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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계열사 업고 주가 급등

화이트보스 2010. 4. 13. 16:14

2차전지 계열사 업고 주가 급등 [조인스]

2010.04.13 13:45 입력 / 2010.04.13 14:18 수정

김세연 의원 재산 증가 1위로 화제 된 동일고무벨트
고무벨트 1위 장수기업 … ‘EIG 상장 여부’가 최대 변수
Stock Talks

이코노미스트 지난 2일 발표된 국회의원 재산 변동 내역에 따르면 초선인 김세연 한나라당 의원이 재산 증가 1위를 기록했다. 1년 사이 634억원이 늘었다. 김 의원이 대주주인 동일고무벨트 주가가 크게 오른 덕분이었다.

그가 보유한 주식은 783만 주. 평가액은 2008년 말 기준 142억원에서 747억원으로 올랐다. 1년 사이 주가가 5배 이상이 됐다는 얘기다. 2007년 초부터 2009년 8월 말까지 동일고무벨트의 주가를 보면 한마디로 재미없는 종목이다.

등락은 거의 없고 거래도 한산하다. 특별한 사건도 호재도 악재도 없는 종목이었다. 수년간 2000~3000원대에서 안정되게 움직이던 주가는 2008년 말 증시 폭락 때도 느릿느릿 떨어지다가 지난해 봄 이후 상승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소폭 걸음으로 오르던 종목이다. 이런 종목이 어떻게 김세연 의원의 재산을 다섯 배로 늘려줬을까?

참고로 2008년 말 기준으로 공개된 지난해 초 국회의원 재산 변동 공개 때 김세연 의원의 유가증권 평가액은 297억원에서 142억원으로 줄어 반 토막이 났었다. 일단 동일고무벨트가 어떤 회사인지부터 보자. 이 회사는 1945년 설립된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 기업이다. 창업자는 부산 거부로 잘 알려진 고 김도근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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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연소 국회의원인 김세연 의원은 동일고무벨트 대주주다.
1년 새 주가 5배 급등

동일화학공업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초기에 고무테이프, 고무신 등을 생산하다가 1966년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60년간 고무벨트 제품 분야에 전력했던 이 회사는 설립 후 2006년까지 41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알짜 장수기업이기도 하다. 11대 국회 때부터 부산 금정구에서 5선을 한 고 김진재 회장이 창업자의 장남이자 김세연 의원의 부친이다.

김 의원은 3세 기업인이자 2세 정치인이다. 김세연 의원은 LG CNS와 보스턴 컨설팅 그룹을 거쳐 2001년 동일고무벨트에 입사해 6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현재는 사임하고 대주주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18대 총선 때 부친의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김 의원의 장인이다.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은 공장 생산라인에서 많이 쓰이는 컨베이어벨트, V벨트 등 벨트류 제품과 자동차 부품용 고무 제품 생산이다. 회사가 추정하는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현재 컨베이어벨트와 V벨트가 각각 48%, 70%로 업계 1위다. 자동차용 창고무는 업계 2위(26%)다.

지난해 매출은 2340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11% 정도 증가했다. 순이익은 6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2008년에는 56억원 적자를 봤고, 그 전 해 적자는 12억원이었다. 지난 5년간의 실적 추이(표 참조)를 살펴보면 매출은 꾸준히 올랐지만 영업이익률은 1~2%에 머물렀고, 순익은 소폭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게다가 이 회사 발행주식의 72%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자사주 지분이다. 이를 제외하면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전체 발행주식 2000만 주의 28%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율은 4월 9일 현재 0.5% 정도다. 여러모로 주가가 움직이기 쉽지 않은 종목이다. 이 회사 주가 그래프에 큰 진폭이 생긴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정확히 9월 8일부터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우선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전 8월 한 달간 거래량이 10만 주를 넘었던 적이 단 한 차례뿐이었던 동일고무벨트는 9월 8일 34만 주가 거래되더니, 10일에는 300만 주 넘게 거래됐고 주가는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은 현저한 시황 변동에 따라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다음 날 동일고무벨트는 조회공시 요구에 따른 답변을 올렸다. “당사는 최근 현저한 시황변동(주가급등)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항으로서 현재 확정된 사항은 없으나, 당사의 2차전지 제조 자회사인 EIG에 증자 참여 또는 차입 지원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대로 재공시하겠습니다.”

EIG의 전신은 휴대전화와 배터리 제조업체였던 VK 전지사업부다. ‘386 벤처 신화’로 불리던 이철상 사장이 설립한 그 VK다. EIG는 VK가 2006년 6월 부도난 후 전지사업부 핵심 인력이 나와 세운 회사다. 투자자를 찾지 못해 고심하던 EIG에 출자한 회사가 동일고무벨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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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분은 83%다.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인 디알비파텍에서 개발 중이던 소방로봇에 탑재할 중대형 배터리 공급사로 VK와 협의 중이었는데, VK가 부도나면서 기술력을 보고 인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는 김세연 대표를 비롯해 경영진에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상한가 행진의 이유는 뒤늦게 알려졌다.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한 달 후 EIG가 인도 타타자동차의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폴리머전지 13만 셀을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회사는 2012년까지 200만 셀을 생산해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8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이었다. EIG는 지난해 초부터 타타모터스와 폴리머 전지 성능 및 안전성 시험을 진행해 오다가 10월 초 타타가 정한 최상위 등급을 받아 최종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분석 대상 종목에 포함된 적이 거의 없던 이 회사는 EIG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며 몇몇 증권사의 추천 종목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1월 초 투자의견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2009년 이후 주가가 482% 급등했다”며 “2차전지 업체인 자회사 EIG의 가치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남아공과 잇따른 공급 계약

회사 측은 2차전지 공급에 따라 올해 330억원의 매출과 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토지 재평가를 통해 토지 장부가가 305억원에서 1113억원으로 늘면서 자산가치주 대열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 주가는 주춤하지만 EIG를 비롯한 동일고무벨트의 신사업 분야에서 호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 1월 중순 1만원 돌파가 좌절된 후 하락세였던 이 회사 주가가 반등한 것도 EIG 뉴스였다. 지난 3월 11일 동일고무벨트는 EIG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재 전기자동차 회사인 옵티말에너지와 리튬 2차전지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MOU에는 남아공 현지에 리튬전지 제조를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산업은행 격인 남아공의 IDC가 투자자로 참여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옵티말에너지는 최근 열린 제네바 모터쇼에 ‘줄(Joule)’이라는 전기자동차를 출품했다. 이 제품은 올 6월 열리는 남아공월드컵 행사 때 첫 운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기에는 제약이 많다.

대주주 지분이 워낙 크고 유통 주식 수가 적어 기관이 붙기 어렵다. 또한 EIG 호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다. 다만 큰 변수가 하나 있다. EIG의 상장이다. EIG는 시설 및 기술 투자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이 회사 박주환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IG에 대해 “모기업 지원뿐 아니라 자본시장, 산업금융 등에서 좋은 투자 파트너를 유치해 향후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며 “요건을 갖추면 증시 상장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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