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통합진보 비주류(PD계열) "당권파(NL계열 경기동부연합), 종북노선 수정하라"

화이트보스 2012. 4. 19. 13:57

통합진보 비주류(PD계열) "당권파(NL계열 경기동부연합), 종북노선 수정하라"

  • 황대진 기자
  • 박국희 기자
  • 입력 : 2012.04.19 03:09

    29일 全大 앞두고… NL 대 PD 4년 만에 '종북 2라운드'
    '北미사일' 놓고 입장차 뚜렷 - 北비난 없는 당권파 논평에 노회찬 "눈 가리고 아웅"
    '당권다툼' 비화 조짐 - 권영길 "당권파 패권주의"… 심상정, 당권파 겨냥… "北관련 사안 편향적 인식… 권력 있는 만큼 책임져야"

    통합진보당 전당대회(29일)가 다가오면서 진보당의 고질(痼疾)이라고 할 수 있는 '종북(從北)' 문제를 둘러싼 노선 투쟁이 재연되고 있다. 심상정·노회찬 당선자 등 진보신당 출신들이 노선 수정을 요구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이달 29일 전당대회와 다음 달 19일 당 대표 선출 일정과 맞물려 증폭될 전망이다.

    2008년 종북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으로 심·노 당선자 등이 탈당해 진보신당을 창당한 데 이은 '종북 2라운드'다.

    ◇종북 논란 2라운드

    갈등의 직접적 계기는 지난 13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였다. 당일 우위영 대변인은 "미국을 비롯한 유엔안보리의 제재 일변도 방식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북한을 비난하는 내용은 없었다.

    이에 노회찬·심상정 당선자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노 당선자는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로켓 발사를) 무조건 군사도발로 몰아붙이는 것도 문제지만 인공위성이라고만 얘기하는 것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당으로서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을 풀어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우 대변인의 논평과 많이 달랐다.

    심 당선자는 17일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은 실용위성이라고 강조했지만 그 로켓이 핵의 탑재를 가능케 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심 대표는 경기동부연합으로 지칭되는 당권파를 겨냥, "일정하게 북한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편향적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고도 했다.

    ◇당권 투쟁으로 확대 가능성

    종북을 둘러싼 노선 투쟁은 향후 당권 다툼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당의 원로 격인 권영길 의원은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권파의 '패권주의'를 언급하며 당권 투쟁에 불을 붙였다. 권 의원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말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진보당이 노동자를 배신했다. 이는 범연합정파(경기동부연합과 광주전남연합, 즉 당권파를 지칭)의 패권주의가 만들어 낸 과욕의 결과였다"고 했다. 민노당 시절부터 강세를 보였던 울산·창원 등지에서 패했고, 이는 노동세력을 중심으로 한 PD계열이 당내에서 외면당한 결과라는 얘기였다. 권 의원은 "이정희 대표가 '영남권 상실이 뼈아프다'고 했지만 그것은 언론용"이라면서 "통합진보당은 새누리당 이상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심 대표도 이날 당권파를 겨냥, "권력이 있는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신들의 활동을 가시화하고 책임에 노출하고…그것이 통합진보당이 대중 정당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경기동부연합 등 당권파가 그동안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심 대표는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고민 중이다.

    통합진보당은 현재 범경기동부연합과 울산·인천연합 등 NL(민족해방·범주사파)계열과 노회찬·심상정 등 PD(민중민주)계열, 유시민 공동대표의 국민참여당 계열 등의 정파로 이뤄져 있다.

    당권파와 비주류는 우선 2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당헌·당규·강령 개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일 전망이다. 진보당 관계자는 "한 사람의 신념이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처럼 그런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세력화되어 있으면 스스로 바꾸고 싶어도 잘 안 되는 것"이라면서 "수권정당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종북은 곧 깨질 문제"라고 말했다.

    ☞NL·PD

    NL은 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 계열의 좌파 운동세력으로, 주체사상을 떠받든다는 이유 때문에 ‘주사파’로도 불린다. 1980~90년대 운동권의 주류였고, 옛 민노당의 다수가 NL 계열이다. NL과 경쟁 관계인 PD는 민중민주(People’s Democracy) 계열 운동권 세력으로, 무산(無産)계급 중심의 사회주의 노선에 좀 더 충실해지자는 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