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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의문의 폭음’의 정체는 바로…

화이트보스 2011. 2. 17. 16:18

남양주시 ‘의문의 폭음’의 정체는 바로…

중앙일보 | 이지은 | 입력 2011.02.17 14:43 | 수정 2011.02.17 15:41

 




[중앙일보 이지은] "쾅!"

'의문의 폭음'은 바로 이 소리였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2리. 이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음이 들려 주민들이 불안해했다. 벌써 24일째다. 지난 1월 중순쯤 화도읍 스키장 인근 마을에서 '쾅'하고 폭음이 들렸다고 한다.

주민들은 땅굴을 파는 것으로 의심해 군(軍) 부대에 신고했다. 그러나 현장을 조사한 군은 아무런 흔적도 찾지 못했다. 남양주시는 이 일대엔 폭음을 낼만한 설비를 갖춘 공장이나 공사 현장이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 '북한 땅굴설'도 제기된 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하에서 발생한 소리가 아니다"라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도대체 이 소리, 정체가 무엇일까. 이 사건을 추적해 보았다.

◇남양주시 환경보호과 엄태호 주무관. 이번 사건 담당자다. 그는 지난 11일 '현장음'을 잡았다.

-폭음을 직접 들은 것은 언제인가.

"지난주 금요일 오후 3시쯤이었다. 주민의 신고가 잇따라 화도읍에 갔는데 폭음이 '쾅' 하고 들렸다. 다행히 녹음을 하고 있어 폭음을 잡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폭음이 발생했나.

"주민 신고는 지난 1월부터 있었다. 지금까지 60여 번 울렸다."

-일정한 간격이 있나.

"매우 불규칙하다. 주민들의 말에 따라 폭음 시간대를 분석하니 초기엔 아침 6시경과 저녁 9시경이 많았다고 한다."

-소음도는.

"녹음된 것은 82데시벨이다. 암반을 발파할 때보다 더 크다."

-현재 폭음 진원지는 좁혀졌나.

"처음엔 울림 현상때문에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찾아낼 수 없었다. 3일 전부터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와 함께 폭음을 분석하고 있다. 묵현2리를 중심으로 반경 50m까지 그려놓은 상태다."

-'땅굴설'이 나왔는데 가능성은.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는 지하에서 나오는 소리는 아니라고 했다. 대형 설비가 작동하면서 내는 소리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17일 오전,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의 이상재 교수(상지대 환경공학부)에게 폭음 원인을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이 교수는 소음의 원인으로 '13년 된 낡은 보일러'를 지목했다.

-원인이 나왔나.

"결론은 나왔는데…. 오늘 오후 폭음을 한번 더 듣고 최종 확인을 해야 한다."

-어떻게 결론을 내릴 예정인가.

"녹음된 시료를 분석한 결과 묵현2리에 있는 주택 두세 곳에서 폭음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낡은 가스 보일러가 작동하면서 배출구에서 나온 순간적인 소리인 것 같다. 가장 유력한 곳이 13년 된 가스보일러를 갖고 있는 노부부의 집이다. 하지만 소음측정장비를 가지고 직접 그곳에서 들어봐야 알 수 있으므로 현재로선 100% 장담하기 힘들다."

-꽤 큰 소리였을텐데 집 주인 또는 옆집 주민이 감지를 못했나.

"보일러 배출구는 집 안과 반대 방향으로 설치돼 있어 소리의 파장이 밖으로 분출됐을 것이다. 노부부라 민감하게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 옆집 주민이 신고를 하긴 했는데 보일러 폭음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그대로 두면 위험하지 않나.

"폭음이 여러 차례 계속되면 가스보일러 본체가 폭발할 위험이 있다. 만약 폭음의 원인이 노후화된 보일러로 확정되면 시급히 교체해야 한다."

이지은기자 jelee@joongang.co.kr

▶이지은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msn.com/jele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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