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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후계는 뜬소문"‥김정일 발언 왜 나왔나

화이트보스 2010. 9. 17. 13:09

"김정은 후계는 뜬소문"‥김정일 발언 왜 나왔나

입력 : 2010.09.17 11:30

전문가들 “연막용일 것”‥‘중대 변수’ 가능성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중국 방문 당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나, 셋째 아들 김정은한테 권력을 넘겨준다는 얘기는 ‘서방의 뜬소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연막용’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이 원자바오 총리를 거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전해져 발언의 진의와 전달 경위 등에 관심이 쏠린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단 제3차 당대표자회를 앞두고 김정은 후계 공식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후계 분위기 과열로 권력 누수가 생기는 것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일종의 ‘연막작전’을 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식 직함을 주는 것과 무관하게 당대표자회를 계기로 김정은의 후계자 지위가 가시화되면 권력의 중심이 김정은에게 급속히 넘어가면서 김 위원장 자신의 ‘1인 통치’ 체제가 이완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는 얘기다.

김 위원장도 1974년 내정 이후 1980년 후계자로 공식 등장하기까지 6년간 나름대로 업적을 쌓으며 김일성 주석을 보좌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정은 후계구도로 시선이 집중돼 외부에서 권력누수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듯하다”며 “과거에도 김 위원장은 후계자로 공개되기까지 자신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 소장도 “북한에서 김정은 후계는 불변의 사실이므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연막일 가능성이 높다”며 “후계체제 비판에 대한 본능적 변호이거나, 아니면 서방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내뱉는 김 위원장의 개인적 습관에서 나온 얘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권력승계 속도를 좀 늦추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정은이 아직 20대 후반의 어린 나이이고 후계자로 내세울 만큼 치적쌓기나 우상화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후계구도의 지난친 가속을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을, 김정은 후계구도 자체를 부정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작년 9월 교도통신 인터뷰 내용과 연관시켜 보는 시각도 있다.

작년 1월 초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해 당 조직지도부에 교시를 내렸음에도 김영남은 “후계 문제가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고 잡아뗐다.

우회적으로라도 후계 문제가 거론되고 있음을 인정하면 곧바로 ‘살아있는 권력’인 김정일 위원장한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모르쇠’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후계구도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도 없지 않다.

특히 김정은 후계구도의 공식화 여부를 놓고 시선이 쏠렸던 3차 당대표자회가 연기된 것을 연계해 보는 시각이 많다. 각지 대표자들을 평양에 불러모아 놓고 44년만에 소집된 당대표자회는 연기한 것 자체가 회의에 후계문제를 올릴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돌출했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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