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위 0.6~1m 낮아져 범람 위험은 줄어… 준설토 방치땐 큰 피해
4대강 살리기 사업 공사 현장은 여름 우기(雨期)가 시작되면서 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사업추진본부는 올여름 집중호우 때 4대강 사업 구간 중 어디라도 한 곳이 터져 제방이 무너지는 등 홍수피해가 나면 모든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본격 추진된 지 7개월이 지난 현재, 강바닥에서 파낸 흙의 양은 서울 남산 크기(약 5000만㎥)의 두 배가량인 1억1500만㎥로, 한강·낙동강 등 4대강 전체 준설 계획량(5억2000만㎥)의 22% 정도다. 유역별로는 한강 2400만㎥, 낙동강 7600만㎥, 금강 1000만㎥, 영산강 400만㎥ 등이다.
4대강추진본부 관계자는 "강에서 파낸 흙의 양만큼 강의 '물그릇'이 커져 홍수 위험이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강수량이나 집중호우 발생빈도에 따라 홍수 발생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준설 이전보다 홍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홍수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큰 경우는 각 하천의 댐이 70~80%씩 차 있는 상황에서 태풍이 몰려와 집중호우가 내리는 상황이다. 4대강추진본부는 "2003년 태풍 매미와 2006년 에위니아가 몰려 왔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각 하천의 수위는 공사 이전보다 0.6~1m가량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아직 전 구간의 하상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해 확실한 자료는 아니지만, 준설로 홍수기 수위가 확실히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도 준설로 홍수 위험이 줄어든다는 점 자체는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준설한 흙과 모래가 강 제방 안쪽에 쌓인 곳이 많아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 박창근 공동집행위원장(관동대 교수)은 "제방 안쪽에 준설토가 쌓여 있으면 홍수기에 이 구간에서 물 흐름이 막히는 '병목 현상'이 발생해 홍수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