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7.18 03:02
[김관용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 인터뷰]
지자체 권한 30%·재정 20% 뿐, 갈수록 목 졸리는 기분 들어
영·유아 무상보육 반드시 필요… 국가의 부담률 더 늘려 줘야
수도권 발전이 추풍령에 막혀… 중앙은 비만, 지방은 영양실조
영·유아 무상 보육 확대 시행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복지 예산이 급증하면서 중앙과 지방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세원(稅源)인 주택 취득세율도 낮아지면서 지자체들은 세수 확보 비상도 걸렸다. 16일 서울시청 을지로 별관에서 만난 김관용(金寬容·71)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회장(경북 도지사)은 "우리 지방자치를 지방분권으로 보면 '3할 자치'이고, 재정으로 보면 '2할 자치'에 불과하다"면서 "지방자치라는 열차를 세울 수는 없다. 이제 성년(成年)이 된 만큼 진정한 지방자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3할 자치, 2할 자치'는 무슨 뜻인가.
"지방의 사무 결정 권한을 중앙이 70%, 지방이 30%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분권은 '3할 자치'다. 세입을 보면 국세가 80%, 지방세가 20%를 차지하니까 재정은 '2할 자치'이고. 여기에다 복지 수요는 확대되고, 국고 보조 사업 규모는 커지는데 국가 보조율은 낮아지고. 목이 졸리는 느낌이다."
―'3할 자치, 2할 자치'는 무슨 뜻인가.
"지방의 사무 결정 권한을 중앙이 70%, 지방이 30% 갖고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분권은 '3할 자치'다. 세입을 보면 국세가 80%, 지방세가 20%를 차지하니까 재정은 '2할 자치'이고. 여기에다 복지 수요는 확대되고, 국고 보조 사업 규모는 커지는데 국가 보조율은 낮아지고. 목이 졸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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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16일 지방자치의 미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는“앞으로 지자체의 권한과 재정을 늘려 진정한 지방자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영·유아 보육비가 현재는 국가가 50% 부담하고, 지방이 50%를 부담한다. 하지만 최소한 국가 부담률을 70%까지 올리고 지방은 30%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현실적으로 복지가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곧 예산 매칭을 못 해서 영·유아 보육비를 포기해야 하는 지자체도 나올 것이다."
―그렇다면 영·유아 무상 보육 포기를 제안할 생각은 있나.
"공약을 통해서 국민 동의를 받았으니까 실시해야 한다. 복지 확대에 대해선 지자체도 모두 동의하고 있다. 다만 국민 복지는 우선적으로 국가 사무인 만큼 국가가 부담하는 비율을 더 늘려 달라는 의미다."
―결국 지자체 재정 확충이 문제인 것 같다.
"세원 확보를 위해선 기업 투자 유치를 받아 와야 한다. 거기서 세금이 들어오니까. 그래서 지자체들이 기업 투자 유치에 올인하는 것이다. 기업 모시려는 지자체들의 노력은 처절하다. 거의 전쟁이지. 자다가도 해외로 날아간다. 이는 우리나라 세원 분포가 골고루 안 돼 있고, 수도권에 집중돼서 생기는 문제다."
이 대목에서 그는 '추풍령 효과'라는 말을 꺼냈다. 수도권 발전이 추풍령에 가로막히듯 지방으로 넘어오지 못한다는 얘기다. "재정·금융·문화·교육이 모두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 이게 추풍령 너머로 오질 않는다. 수도권은 비만이 돼 있고, 지방은 영양실조인데, 균형이 깨지는 거다. 근대화 시절인 1970~80년대엔 여수·울산·포항·구미·대덕 같은 지방에서 중화학공업이 시작됐는데, 지금은 그 기업 본사들이 모두 서울로 갔다. (수도권 집중은) 나중에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지방분권을 불안하게 생각하는 정서도 있다.
"지방이 잘못하는 건 의회·언론·주민들이 다 보고 있다. 너무 못 믿어 하지 말아야 한다. 지방분권, 재정, 균형 발전 세 가지가 핵심 화두인데, 지금은 모든 것이 중앙 위주다.
경북도지사인 그는 새마을운동 세계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경북에서 길러낸 새마을 지도자 100여명이 아프리카 국가에 가서 마을을 관리하고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우리가 잘살아서가 아니라 가난을 극복한 소중한 경험을 나누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북은 국민정신을 바꾼 새마을운동의 모델하우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 역점 사업이 지난 1998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경주 세계문화 엑스포'다. 올해는 오는 8월 31부터 9월 22일까지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 경주 세계문화엑스포'로 열린다. 김 회장은 "이제는 선진국 반열에서 우리의 것만 챙길 것이 아니라 문화 협력 패러다임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