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대한민국은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화이트보스 2010. 4. 3. 09:19

대한민국은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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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4.03 03:18

영결식 하루 앞둔 빈소… 李대통령, 유족들 위로
조문객 3000여명 몰려 20분까지 기다리다 조문
YS "정말 위대한 분"… 딸 슬기씨 다니는 대구大 임시 분향소 설치

천안함 실종자 구조활동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영결식을 하루 앞둔 2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는 전·현직 군인과 일반인 3000여명이 찾아 조문했다. 지난 30일부터 치면 모두 7500여명이 조문한 셈이다. 화환 약 200개가 사방을 둘러싼 장례식장 앞마당에는 이날 오후 한때 조문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100여m나 돼 조문객들은 10~20분 기다려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25분쯤 빈소를 찾아 유족들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묵념한 이 대통령은 고인의 아들 한상기(25) 중위의 어깨를 두드리며 "어머니를 잘 위로해 드려라. 어머니에게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부인 김말순(56)씨 앞에선 두 손을 잡은 채 한참을 말없이 서 있었고, 김씨는 "대통령님…"이라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2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영결식장을 찾아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영전에 헌화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한 준위는 통상적인 활동 중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전투 상황에 준하는 만큼 품격을 높이는 등 예우하는 게 마땅하다"며 무공훈장 수여를 검토하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한 준위에게 충무무공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하고, 3일 오전 열리는 영결식 이전에 충무무공훈장을 유족들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충무무공훈장은 태극·을지·충무·화랑·인헌의 5가지 무공훈장 가운데 3번째로 높은 훈장이다. 이 대통령은 또 딸 슬기(19)씨의 어깨를 다독이고 다른 유족들과 악수한 뒤 방명록에 '한주호 준위, 그토록 사랑한 대한민국은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오후 2시쯤 빈소를 방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말 위대한 분이다. 한 준위의 죽음은 모든 사람들, 특히 군인에게 모범이 되는 죽음"이라며 "전사(戰史)는 물론 우리나라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9일 오후 경남 거제시에서 개최하려던 '김영삼 대통령 기록관' 준공식을 이번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2일 오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국군수도병원 영결식장을 찾아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영결식 전날인 이날은 특히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현역 군인들의 단체 조문이 많았다. 작년 12월 육군 55사단 72연대 11대대에 배치를 받은 윤경준(23) 이병은 "내무반에서 TV뉴스를 통해 한 준위님 소식을 접하고 선임병들과 안타까워하다가 부대원 20명과 함께 조문하러 왔다"며 "막 군생활을 시작한 저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남제일초등학교 전제한(58) 교장은 "국민으로서 조문하는 게 의무라고 생각해 교사 9명과 함께 왔다"며 "다음주 월요일 전체 조회시간에 학생들에게 한 준위와 관련한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딸 슬기(19·영어교육2)씨가 재학 중인 대구대학교는 사범대에 임시분향소를 설치해 일반인 조문객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슬기씨의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준위 영결식은 3일 오전 10시 국군수도병원 체육관에서 유가족과 김태영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군 고위 장성들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장(葬)으로 거행된다. 추도사는 장의위원장인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맡았고, 조사(弔辭)는 고인의 후배인 김창길 해군 특수전여단(UDT) 준위가 맡는다. 유해는 낮 12시 30분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오후 3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