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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와 '김대중 단일화' 때처럼…

화이트보스 2012. 9. 13. 11:05

문재인, 안철수와 '김대중 단일화' 때처럼…

  • 황대진 기자
  • 김진명 기자
  • 입력 : 2012.09.13 03:03 | 수정 : 2012.09.13 04:41

    이목희 선대본부장이 밝힌 文의 단일화 전략
    文의 3가지 원칙 - 安원장의 동의, 국민에 감동, 민주당 내부의 공감…
    공동 예비내각·정책협약 만들자는 말도 캠프에선 솔솔
    安측은 무대응, 야권 전망은 - "합의로 민주후보 밀어줄거면
    굳이 출마할 필요가 있겠나… 단일화 룰 다툼 치열할 것"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가 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지역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뒤 두 주먹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남강호 기자 kangho@chosun.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가 가시화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되는 문재인 후보 측의 단일화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12일 "단일화 방법은 A에서 Z까지 모두 열려있다"면서 "다만 안 원장 측이 동의할 수 있는 방법,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 당 내부가 공감할 수 있는 방법 등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중 문 후보 측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그 때문에 내심 '대결'보다는 '담판'에 따른 단일화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김대중·김종필 후보 단일화 때처럼 협상으로 공동 정부를 구성하고 둘 중 한 사람은 아예 대선 출마를 하지 않는 그림이다. 문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우호적인 협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문 후보와 안 원장 간에는 '신뢰'가 이미 형성돼 있다"며 "경선을 통하든 협의를 통하든 우호적 단일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후보 측은 실제로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목희 공동 선대본부장은 12일 본지 통화에서 "안 원장과 단일화를 담판·협의로 진행해서 성사될 확률이 경선을 치를 확률보다 높다고 본다"며 "협의를 통한 단일화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문 후보와 안 원장 간) 어떤 역할 분담을 말하기는 어렵고, 안 원장이 출마 선언을 한 이후에 얘기를 해보고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상세히 알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이를 위해 '공동 섀도캐비닛(예비내각)'을 꾸리고 '공동정책협약'을 만들자는 얘기도 나온다. 양측의 합의 아래 공동 정권에 참여할 사람들을 대선 전에 미리 밝히고, 5년 동안 추진할 공동정책집도 만든다는 것이다. 문 후보가 경선 초반 "(집권할 경우)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시민과 공동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시민공동정부론'을 들고 나온 것 역시 이런 방식의 연대를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안 원장 측이 동의할지 여부다. 안 원장 측은 "출마 선언도 안 한 상태"라며 단일화 방식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출마를 택할 경우는 어떤 식으로든 승패를 보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야권 관계자는 "합의로 민주당 후보를 밀어줄 거면 아예 불출마를 하고서 돕지 굳이 출마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 경우 양측은 경선 룰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안 원장 측 핵심 관계자는 "안 원장은 의지가 확고하다"며 "국가 비전을 놓고 건전한 경쟁을 하고 국민의 판단을 받으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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