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역사에서 배운다/티베트

'해발4.000m 고개 두고 '언덕'이라 부르는 로탕패스로', '遠路行役 막심한

화이트보스 2011. 2. 9. 09:38

'해발4.000m 고개 두고 '언덕'이라 부르는 로탕패스로', '遠路行役 막심한 땅' 라다크(열)
최영일  와암(臥岩)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11.02.08 11:58

 

해발4.000m 고개 두고 ‘언덕’이라 부르는 로탕패스로

‘遠路行役 막심한 땅’라다크 (열)

                                                  (2010년 6월 29일 ~ 7월 11일)


220km, 지프로 종일 걸리는 천험지지 향해

여정 엿새째(7월 4일)를 맞는다.

너무나 상쾌한 아침이다.

히말라야전나무 숲이 주는 맑고 향기로운 공기를 폐부 깊숙이 밀어 넣을수록 늙은이의 정신은 젊은이들 못지않게 초롱초롱해져 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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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3.700m 계곡에 빙하가 자리했다. 빙하가 녹아 흐르면서 다층폭포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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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날리의 히말라야전나무는 공기를 맑게 해준다.)

 

이제 이곳 떠나 히말라야초입으로 가야한다.

히마찰프라데시(Himachal Pradesh)(州)를 넘어 잠무 앤드 카슈미르(Jammu & Kashmir)주 샤추(Sarchu)까진 222km다.

이 거리가 지프로 하루 종일 걸린다는 건 천험지지(天險之地)에다 험난한 벼랑길의 연속이란 뜻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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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눈 쌓인 산쪽이 로탕패스다.)

 

아니나 다를까 히말라야 주능선의 하나인 3.980m 로탕 패스(Rotang Pass)를 가장 먼저 넘어야한다.

패스(Pass)란 티베트어로 ‘언덕’을 말하는데, 이들은 해발 4.000m급 높은 고개를 겨우 ‘언덕’이라고 부르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이 언덕 넘으면 3.000m이상의 벼랑길과 조그마한 읍촌들을 지난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티베트어의 ‘고개(La)’라고 부르는 4.892m의 바랄라차 라(Baralacha La)를 지나야 한다. 섭씨 40도가 넘는 이글거리는 햇볕으로 달구는 인도지만 이 고개는 7월인데도 눈이 쌓여 지프는 눈 터널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곳이다.

비교적 평탄한 정상부근의 눈 터널을 지나 내리막 도로를 돌고 돌면서 근 두 시간을 내려와야 캠핑할 해발 4.253m의 샤추(Sarchu)평원에 겨우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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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 십겹 사릿길을 돌아 오른다.)

 

인간이면 누구나 해발 3.000m 근처에 이르면 고산증세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2,000m 고지인 심라 ․ 다람살라 ․ 마날리를 거치는 등 서서히 고소에 적응해왔지만 이날은 상당한 고통이 따랐다.

늙은이 또한 티베트를 비롯해 3.000 ~ 5.000m급고지 여러 곳을 거쳤지만 고산증세는 피할 수 없었다.

산을 오를 땐 높은 산이든 낮은 산이든 매번 다 힘들고 고통스럽듯이 말이다.


룽다, ‘이곳은 티베트 촌입니다’ 알려 줘

이 같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날 출발시간은 오전 7시로 잡았다.

평소보다 1시간을 앞당긴 것이다.

온천마을 바시스트(Vashist)를 가보지 못한데다 이곳 주민들의 전통적인 삶과 생활방식을 접해보지도 못하고 떠남이 못내 짠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대신 호텔 울타리로 심어둔 사과나무에서 풋사과 한 개를 따 만지작거리면서 아쉬움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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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빛깔은 코발트 부루다.)

 

계곡을 빠져나갈 즈음 아침햇살이 눈 인 설산을 비추기 시작한다.

날씨가 퍽 맑다.

하늘색은 말 그대로 코발트 부루(Cobalt Blue)다.

엷은 긴팔 셔츠 하나만 걸치고 길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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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 난민촌이 시작되는 강변 둔치.)

 

15분 만에 마날리 도심을 벗어나 비아스강 상류 쪽에 이른다.

너른 하상의 도로변 둔치엔 티베트 난민촌 돌담집이 이어진다.

집집마다 지붕은 천으로 덮고 수십 개의 돌을 얹었다.

바람에 나부끼는 룽다가 “이곳은 티베트 촌입니다.”고 말해준다.

1950년대 서울청계천 변 ‘하꼬방’촌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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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베트 난민촌 모습.)

 

빈궁한 그들의 삶이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그들의 삶 자체는 바로 라마교다.

신산(辛酸)한 삶 가운데서도 그들은 마날리 구시가지 중심에 라마교사원을 건립했고, 달라이라마14세를 초청해 거창한 법회를 열기도 했지 않은가.

궁색한 돌담집이지만 집집마다 달라이라마14세의 사진과 불상을 고이 모셔두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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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변엔 이같은 방한복 대여점포가 많다.)

 

강변도로 달리자 방한복을 대여해주는 판잣집난전이 이어졌다.

가게마다 팔과 다리, 머리까지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두툼한 통옷과 모피코트 등 털옷들이 걸렸다.

이 옷은 로탕 패스(Rotang Pass)에 올라 하루를 즐기는 사람과 솔랑 계곡(Solang Halla)에서 패러글라이딩이나 또는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돈 받고 빌려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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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떼가 산을 오른다. 위쪽엔 수 십줄 타르쵸가 펄럭인다.)

 

비아스강을 건너는 조그마한 다리를 지나자 수백 마리의 양떼가 ‘멤에~ 멤메~’ 거리며 종종걸음으로 산을 기어오른다.

양떼가 찾아가는 산 중엔 수십 줄의 오색 타르쵸가 펄럭이는 곳이다.

티베트 목부 두어 명이 양떼 뒤를 쫓는다.

지나가는 차량은 양떼가 도로를 벗어날 때까지 기다려준다.


로탕패스 오르는 길,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

비아스(Beas)강이 흘러내리는 계곡은 깊다.

그 뒤쪽으론 눈 덮인 산맥이 뻗었다.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솔랑 계곡(Solang Halla)으로, 우회전하면 로탕 패스로 나뉜다. 솔랑 계곡 4km, 로탕 패스 42km라는 표지판이 높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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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탕패스와 솔랑계곡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대형 교통표지판이 서 있다.)

 

솔랑 계곡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패러글라이딩의 출발지점인 산꼭대기까진 케이블카가 놓여있다.

또 히말라야트래킹 시작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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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랑계곡 원경.)

 

로탕 패스(Rotang Pass)로 가는 도로는 코티(Kothi)마을 삼거리 지나면서부터 바로 굽고 꺾이고 휘어지기 시작한다.

수십 겹 사릿길의 시초다.

계곡 건너편 산자락엔 층층이 다랑이 밭이 산 위쪽으로 이어졌다.

밭엔 하얀 꽃이 핀 푸른 작물이 심겼다.

아마 감자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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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탕패스 오르는 첫 동네 코티마을.)

 

계곡으로 난 도로는 포장길이다.

그러나 겨울철엔 얼고 봄이면 녹는 곳이라 산사태가 잦다.

또 대형트럭의 통행량이 많아 포장부분이 파손되어버려 자갈길이나 마찬가지다.

군데군데 움푹움푹 패였거나 돌무더기가 튀어 올라 빨래판을 방불케 한다.

자동차에 앉은 게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을 연상시켜준다.

 

계곡이 점점 깊어지면서 주위 산은 점점 높아진다.

3.500여m에 달하는 산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계곡 위쪽은 거대한 암반이나 푸른 골짜기를 이루며, 그 위론 몇 아름드리 히말라야전나무 군락지대가 펼쳐진다. 그 위쪽 8부 능선부터 정상부분까지는 바위덩어리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8부 능선부분엔 희끗희끗 눈을 이고 있는 설산연봉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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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곡 위쪽으로 암반, 그 위에 히말라야전나무 군락지, 그 위쪽이 정상부분이다.)


호수주변 노랑 텐트촌엔 관광객 붐벼

열 겹 이상의 사릿길을 오르자 앞쪽엔 대형화물트럭이 고장이 나 서있고, 맞은편에선 탱크롤리가 내려온다.

하는 수 없이 짚을 세운다.

일행도 하차해 용변을 해결한다.

아래쪽 푸른 골짜기엔 두 채의 텐트가 처졌고, 그 사이에 수백 마리의 양떼가 바위틈에서 쉬고 있다.

또 오색 룽다를 세워둬 티베트인 목부가 있는 곳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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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 틈에 흰양떼가 쉬고 있다. 목부의 텐트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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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트럭과 버스 등이 로탕패스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내려오고 있다.)

 

일부 위험한 가파른 굽잇길 도로변엔 시멘트난간이나 돌난간 대신 두텁고 높은 돌무더기를 쌓아 자동차추락 사고를 예방하는 장치를 해두었다.

대형트럭과 탱크롤리, 버스 등이 연신 반대편에서 내려오면서 먼지를 일으킨다.

차량이 스칠 땐 아찔아찔한 순간도 맞본다.

도로에서 떨어지면 수 백길 낭떠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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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량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돌담을 쌓았다. 대형트럭들이 손톱 크기보다 작게 보인다.)

 

50여 분을 올랐다. 맞은편 산 8부 능선에서 시작된 시원한 물줄기가 아래로 계속 내리뻗으면서 군데군데 폭포를 이룬다.

참 장관이다.

이 물줄기 동무삼아 한참이나 달린다.

도로엔 관광객 태울 말떼가 빈 몸으로 가볍게 오른다.

시즌 땐 관광객이 타고 온 차로 이 도로가 꽉 막히기 일쑤라 차에서 내려 말을 타고 로탕 패스 정상으로 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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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들이 빈 몸으로 로탕패스로 오른다.)

 

폭포를 이루는 물줄기 시작점을 눈 아래에 둔 높은 지점(해발 3.500m)에 이른다.

양쪽 높은 산이 비탈을 이룬 골짜기, 그 골짜기를 막은 조그마한 호수주변에 휴게소가 자리했다.

휴게소는 거의 노란 텐트촌이다.

5색 깃발 내걸어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관광객들이 타고 온 차량들이 붐빈다.

텐트촌 뒤쪽엔 희끗희끗 눈을 인 고봉들이 흰 구름과 어깨동무를 하고.

휴게소를 들리지 않았기에 마히(Marhi)라는 곳인지 여부도 알지 못한다.


만년설 덮인 거대한 히말라야 주능선이...

이 휴게소 휘돌아 감아 오르니 흰 바위가 듬성듬성 퍼진 펑퍼짐한 풀밭둔덕이 나타난다.

바위틈 풀밭엔 안장 벗은 말들이 한료(閑廖)히 맛있는 풀 뜯는다.

해발 3.600m 고원의 그 풀밭엔 앙증맞은 연자주 꽃 피운 야생초가 지천으로 깔렸다.

아침 햇살 받은 이 야생화는 능성이쪽으로 산불처럼 번지는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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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그마한 산간 호수변에 휴게소가 자리했다.)

 

지프 앞엔 한 대의 트럭이 낑낑댄다.

이 높고도 험한 사릿길에도 트럭엔 짐칸 난간에 걸터앉거나 덮개지붕 위에 앉아 호사를 하는 현지인들도 있다.

도로는 우불꾸불 휘어진 계곡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몇 구비 돌아 오르니 호수변의 그 휴게소가 발아래 펼쳐진다.

또 도로변엔 30여 호가 모인 산간마을이 웅크린다.

이 마을이 ‘네루쿤드’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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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모르는 노랑색 꽃을 피운 야생화가 이 고지대에 지천으로 늘렸다.)

 

지그재그주행 중 도로변 산비탈에 피어난 노랑 야생화꽃밭이 용케도 잡힌다.

그러고 보니 연자주 꽃 야생화 풀밭과는 반대편 비탈이다.

눈 녹아 흘러내린 물이 야생화를 싱싱하게 키워낸다.

또 그 물은 도로를 적셔 진흙탕 길을 만든다.

진흙탕 길은 한참을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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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녹은 물이 도로를 진창으로 만들었다.)

 

래쪽 살펴보니 몇 십 겹 사릿길에 꼬무락대는 자동차행렬이 아스라이 찰랑댄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자동차행렬의 간격이 점점 더 좁아진다.

이 언덕 오르는 시발점삼거리에서 1시간 30분만에야 겨우 멀리 만년설 덮인 거대한 히말라야주능선이 시야를 채운다.

그 앞쪽 나무가 자라지 않고 키 작은 풀밭이 이어진 산맥 곳곳 골짜기엔 빙하덩이가 허옇게 붙어있고, 눈 쌓인 둔덕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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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하가 계곡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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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덩이를 깍아 통행이 가능토록 했다.)

 

드디어 도로가 빙하덩이 속을 지나기도한다.

위쪽 처다 보니 아직도 능선은 까맣다.

7 ~ 8겹 사릿길을 돌아야 닿을 수 있다.

또 한 계곡엔 거대한 빙하덩이가 겨우 도로를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길 위쪽 계곡엔 얼음덩이가 녹아 흐른 물이 작은 폭포를 이룬다.

차 세워 이곳에서 사진촬영에 열 올리는 관광객도 많다.


 

 

오늘은 블로그에 사진 올리는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몇 번이나 올려 '등록'을 클릭하면 사진은 사라지고 없어지고 맙니다.

한 장 올려놓고 '등록'을 클릭해보니 바로 올라갑니다.

이 같은 상황이라 많은 사진은 올릴 수 없습니다.

몇 장 올려놓고 '등록'을 클릭하면 20분 이상 걸리니깐 말예요.

제 컴퓨터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조블'에 이상이 있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이 글과 사진 올리는데 무려 다섯 시간이 걸렸으니깐요. ^^*

 

 

아니, 이 글과 사진 24장, 그리고 배경음악을 까는데는 꼬박 하루가 걸렸습니다.

마침 지난 밤 과음으로 인해 하루 종일 빈둥대며 시간을 보냈기에 가능했습니다.

'조블'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면 빨리 대책을 세워주실 걸 기대해 봅니다.

이웃님들게 제 때 사진과 음악을 드리지 못한 점 사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