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4일자 14면 기사에서 세계 3위의 태양전지업체인 중국의 썬텍이란 회사가 태양전지를 만든다고 했는데, 태양전지와 태양열주택은 같은 건가요 다른 건가요?
보통 사람들은 태양열 주택과 태양광 발전(發電)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둘 다 지붕에 반짝이는 집열판 같은 것을 설치하니까 겉으로는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둘은 서로 다릅니다. 우선 태양열 주택은 햇빛으로 집을 따듯하게 하는 설비입니다.
햇빛이 잘 드는 쪽 유리창 안쪽에 벽을 만들어 공기가 들어 있는 좁은 공간을 두면, 여기서 데워진 공기가 위쪽 공기구멍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가 온도를 높입니다. 열을 뺏겨 무거워진 공기는 아래쪽 구멍을 통해 유리창 안쪽 공간으로 돌아와 다시 데워집니다.
태양열 주택은 이런 과정을 설비나 기계를 설치해 하는 시스템입니다. 지붕에 설치한 집열판으로 태양에너지를 모아 물을 데우고, 이 물을 펌프를 통해 탱크에 저장했다가 나중에 난방용이나 온수로 사용합니다.
반면 요즘 자주 언급되는 태양을 이용한 발전은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것입니다. 방식은 크게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으로 나뉩니다.
태양광 발전의 대표적인 형태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가정이나 공장 옥상 또는 넓은 평야에 펼쳐진 태양전지가 바로 이것입니다. 반도체 실리콘에 햇빛이 닿으면 전자가 발생합니다. 전자가 이동하면 바로 전류가 됩니다. 따라서 태양광 발전은 반도체의 원리에 따라 햇빛을 받아 바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중국 썬텍사가 만드는 것이 바로 실리콘 태양전지입니다.
- ▲ 스페인 세비야에 있는 아벤고아사의 태양열 발전소
요즘엔 실리콘을 쓰지 않는 태양전지도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염료감응 태양전지입니다. 식물이 햇빛을 받으면 엽록소에서 전자가 발생합니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마찬가지로 햇빛을 받으면 전자를 만드는 특수 염료를 사용합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는 실리콘을 사용하지 않아 저렴한 데다 휘어지는 얇은 막 형태여서 건물 외벽처럼 다양한 장소에 부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아직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낮아 상용화가 안 되고 있습니다.
태양열 발전은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듯, 일단 유리판으로 햇빛을 모아 열을 만들어 물이나 기름을 끓입니다. 이때 발생한 증기 압력이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듭니다. 즉 증기를 만드는 것이 석탄이나 석유를 태운 열이 아니라 태양열인 것이 다를 뿐, 기존 화력발전소와 거의 같은 형태입니다. 햇볕이 뜨거운 미국이나 스페인, 북아프리카의 사막 지대에서 주로 이 방식으로 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태양열 발전은 크게 포물선 거울형·타워형·접시형 3가지 방식으로 나뉩니다. 현재 가장 많이 보급된 형태는 포물선 거울형으로, V자 형태의 거울이 햇빛을 모아 바로 앞을 지나는 물이나 기름 파이프를 데웁니다. 타워형은 수많은 반사거울이 높은 탑의 한 지점에 햇빛을 모아 물이나 기름을 데웁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접시형 태양열 발전소는 위성 안테나 모양의 반사경이 가운데 한 지점으로 열을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