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헤어 디자이너

인생을 디자인 하라

화이트보스 2010. 8. 24. 16:40

인생을 디자인 하라

헤어디자이너 박준 원장과 초보미용인 서보렴 양


통 유리의 넓은 창 넘어 봄 햇살만큼이나 짙은 온기가 감돌던 청담의 박준뷰티랩을 찾았다. 고등학교 시절 작은 실수로 인해 지금은 의정부 보호관찰소의 보호를 받고 있지만 오래전부터 꿈꿔온 미용인으로서의 출발에 새로운 다짐이 각별한 서보렴 양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그녀는 얼마 전 스텝으로 시작해 미용인의 대열에 합류했다. 아직은 서툴고 힘든 점이 더 많은 초보미용인 보렴 양. 시작하는 미용인으로서, 본받고자하는 제자로서, 배우고자하는 후배로서 보다 어렵고 긴장되는 자리인 듯 늘 꿈꿔오던 헤어디자이너 박준 원장과의 만남에 잔뜩 긴장된 표정이다.
스무 살의 열정이 피워 올린 박준 원장과의 자유롭고도 진지했던 이야기꽃 현장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박준 뷰티랩으로의 초대
미용인이라면 한번 즈음 그 만남을 꿈꾸어 봤을 법한 박준 원장과의 데이트. 만나 뵙고 싶다는 요청에 기꺼이 초대까지 해준 박준 원장이다. 그 특별한 만남을 위해 찾아간 청담의 박준뷰티랩에서 머리손질을 하고 있는 박준 원장을 처음 만났다. 박준 원장의 일 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보렴 양의 눈이 벌써부터 예사롭지 않다.
실내의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만큼이나 박준 원장은 밝고 편안한 첫인상을 배어냈다. 뷰티랩 내부 구석구석을 구경한 후, 박준 원장은 자신의 창고라 소개하던 ‘처음처럼’이라는 글씨가 한눈에 들어오는 아담하고 소박한 공간으로 보렴 양을 초대했다.
한쪽 공간에 마련된 티 테이블 앞에서 드디어 알콩달콩 담소가 시작되었다.



노력하면 결과가 있다

서보렴 양은 미용실 스텝으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3개월 차인 초보미용인이다. 중화독이 올라 매일같이 손에 피를 닦아내야 하다 보니 보렴 양의 손은 꽃다운 스무 살 아가씨 손이라고 하기가 무색할 만큼 거칠어져 있었다.
“힘들면 화장실에도 좀 앉아있고 해. 지금만 지나면 손도 마음도 훨씬 좋아질 거야.”
사소할 지 몰라도 보렴 양에게는 무엇보다 든든하고 힘이 되는 한마디다.
남자로서 미용인으로 시작해 30여년을 변함없이 한길만을 걸어온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박준 원장의 미용인생. 22살의 나이에 무작정 뛰어들어 디자이너로 1년 만에 가위를 손에 쥘 만큼 그 노력과 열정은 대단한 것이었다. 힘들거나 어렵다는 생각은 해 보았지만 단 한 번도 미용인의 길에 대한 후회나 고민을 해 본 적은 없었다는 그의 분명한 고집이 지금의 박준 원장을 이루어 놓지 않았을까 하는 확신을 주었다.
“길이 정해지면 꾸준히 한 우물을 파야해. 유혹이 있다 해도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한 거야. 그러기 위해선 현실에 충실하면 문제될 건 없어.”
이제 발을 내딛는 보렴 양에게 박준 원장은 항상 지녀할 마음가짐에 대해 신중하게, 또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3년 이내에 꼭 디자이너가 되어야 해. 그만큼 연습을 게을리 말고 늘 경영자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면 결국 내 힘이 되고 재산이 되는 거야. 노력하면 반드시 그 결과가 있으니까”
보렴 양의 자세가 사뭇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현재 박준 원장은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프랜차이즈를 둘 만큼 대단한 경영자이기도 하지만 요즘은 보다 많은 인재양성을 위해 대학 강단에까지 서 미용인의 자존심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관리, 경영이 제일 어렵다는 박준 원장은 교육장에서나 현장에서나 늘 ‘정신’을 강조한다.
“성공은 물론이고 교육이건 서비스이건 얼마나 바른 사고와 올바른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하는 정신에 모든 것이 달려 있는 거야. 뭐든지 자기 생각하는 대로 되거든.”
그가 운영하는 박준뷰티아카데미 교육현장에는 지각과 결석이란 없다.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와 노력, 프로의 자세라는 그의 철학이 여실히 엿보이는 부분이다.
박준 원장은 이어 서비스에 대한 마인드에 대해서도 덧붙여 이야기를 이었다.
"자기표현을 잘하는 게 서비스야. 노력해 주면 관계도 자연스러워지거든. 마음을 다해 표현을 하면 되는 거야."
"잘하려고 하는데 자꾸 실수를 하게 되요." 보렴 양이 속상한 듯 경험을 이야기 한다.
"서비스는 100-1=0이라는 공식을 성립시키지. 백번을 잘해도 한번을 실수하면 제로가 되어버리는 게 서비스란다. 그만큼 어렵고 마음을 다해야 하는 거야."
청담 본점 박준뷰티랩 화장실에는 깜짝 놀랄 문구 하나가 붙어있다. 다름 아닌 '흡연 시 퇴사'라는 문구가 그것이다. 박준 원장이 처음 디자이너로 일할 무렵 손님에게서 담배냄새가 난다는 말을 들은 후 그는 담배를 완전히 끊었다. 그런 것들이 바로 그가 생각하는, 실천하는 서비스 정신이었다.
아직은 두려운 것 많고 걱정이 앞서는 보렴 양에게 자신의 지난 일들과 경험을 비추어 하나둘 차근차근 확신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박준 원장은 어느새 자상한 선배의 모습이다.


젊은미용인에게 주는 충고
전문분야로써 우수한 인재를 미용계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박준 원장.
미용 산업에 대한 전망을 궁금해 하는 보렴 양에게 박준 원장은 자기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 때문에 미용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말하며 그만큼 전문력을 키워 나갈 것을 당부했다.
시작하는 미용인에게, 초보 미용인 보렴 양에게 마지막 충고를 부탁했다.
“적고, 보고, 다시 실천할 것!”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반드시 기록할 것을 박준 원장은 당부했다.
“실천의 의미를 반드시 기억해. 언제든 기록하는 습관은 끊임없이 깨닫게 해주고 그것은 다시 실천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주는 거야. 후에는 자신을 브랜드화 시키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야. 즐기다보면 나도 모르게 환경이 변해 있을 거야. 현실을 즐기고 자신을 믿어.
‘나는 할 수 있다! 반드시 한다!’라는 긍정적인 사고를 잊지 않길 바래.”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보렴 양이다. '열심히 하자'라는 문구를 핸드폰에 적고 다니는 그녀는 단순한 듯 하지만 그 속에 품은 많은 의미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제 실천할 때가 왔다는 것도 충분히 알게 되었으리라...
몇 년 뒤 보렴 양이 박준 원장의 라이벌이 되어 다시 한자리에서 두 미용인을 만나볼 수 있기를 꿈꾸며 만남의 자리는 끝을 맺었다.
자연스러움 속에 철학이 있고 원칙이 있는 그, 박준 원장의 무한한 미용인생을 위해, 그리고 성공하는 미용인으로 남기 위해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그녀, 서보렴 양을 위해, 마음속으로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입력날짜 : 2005-06-28 (15:06),  조회수 : 547

출처 : 월간 <칭찬메아리> 취재 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