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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망신 당한 김정은, 군사도발·3차 핵실험 가능성"

화이트보스 2012. 4. 14. 10:26

"국제망신 당한 김정은, 군사도발·3차 핵실험 가능성"

  • 이용수 기자

  • 김진명 기자
  • 입력 : 2012.04.14 03:07

    북한은 13일 광명성 3호의 궤도 진입 실패 사실을 발사 4시간여 만에 이례적으로 시인하면서 겉으로는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지도부는 초상집 분위기일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이번 발사에 부여해온 의미가 워낙 큰 탓이다.

    [군사도발하나?] 우리軍 "사이버 테러·도심 테러도 대비"

    북한은 광명성 3호 발사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첫 업적으로 삼을 작정이었다. 지난 7일자 노동신문은 "선군 조선은 인공위성 발사국이라는 존엄 높은 이름을 무변광대한 우주에 빛나게 아로새길 것"이라며 "조선의 국력이 온 우주를 진감(震撼·울려 흔듦)할 것"이라고 선전했었다.

    그러나 이날 광명성 3호를 실은 은하 3호 로켓이 발사 1~2분 만에 공중 폭발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더구나 김정일 유훈(遺訓) 관철을 이유로 영양지원 24만t을 받을 수 있었던 2·29 미·북 합의까지 깨버린 마당이라 대외적인 수모감도 극에 달하게 됐다.

    북한 지도층 일부는 김정은의 리더십에 의심을 품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은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 우리 측에 대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방연구원 백승주 박사는 "미사일 발사 실패 후,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무력 도발을 일으키는 것은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축하 기간이 끝난 뒤엔 언제든지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국가 기간시설에 대한 사이버 테러, 도심 테러 등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3차 핵실험은?] 준비 거의 마쳐… 협상카드로 활용 관측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함께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려온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할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 미사일(대포동 2호) 발사 석달 만인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2009년 4월 5일 미사일(광명성 2호) 발사 다음달인 5월 25일에 2차 핵실험을 했다. 현재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서 1~2주 안에 핵실험을 할 수 있게 준비를 마친 상태다. 북한은 핵실험을 위해 새 갱도를 1㎞ 가까이 파고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 핵실험을 위한 장비 설치를 마친 후, 토사로 다시 메우면 모든 준비가 끝나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항상 쌍(雙)으로 실시한 점을 감안하면 3차 핵실험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며 "다만 미사일 발사 실패가 핵실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점치기 어렵다"고 했다.

    한양대 김경민 교수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조만간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유엔 안보리가 강력한 대북 제재를 추진한다면 북한은 이를 핑계로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응 추이를 봐 가면서 핵실험 시기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핵실험은 북한이 국제사회에 내보일 수 있는 하나의 협상 카드"라며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으니 핵실험 카드는 더 아껴 써야 하고 성급하게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대화로 유턴?] 中과 교류 강화… 對美 관계개선 나설수도

    장거리 미사일은 북한이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쥐고 있던 카드였다. 그러나 발사 실패로 카드를 잃은 북한이 자세를 낮추고 대화의 손짓을 해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견해도 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내부 사정으로 미사일은 발사했지만 우리와 계속 협상하면 3차 핵실험은 안 할 수 있다'며 미국에 다시 접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실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미사일 발사 계획 발표 후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입장을 설명하고 발사 후 상황의 제어 방안을 토의하기 위해 빠른 시기에 베이징이나 다른 곳에서 만날 용의가 있다"는 편지를 보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도 화가 나긴 했지만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마당에 작심하고 북한을 때리긴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2·29 합의 복원을 통해 6자회담 재개의 수순으로 일이 풀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미국과 틀어졌다는 것이 더 분명해지면 북한이 매달릴 곳은 중국밖에 없다"며 "그간 김정은은 중국이 계속 초청해도 가지 않았는데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로 김정은 방중 등 북·중 고위급 교류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