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해원MSC

수도관 녹물해결 위해 연구에 연구 거듭"

화이트보스 2010. 7. 23. 13:08

수도관 녹물해결 위해 연구에 연구 거듭"
[ 한국경제신문 2009-09-14 15:30 ]  
"수도관의 물닿는 표면만 스테인리스로 쓰면 얼마나 좋을까?"

해원엠에스씨 이해식 사장이 접합 신소재 '에코틸'개발에 뜻을 둔 것은 23년 전
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건설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그는 주철 물탱크를
청소하는 곳에서 쏟아져나오는 시뻘건 녹물을 보면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주철 수도관의 녹물이 사회문제화되던 때였어요. 스테인리스 수도관으로 바꾸
면 되지만 가격이 워낙 비싸 쓸 엄두를 못냈던 겁니다. 그러는 사이에 사람들은
계속 녹물을 마셔야 했고요. 수도관 안쪽만 스테인리스로 바꾼다면 녹물도 해
결하고 돈도 벌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그때부터 이 생각은 한시도 그를 떠나지 않았다. 틈만나면 접착제로 금속을 붙
이는 습관을 갖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1996년 모회사인 철강업체 해원에스
티를 설립한 후에도 그는 공장 한귀퉁이에서 이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손엔 각
종 접착제가 마를 날이 없었다.

"지금까지 연구개발비로 족히 수백억원은 까먹었을 겁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금도 그거하느냐'며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한 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
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이죠. 그래도 몰두하다 보니 서광이 보였어요. 노하우
가 조금씩 쌓였던 겁니다. "

그의 노력에 전환점이 됐던 것은 2002년 미국 출장길이었다. 교포사업가로부터
현재 사업파트너인 엠에스시사를 소개받았던 것. 곧바로 일리노이주에 있는 공
장을 찾았지만 문전에서 퇴짜를 맞고 말았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라는 게
이유였다.

2005년까지 5번을 찾아간 끝에 접촉이 이뤄졌으나 한국에 초청돼 공장시설까지
둘러본 그들로부터는 한참 동안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랬던 것이 그들도 한국에
사람을 보내 포스코 등지를 찾아다니며 파트너사를 물색했다가 모두 딱지를 맞
으면서 마침내 제휴 협상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06년 말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한 뒤 꼭 1년 만인 2007년 11월 미국 엠에스시
공장에서 양사의 기술력을 접목시켜 개발한 '에코틸' 시험생산에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서 소재분야에 손을 댄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이었다는 그는 "앞만보고 달리다 보니 가슴아픈 기억도 많다"고 밝
혔다. 특히 지난해 철강 가격의 하락으로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 속에서 구조조
정만을 하지 않겠다던 소신을 접고 함께 고생해온 직원 중 일부를 내보내야 했
던 일 때문에 남몰래 눈물을 쏟은 적도 많았다고 한다.

건설회사 시절부터 가져온 그의 꿈은 '세상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집을 짓겠다'
는 것이다. '에코틸' 개발도 따지고 보면 그 꿈이 모태였다.

그래서 그는 황토에도 심취해 '황토모르타르' 등 관련 특허와 실용신안을 60여
건이나 보유하고 있다. 내년부터 직접 제품 생산에 나서려고 구상하는 5가지 아
이템 중 조선용 제진강판을 제외하고 방화문 외장재 지붕재 울타리 등이 모두
건축용품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순천=최성국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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