용 PC를 아예 따로 둬 비밀문서 작업은 지정된 인트라넷용 PC에서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 군의 경우도 미군처럼 인터넷용 PC와 인트라넷용 PC를 별도로 설치하고 있으나 예산 사정 때문에 아직도 약 5000대의 듀얼 PC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50여억원의 예산으로 내년까지 듀얼 PC를 모두 없애고 별도 PC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또 개인별로 지급된 카드를 PC에 꽂아야만 작동되도록 해 다른 사람이 개인 PC를 사용하기 힘들게 돼 있으나, 우리 군의 경우 다른 사람 PC에서도 자신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작업이 가능하다.

이번에 유출된 작계 5027 일부의 내용에 대한 군 당국의 인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이번에 유출된 것이 군 인사나 전입 장교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파워포인트 형식으로 제작한 교육용 슬라이드 자료(총 11쪽 분량)로 5029의 전문이나 원문(原文)이 유출된 것이 아니어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교육용 슬라이드에 5027 중 특정 작전계획의 골격이 포함돼 있을 경우 뼈대를 바꿔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국방부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21일 군 기밀 유출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우라고 재차 강력히 지시함에 따라 제도적인 보완책 마련과 보안교육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 USB (Universal Serial Bus)

컴퓨터 USB 포트에 꽂아 쓰는 이동형 저장 장치. 2002년 처음 선보인 32MB에서 최근 128GB까지 다양한 용량의 제품이 있다. USB 메모리나 USB 디스크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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