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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신당의 가능성 [2]

화이트보스 2010. 1. 13. 11:38

이명박 신당의 가능성 [2]
임충섭(cslim003) [2010-01-12 20: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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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신당의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말에 세종시 원안수정을 거론하자, 조토마의 어느 논객께서 이명박 대통령의 저의에 대하여 <혹시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수도권 중심 신당을 창당하려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을 살짝 표시하셨다.

 

이분의 논리는 다음의 두 가지의 함의를 포함하고 있다.

 

첫째, 행정부를 이전하는 세종시 원안에 대하여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주민들이 반대할 것은 명백하므로,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박근혜 의원은 수도권에서 인기를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수도권의 인구는 대한민국 인구의 50%다. 박근혜 의원이 충청권에서 100%의 지지를 얻더라도 수도권에서 20%만 잃어도 결국 전체 표에서는 박근혜 의원이 손해다.

 

둘째, 박근혜 의원을 중심으로 영남이 결집하는 것에 비례하여 이명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수도권이 결집할 것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이명박 신당이 출범할 여지가 바로 여기서 생긴다.

 

이런 분석은 이론적으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저 의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상상력이 지나치게 발동되었다고 보았다는 것.

 

그런데, 오늘 <제3지대 중도보수 신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면서, 새삼 그분의 말씀이 리얼리티를 갖는다.   

 

물론, 필자가 제기한 <제3지대 중도보수신당>이라는 것은 만들어질 가능성이 거의 0%에 가깝다. 그건 한나라당 내부의 거대 세력이 주도적으로 만들어야만 가능한데,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에서 감히 탈당하여 신당 창당을 도모할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 주장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가능성과 필요성은 엄연히 차원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정당의 필요성은 구체적 현실과 무관하게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대한민국에 두텁게 형성된 보수층 중에서 <합리적 중도보수세력>이 스스로 결단한다면, 지역에 기대지 않는 제3의 중도보수 신당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가능성> 자체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 제3지대 중도보수 신당을 창당할 만한 세력은 누구인가. 박근혜 의원인가. 이명박 대통령인가.

 

그러나, 박근혜 의원은 그런 모험을 할 만한 인물이 되지 못한다. 아니, 그녀의 기반  혹은 세력 자체가 그런 일을 도모하지 못하게 한다. 박근혜 의원의 기반 혹은 세력은 이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를 강하게 안고 사는 영남의 토호 세력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념적으로 <수구보수>다.

 

반면, 이명박 대통려의 지지기반은 수도권의 <중도 세력>이다. 수도권 거주자는 특별히 이념적인 토대가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기반을 <우파>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2007년 대선 직전까지만 해도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를 <진보적>이라고 여겼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 당사자의 실질적 이념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이처럼 이념과 지지기반이 다른 두 인물은 2007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맞붙었다. 여기서 희한한 일이 발생했다.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겼으나 밖(여론조사)에서 패함으로서 결국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는 이변이 생겼다. 한나라당 내부 세력분포에서만 보면 그건 분명 이변이었다.

 

더 희한한 이변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 발생했다. 취임 1년간 촛불 정국등 소위 정권의 위기를 맞이한 이명박 대통령이  취약한 정권을 유지하고자 영남 출신들을 대거 요직에 기용했다. 기타 정책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급격하게 <우향우>를 선택했다. 시각에 따라서는 박근혜 의원보다 더 수구적으로 보였다.

 

그런데, 작년 2008년말부터 박근혜 의원에게 또다시 이변이 생겼다. 박근혜 의원에게 이명박 대통령을 견제하는 소위 <여당내 야당>의 지위가 부여되면서 <수구 보수 박근혜>가 졸지에 <중도 보수 박근혜>로 인식되는 착시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우향우를 택한 것과 반대로, 박근혜 의원은 좌쪽으로 한 클릭 이동한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박근혜 의원은 세종시 원안고수를 주장함으로써 현재 중도층에게서도 미묘하지만 중요한 지지를 얻고 있다.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한나라당 내부 이념지도가 뒤죽박죽이다. 하기사, 대한민국 정치인 중에서 이념이 뒤죽박죽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은, 이명박대통령과 박근혜 의원의 이념 지도는 특히 변동이 심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층이 영남권이 아닌 수도권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수도권은 이념적으로 중도가 다수이기에 이명박 대통령이 우향우를 할수록 수도권에서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같은 이치로, 박근혜 의원의 지지층이 영남권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박근혜 의원이 중도로 접근할수록, 영남권에 기반한 수구 보수세력들은 박근혜 의원을 의심할 것이다. 세종시 원안고수를 주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각을 세우는 박근혜 의원에 대한 수구보수들의 시각이 따가운 이유다. 박근혜 의원은 지금 그간의 지지기반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게임을 펼치는 중이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은 적당한 시점에서 다시 좌쪽으로 한 클릭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박근혜 의원도 마찬가지로 적당한 시점에서 다시 수구 보수의 품으로 돌아가야한다.

 

이런 교통정리의 결과, 친이세력은 집단 탈당및 제3지대 이명박 신당 창당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대통령이 탈당하여 신당 창당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에 이미 그런 전례가 있다. 열린우리당.

 

그러면 이명박 신당은 가능할까? 열린우리당이 실패한 이유를 돌아보면 답은 나올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실패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질적인 세력간의 연합이라는 한계 때문이었다. 이질적인 세력이 당 노선을 두고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박질을 했으니 여당이 인기를 잃는 것은 자명했다. 따라서, 친이만으로 창당하고 그 정당이 일사불란하에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만 추진한다면 이명박 신당은 열린우리당의 전례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이 자기의 세력을 양분하여 탈당및 신당 창당을 할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없다.

 

그러나, 지방선거후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을 장악하게 될 경우엔 친이 진영에서도 달리 방법도 없을 것이다. 친이진영은 <남은 3년간 박근혜 의원에게 계속 발목을 잡히느니 차라리 이명박 신당 창당해서 마음껏 하고 싶은 정치를 하는 것이 낫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구 새천년민주당에서 친노진영이 현직 대통령을 옹립하여 신당 창당에 나섰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