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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홍 대표는 최근 강연에서 “당의 취약점은 치열함과 절박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이지만 그 자신부터 말 따로, 행동 따로다. 야권이 ‘매국노’라고 하는데 “매도하지 말라. 우린 애국을 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왜 치열하게 싸우지 못하는가. 비준안 처리에 대해 왜 떳떳하게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 건가. 민주당을 더 열 받게 하면 장외투쟁이 길어지고, 새해 예산안 처리도 지연될 거라는 걱정에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여당의 태도는 유약하고 비겁해 보인다.
이런 한나라당이 무슨 수로 믿음을 얻겠는가. 한·미 FTA가 국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이들조차 실망하고 있지 않은가. 한나라당은 왜 망가지고 있는가. 혼(魂)이 없고 정신이 초라하기 때문이다. 혼이 없으니 뭘 지켜야 할지 모르고, 정신이 빈약하니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도 당당하지 못한 것 아닌가. ‘안철수 현상’ 앞에 우왕좌왕, 혼비백산하는 건 넋조차 빼놓았기 때문 아닌가. “안철수 신당이 생기면 그리 갈 여당 의원들이 있을 것”이란 말이 오죽하면 당내에서까지 나왔겠는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요즘 모습은 또 어떤가. 한마디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이다. ‘당이야, 동료야 어떻게 되든 나만 살면 그만이다’는 식이다.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치열하게 모색하기보다 지역구 곳곳을 ‘바짓가랑이에서 비파소리 나듯’ 바삐 돌아다니며 표를 챙기는 게 실용적이라고 생각하는 이가 다수다. 양로원·경로당을 돌며 노인들에게 발 마사지를 해주는 수도권 의원, 외국 유학 시절의 경험을 얘기하며 ‘비장의 공부법’을 학부모·학생들에게 무료로 가르쳐주는 소장파 의원, 자정 넘어서까지 호프집 등을 돌며 체력을 과시하는 나이 많은 중진 의원 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각자도생즉(卽)망(亡)’이다. 혼자 살 궁리만 하다가는 공멸한다는 얘기다. 의원들이 지역활동을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전국에, 수도권에, 광역지역권에 반(反)한나라당 바람이 불면 소지역에서 다진 표는 한순간에 날아가버린다. 그러니 ‘큰 바람’을 일으켜 ‘큰 민심’을 잡는 게 지역구에 매달리는 것보다 중요하다. 당이 정말로 달라졌다는 걸 보여줘야 의원 개개인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빈축만 사는 일을 시리즈로 하면서 ‘반한나라당 정서’를 스스로 키우고 있으니 한심하지 않은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에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비서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사이버테러를 가한 걸로 드러났다. 그러자 홍 대표는 “당이 직접 관계된 일이 아니니 공식 대응을 하지 말라”고 했다. 당원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책임질 생각은 하지 않고 당과 자신에게 불똥이 튀는 것부터 막겠다는 ‘각자도생’의 본능을 표출한 것이다. 이런 이기심과 무(無)개념이 여당에 고루 퍼져 있으니 이 당에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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