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핵연료 재처리시설

1년 전부터 '유령 도시'된 마을, 이유 알고보니

화이트보스 2012. 2. 27. 10:23

1년 전부터 '유령 도시'된 마을, 이유 알고보니

  • 미나미소마(南相馬)=차학봉 특파원
  • 입력 : 2012.02.27 03:02 | 수정 : 2012.02.27 09:55

    본지 특파원, 후쿠시마 원전서 14㎞ 떨어진 마을까지 진입
    방사선, 도쿄의 100배… 처박힌 차·무너진 집 아직도 그대로

    차학봉 특파원
    25일 오전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미나미소마(南相馬) 시청에서 후쿠시마 원전 방향으로 자동차를 10여분 달리자 경찰이 막았다. 후쿠시마 원전 반경 20㎞ 이내 지역 출입을 막는 검문소였다. 원칙적으로 허가를 받지 않으면 출입은 금지돼 있다. 하지만 통행 허가증이 있는 현지 주민 차를 타고 있어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었다.

    이 지역은 방사선 수치가 높아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금단의 땅'이다. 지난해 3월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과 쓰나미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가 폭발하면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기 시작한 이후 이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됐다.

    원전에서 10~20㎞ 거리에 있는 미나미소마시 오다카(小高)구로 들어섰다. 오다카는 쓰나미, 지진, 원전 3중 피해를 한꺼번에 당한 곳이다.

    자동차가 후쿠시마 원전 쪽으로 더 다가가자 방사선 수치가 급격히 치솟기 시작했다. 원전에서 약 14㎞ 지점까지 가자 방사선 측정기의 수치는 6~7마이크로시버트(μ㏜)까지 치솟았다. 도쿄(0.05~0.07마이크로시버트)의 100배나 되는 수치이다. 장기간 노출되지 않으면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하지만 기자가 당황해 보호 장구를 착용하려 하자 동행한 주민은 "이 정도는 아주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피난을 간 주민들도 집에 남겨두고 간 귀중품이나 가재도구를 가지러 가끔 이 지역을 찾아오곤 한다. 이 주민은 "숲으로 들어가면 20마이크로시버트가 넘는 곳도 많다"면서 "원전 주변 지역에서 측정한 적이 있는데 측정 한계치(1000마이크로시버트)를 넘었다"고 했다.

    마을엔 3·11 대지진과 원전 폭발 사고 직후 시간이 그대로 얼어붙은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벌판에는 1년 전 쓰나미에 휩쓸려 떠내려온 승용차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각종 중장비가 붉은 녹을 뒤집어쓴 채 벌판에 방치돼 있었다. 한 주택 거실엔 쓰나미에 떠밀려 들어온 자동차가 거꾸로 처박혀 있었다.

    쓰나미에 휩쓸려 온 차량들… 1년전 모습 그대로… 지난 25일 일본 미나미소마(南相馬)시 오다카(小高)구의 눈 덮인 벌판에 버려져 있는 차량들. 지난해 3·11 일본 대지진·쓰나미 때 휩쓸려 내려온 차들이 1년 전 모습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일본은 2만명 가까운 인명 피해를 낸 3·11 대지진 발생 1년을 앞둔 현재 많은 부분을 복구했지만, 그때의 충격이 곳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 /차학봉 특파원

    오다카구 주민 1만2000여명은 원전 사고 이후 전국으로 흩어져 1년째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사망 1만5860명, 행방불명 3282명 등 2만명 가까운 인명 피해를 낸 3·11 대지진의 흔적은 빠르게 복구되고 있다. 하지만 원전 주변 지역 피난민 15만여명은 자기 집으로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대낮에도 전등 켜진 점포, 문 두드렸더니… 미나미소마(南相馬)=차학봉 특파원
    사고 원전 반경 20km내 단 1명뿐인 거주자, 대체 무슨 사연? 나미에마치(浪江町)= 차학봉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