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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기술(원전부품 승인기관) 출신들이 부품검증社도 소유… 原電 비리 주도

화이트보스 2013. 6. 4. 10:47

한전기술(원전부품 승인기관) 출신들이 부품검증社도 소유… 原電 비리 주도

  • 호경업 기자
  • 조재희 기자
  • 입력 : 2013.06.04 01:23

    부품제조社 "한전기술이 '선배회사에 검증 맡기라' 압력"

    원전(原電) 3기를 가동 중단시킨 불량 부품에 대한 시험 성적서를 '합격'으로 위조한 새한티이피의 대주주가 원전 부품 승인 권한을 가진 한국전력기술(한전기술) 출신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전기술은 승인 권한을 무기로 부품 제조업체에 부품에 대한 검증을 자신들의 선배들이 대주주로 있는 새한티이피에 맡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고 제조업체 관계자가 주장했다. 부품 검증과 납품 과정이 모두 한전기술 선·후배들의 이권 챙기기로 활용됐다는 말이다.

    3일 본지가 부품 위조 성적서를 만든 새한티이피의 주주 현황을 확인한 결과, 한전기술 출신이 지분의 절반에 육박하는 47%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기술 출신인 고모 전 대표이사가 개인 대주주로 38.38%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역시 한전기술 간부 출신인 남모 감사가 8.6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나머지 주주들도 직간접적으로 한전기술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주요 주주들이 모두 한전기술 출신인 것이다.

    최대주주인 고씨는 1996년 한전기술 품질보증처 부장을 끝으로 퇴사하고, 1999년 국내 검증업체인 새한티이피를 설립했다. 남씨는 1998년 처장을 마지막으로 퇴사하고 2000년 새한티이피에 입사했다. 감사와 대표이사를 역임(1999~2010년)했던 주모씨도 한전기술 출신이다.

    따라서 한전기술 출신이 세운 부품 검증회사가 성적서를 조작하고, 자신들과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깊은 한전기술의 승인 심사를 수월히 통과하는 방법으로 원전 납품 비리가 계속해 일어났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대주주가 한전기술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새한티이피는 일종의 한전기술 출신들의 위장 계열사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새한을 통하면 한전기술에서 승인을 받기가 쉽다"는 소문이 나 있다. 원전 부품 제조사 JS전선 관계자는 "당시 우리가 문제가 된 제어케이블 검증을 새한티이피에 맡긴 것도 한전기술 측에서 강하게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그 문제를 논의한 임원회의 회의록도 있는데 검찰이 압수해 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한티이피는 한전기술 전·현직 직원들이 투자 차원에서 만든 회사라는 이야기는 당시 업계에서 파다했다"고 말했다. 새한티이피 대주주 고씨는 "나는 지분만 갖고 있고 2006년부터 경영에서 손을 뗐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기술

    원자력을 비롯한 발전소 설계와 감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엔지니어링 업체. 1975년 설립돼 2009년 12월 증시에 상장됐다. 최대주주는 한국전력(74.86%)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222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