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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촉도/미당 서정주

화이트보스 2010. 12. 22. 11:20

귀촉도

 

 

피리 불고 가신 임의 밟으신 길을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옷 여며 여며 가옵신 임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히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