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경선을 왜 서울사람에게…” |
입력: 2010.03.19 00:00 |
朴시장 “개혁공천 빌미로 꼼수공천에 염증” “배심원제·현직 평가 특정인 배제용” 주장 6·2선거 舊민주-열린우리계 대결구도 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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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이 ‘개혁공천’을 빌미로 ‘꼼수공천’에 나서고 있다.”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게 된 것은 ‘꼼수공천’이라는 한마디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민주당 경선룰, 특히 시민배심원제가 결정적이었다.
박광태 시장은 17일 기자회견을 마친 뒤 광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불출마와 관련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동안 중앙당에 찾아 경선룰과 관련해 여러차례 건의를 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면담 자리) 앞에서는 저에 의견을 수용해주는 듯 하더니 돌아서면 항상 바뀌지 않고 그대로 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직 시장이나 군수보다 지역 실정을 더 모르는 사람(중앙당 공심위)들이 어떻게 이들을 평가하느냐. 선출직인 이들이 오히려 훨씬 더 뛰어난데 말이다”고 말을 이어갔다.
중앙당이 당 공천에서 자신을 배제하기 위해 시민배심원제와 현역 단체장에 대한 평가를 도입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기자회견에서 “광주 현실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서울사람 앞에서 제가 시장을 한번 더 하겠다고 굽신거릴 수 없다”고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저는 그동안 중앙당에 시민배심원제가 되면 안나간다고 말했다. 배심원제를 하더라도 광주지역에 언론계와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인사가 많기 때문에 광주인사로 해야한다. 유불리를 떠나서 광주시민들이 선택하도록 했어야 한다”며 중앙당에 경고했다.
박 시장의 이날 불출마 선언은 곧 이번 지방선거의 중앙당 공천이 부당함을 고발한 것이다. 그는 “제가 고발을 했는데도 중앙당 관계자는 코만 씩씩 불고 먼산 만 바라봤다. 광주시민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 9단인 박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가 구 민주당계와 열린우리당계간 계파 싸움 구도로 흘러가고 있음을 에둘러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중앙당사 회의실에 걸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진이 떨어져 나갔다. 그 큰 사진을, 누구 혼자의 힘으로 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광주는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는 김대중 전 대통령인데, 이것은 광주와 전남을 완전히 짓밟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동교동계가 비상이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면서 평소처럼 밝은 웃음을 지으며 침착함을 유지한 가운데 조목조목 말을 잘 이어갔으나, ‘중앙당 경선룰이 불출마 선언에 결정적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소 멈칫하면서 표정이 일그러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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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태 기자> psyche@namdo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