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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후텐마 도전’ 무산

화이트보스 2010. 5. 21. 13:35

하토야마 ‘후텐마 도전’ 무산 [중앙일보]

2010.05.21 01:40 입력

기존 이전 합의안 미세조정만 … 공약 못 지키고 봉합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후텐마(普天間) 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가 8개월간의 혼란 끝에 ‘제자리걸음’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사진) 총리가 지난해 8월 총선에서 후텐마 기지를 현 외부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집권 후 대안을 찾지 못해 미국과의 기존 합의안과 비슷한 결론을 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방침을 굳히고 기존 합의안을 미세 조정하는 선에서 미국과 합의한 뒤 이달 중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일 양국 외무장관과 국방장관(2+2)의 합의 형식으로 발표될 공동성명에는 후텐마 기지의 이전지를 2006년 결정된 기존 합의안대로 오키나와현 내 나고(名護)시 헤노코(邊野古)로 명기하기로 했다.

활주로도 안전성을 고려해 하토야마 총리가 추진해온 바다에 말뚝을 박아 건설하는 잔교 방식이 아니라 기존 합의안대로 바다를 메워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합의안인 활주로 2개를 1개로 줄이고, 건설 장소도 기존 안에 비해 수십m 정도 바다 쪽으로 옮기는 미세 조정이 될 전망이다.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 훈련 장소의 일부를 현 외부로 이전한다는 내용은 공동성명에 담되 하토야마 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후보지인 가고시마(鹿兒島)현 도쿠노시마(德之島)는 명기하지 않기로 했다. 현지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해병대 8600명과 가족을 괌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유지된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공약을 어긴 것이라는 비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하토야마 총리가 국민에게 약속한 ‘5월 말 결론’ 시한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기존 합의안을 준수해 경직된 미·일 동맹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도 이런 결론의 배경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