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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공채업무’ 왜 갑자기 시로 갔나

화이트보스 2011. 11. 9. 16:30

광주환경공단 ‘공채업무’ 왜 갑자기 시로 갔나

등록 : 201111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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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태 시장 “예산 낭비” 질책에 대행사와 계약 파기
절약분 480만원…“인사권 침해·측근 심기 꼼수” 비판

광주환경시설공단은 지난 9월 초순 공신력 있는 채용전문기관에 맡겨 직원 8명을 공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공단은 이런 내용을 감독기관인 광주시 환경정책과와 공기업담당에 사전 보고했다. 이어 지난달 4일 9명으로 짜인 공단 인사위원회를 열어 외부공채 방안을 통과시켰다. 기능이 같은 인천·대구·대전·부산 등지 환경공단 4곳은 3년 새 전문기관을 통해 공채를 시행한 사례가 있었다. 더욱이 광주시 산하 공기업인 광주도시공사도 지난해 5월 같은 방법으로 10명을 뽑은 적이 있어 걸림돌은 없어 보였다.

공단은 지난달 11일 서울의 커리어넷과 채용대행 계약을 맺었다. 1870만원에 행정·환경·기계·전기 등 4개 직렬의 직원 8명을 뽑는 절차를 대행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커리어넷은 지난달 17~28일 누리집과 우편으로 지원서를 받았다.

원서접수가 한창인 지난달 24일 강운태 광주시장이 공단 이사장을 불러 “외부공채는 예산 낭비”라는 뜻을 전했다. 이후 사흘 만에 공단은 커리어넷과의 계약을 파기했다. 770만원을 받은 커리어넷은 지원자 114명 중 76명을 서류전형 합격자로 뽑아주고 채용에서 손을 뗐다. 커리어넷 쪽에선 “한해 공공기관과 중견기업 40~50곳이 채용대행을 맡기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전했다.

공단은 곧바로 광주시가 이후 절차인 필기·인성·면접 등을 대행하도록 새 계약을 맺었다. 공단은 대가로 광주시에 620만원을 건넸기 때문에 대행자를 도중에 바꿔 아낀 예산은 480만원이었다. 대신 문항 수는 전공 50개, 영어·상식 25개씩에서 3과목 두루 20개씩으로, 출제방식은 5지 선다에서 4지 택일로 바뀌는 등 변별력이 떨어지게 됐다.

공단 인사위원 ㄱ씨는 “시가 공단의 채용을 맡으면 면접위원 선정, 면접고사 평점, 합격자 결정 등을 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절차가 흠결 없이 진행중인데 굳이 공채 업무를 광주시로 가져간 것은 공단의 자율성과 인사권을 침해하는 무리수”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잡음 속에 광주시는 20일 오전 광주 동성중에서 필기시험을 치르고 다음달 2일 면접을 거쳐 12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무원 ㄴ씨는 “공단 한해 예산이 374억원인데 시장이 1870만원짜리 외부공채를 두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게 아무래도 수상쩍다”며 “사전 보고를 받은 담당 부서는 가만히 있는데 뒤늦게 시장 측근이 개입해 선거를 도왔던 인사를 심으려고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 시장은 이에 대해 “시에 교육고시계가 있는데 외부에 용역을 줘서 시정하도록 했다”며 “선거캠프 인사를 심으려 한다는 의혹은 근거 없는 억측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