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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위안화 절상 기대..원화가치 급등>

화이트보스 2010. 6. 21. 15:22

中위안화 절상 기대..원화가치 급등>

 

유럽 재정위기 완화.외국인 주식매수 등 하락요인 산재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중국 위안화가 절상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원화가치도 급등하고 있다.

   21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장중 한때 27원 이상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며 1,170원 중반으로 내려앉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중국이 관리변동 환율제 복귀를 발표하면서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커지자 같은 동아시아 통화인 원화도 절상 압력을 받은 것이다.

   여기에 유럽 재정위기 완화,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행진, 국내 조선사들의 잇따른 선박 수주 소식,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 원화 가치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들이 곳곳에 있어 원ㆍ달러 환율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아시아 통화 상승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9일 관리변동 환율제로 복귀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중국은 2005년 7월 달러화와 유로화, 엔화 등으로 구성된 복수통화 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 환율제를 도입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 제도의 운용을 중단하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83위안에 고정해왔다.

   중국은 기존의 외환시장 환율 변동 범위에서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을 관리, 조절하겠다고 밝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올해 2~3%가량 절상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와 호주달러 등이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위안화가 절상되면 한국은 조선 등 중국과 경합하는 수출 품목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고, 호주는 원자재 수출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면서 "이런 중장기적인 전망이 환율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달러도 이날 달러화에 대해 0.8830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중국의 이번 조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둔 정치적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출렁이겠지만 위안화가 시장을 통해 점진적으로 절상될 가능성이 커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한 강연에서 "위안화가 절상되면 원화도 절상 압력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위안화 절상에 따른 원화 절상) 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곳곳에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
중국 위안화 절상 이외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은 산재해 있다.

   우선 시장을 오랫동안 짓눌러왔던 유럽 재정 위기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잦아든 점이다.

   구제금융설에 휩싸인 스페인이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데 이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최근 회원국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개별 은행 단위로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유로화에 힘이 실렸다. 유로화는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24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대한 위기감이 완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약화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주식 매수 관련 자금이 유입되는 점도 환율 하락 요인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지난 11일부터 6일 연속 순매수했고 그 규모는 1조4000억원에 이른다. 21일에도 외국인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17일 40만t급 초대형 벌크선(VLOC) 3척을 3억5천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히는 등 국내 조선사의 잇따른 수주 소식도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 튼튼한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등 환율 하락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환율 급락 땐 당국 개입 가능성
다만, 환율이 계속 급락하면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을 통해 하락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율 수준을 높이거나 특정 수준을 지키는 쪽으로 개입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인플레이션 위험 우려가 있다"며 물가 안정 의지를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환율 하락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은이 오는 8월에 0.25%포인트를 시작으로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내 기준금리가 올라 내외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 자본이 유입돼 원화 가치는 강세를 보이게 된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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