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6.04 03:05
버냉키, 프린스턴大서 졸업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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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프린스턴대학 예배당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축사를 마친 뒤 예배당을 떠나는 모습. /AP 뉴시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2일 프린스턴대학 졸업식에서 '인생의 10가지 교훈'이라는 주제로 축사를 했다. 경제 현안 말고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그가 사회에 진출할 졸업생을 위해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그동안의 깨달음을 꺼내놓은 것이다. 그는 1985~2002년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버냉키는 "삶이란 무엇을 먹을지 모르는 초콜릿 상자"라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대사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10여년 전 어떻게든 교수 회의에서 빠지려고 궁리하던 차에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와 연준에 오라고 했다"며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경이로움"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또 "부모님께 자주 전화하라"고 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제 막 졸업하는 여러분도 언젠가는 아이들한테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싶어 할 때가 온다. 누가 대학 등록금을 내줬는지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친구가 말하길 '세 자녀를 모두 아이비리그에 보내는 건 매년 새 캐딜락을 사자마자 절벽으로 밀어 떨어뜨리는 심정'이라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의 전공인 경제학에 대해서는 "미래를 예측하긴 어려운 도구지만, 비(非)논리적 판단을 피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돈이 별것 아니라고 말은 못 한다"면서도 "당신이 돈에 목숨 거는 세상의 많은 이와 다르다면 돈은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 내가 드린 이 모든 제안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얼마나 행동에 옮기느냐에 따라 그 값어치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내년 1월 연준 의장 임기가 끝나는 그는 "얼마 전 프린스턴대에 복직을 문의했더니 '이미 능력 있는 지원자들이 차고 넘친다'는 답을 들었다"고 농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