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03 03:03
[전문가 10명에게 물어보니]
4명은 "효과 있다" - 야권 뭉치는 시너지 효과…
여론조사서 새누리 후보보다 단일후보 지지도 항상 높아
4명은 "효과 없다" - 야권 선거 때마다 써먹어
국민들 단일화 피로감 쌓여… 예정된 이벤트는 감동 못줘
야권(野圈)에서는 후보 단일화가 승리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아니다'는 얘기도 내부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정치학 교수, 여론조사 전문가, 정치평론가 등 10명에게 단일화 효과에 대한 전망을 물었더니, 긍정적인 답변이 4명, 부정적인 답변이 4명, '경우에 따라 다르다'는 응답이 2명으로 나타났다.
◇"야권 뭉치는 데 시너지 효과"
단일화 효과가 '있다'고 보는 쪽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새누리당 후보보다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는 점을 꼽는다. 지난 29일 KBS·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 지지율이 50.8%,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36.5%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를 물어도 늘 '정권 교체' 쪽 응답이 높다"며 "보수 진영이 분열 상태인 것과 달리 문·안 후보 간 단일화에 이어 진보 진영이 똘똘 뭉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 뭉치는 데 시너지 효과"
단일화 효과가 '있다'고 보는 쪽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새누리당 후보보다 야권 단일 후보 지지도가 높게 나타나는 점을 꼽는다. 지난 29일 KBS·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후보 지지율이 50.8%,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36.5%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를 물어도 늘 '정권 교체' 쪽 응답이 높다"며 "보수 진영이 분열 상태인 것과 달리 문·안 후보 간 단일화에 이어 진보 진영이 똘똘 뭉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 장수마을에서 주거복지 정책을 발표한 뒤 동네 주민을 만나 몸을 숙인 채 말을 듣고 있다. /조인원 기자

◇단일화 피로감
일각에서는 '단일화 피로감'이 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이 선거 때마다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자체가 '선거 공학'이 됐다는 것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권 후보 대(對) 야권 후보 지지를 물었을 때, 10월 초만 하더라도 야권 후보 지지율이 10~15%포인트 앞섰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와 비교하는 전문가도 많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당시 노무현 후보가 바닥부터 치고 올라오는 감동을 만들어낸 데다, 지지층이 겹치지 않았던 정몽준 후보의 힘이 보태져 시너지가 있었다"며 "문·안 후보의 단일화는 어떤 정치적 이벤트를 만들기도 어렵고, 규정 협상에서 감동을 주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2002년에는 11월에 처음 단일화 논의가 나왔지만, 문·안 후보의 단일화는 사실 작년 10월 안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하면서부터 예정돼 있던 것이라 이벤트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노무현+정몽준'의 조합이 2가 아니라 1.7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면, '문재인+안철수'의 조합은 1.4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현재 두 후보 지지율에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 후보가 거제, 안 후보가 부산 출신으로, 지역적인 지지층 보완 효과도 적다"고 했다.
◇'어떤 명분이냐'가 중요
이철희 두문전략정치연구소장은 "단일화 자체가 마법의 약은 아니다"며 "어떤 모양과 명분으로 합쳐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박 후보를 이기기 위한 정치공학적 차원의 단일화라면 효과가 없을 것이고, 정권교체를 넘어 새 정치에 대한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연합이라면 상당히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