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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녹조 4대강탓 악화" vs "과거 더 심한적도 있었다"

화이트보스 2013. 8. 8. 10:22

낙동강 녹조 4대강탓 악화" vs "과거 더 심한적도 있었다"

  • 김성모 기자
  • 대구=노상균(서울대) 인턴기자
  • 대구=김예지(이화여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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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박선주(서울대) 인턴기자
  •  

    입력 : 2013.08.08 03:03

    [환경단체·전문가 녹조 원인 놓고 공방]

    - "洑때문에 녹조 라테"
    "보가 물 가두며 수질 나빠져 하류서 이젠 중상류로 확산"

    - "녹조, 수십년간 있었던 현상"
    "4대강 때문인지 확인하려면 1~2년 더 자료모아 분석해야"

    낙동강 하류는 물론 중상류까지 녹조가 번지고 있었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 5~6일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세워진 보(洑) 가운데 중상류인 칠곡보에서부터 하류 쪽으로 내려가며 달성보와 함안보까지 3개 보 일대를 둘러봤다.

    5일 오후 찾은 중상류 칠곡보는 열린 수문으로 초록빛 물이 콸콸 쏟아졌다. 대구의 낮 기온이 36.6도까지 오른 6일, 달성보에서 13㎞ 정도 떨어진 도동서원 근처 강물은 녹조와 개구리밥 같은 식물류가 어지러이 섞여 한눈에도 탁했다.

     

     

    
	녹조 이달 중순 가장 심할듯… 7일 경남 창녕군 남지철교 일대를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 녹조가 번지면서 이 일대 강물은 본래 푸른 강물의 색깔을 잃고 마치 ‘녹색 강물’이 흐르듯 변해 버렸다. 환경부는 낙동강 녹조 현상이 이달 중순쯤 가장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녹조 이달 중순 가장 심할듯… 7일 경남 창녕군 남지철교 일대를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 녹조가 번지면서 이 일대 강물은 본래 푸른 강물의 색깔을 잃고 마치 ‘녹색 강물’이 흐르듯 변해 버렸다. 환경부는 낙동강 녹조 현상이 이달 중순쯤 가장 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앤타임 신병문

    낙동강의 녹조 현상은 이달 중순쯤 더 심해질 전망이다. 환경부는 "7월 마지막 주 기준 합천 창녕보에서 측정된 남조류 1만8672개는 아직 작년 최고치(물금취수장 1mL당 54만개)의 29분의 1 정도 수준"이라며 "8월 중순쯤 녹조 현상이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6일 국무회의에서 "4대강 사업 때문에 녹조 현상이 심해졌다"고 보고하면서 녹조 현상과 4대강 사업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녹조 라테' 원인"

    녹조는 ①높은 수온 ②강한 햇볕 ③유속 ④조류의 먹이인 물속 인(燐) 총량 등의 영향을 받아 증가한다. 환경 단체나 4대강 반대론자들은 4대강 사업으로 세워진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져 녹조가 번졌다고 설명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이 (4대강 사업 때문에) 거대한 보로 막히면서 '녹조 라테(녹조 핀 물을 비꼬아 만든 말)'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4조원을 들여 오염이 어느 정도 제거됐는데도 녹조 현상이 발생한 것은 (보 때문에) 물이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을 보에 가둬두면서 수질이 악화됐다(부산가톨릭대 김좌관 환경공학과 교수)"는 분석도 있다.

    작년과 올해 낙동강 조류 발생 추이 그래프
    올해는 대구 등 중상류 지역에도 녹조가 번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7월 5주차 대구 칠곡보에는 1mL당 남조류가 5656개 나타났고, 상주보에도 420개 나타났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각각 1만2557개와 860개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절반 이하 수치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조류 출현 시점이 늦기 때문에 8월 중순이 되면 작년 정점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환경부나 환경 단체 등은 전망한다.

    ◇4대강 사업 이전에도 낙동강에 녹조 끼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때문에 낙동강에 녹조가 크게 번졌다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조류학회가 1996년 낙동강 중류(성주대교~현풍)에서 7~8월에 측정한 조사 자료에 따르면, 성주대교 일대 유해 남조류(마이크로시스티스)가 mL당 5만9000개 나왔고, 현풍에서는 27만개 나왔다. 성주대교는 현재 칠곡보와 강정보 사이 지점이고, 현풍은 달성보 인근 지역이다. 4대강 사업 훨씬 이전에도 녹조가 심했다는 것이다. 칠곡보에서는 작년 8월 녹조가 가장 심했을 때에도 남조류 수가 mL당 4만650개 정도였다.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는 2005년 낙동강 중하류의 수질 모형 개선 연구를 하면서 성주대교, 적포교 등에서 남조류를 측정했다. 당시 조사에서 남조류는 최대 mL당 2만258개 나왔다. 2005년에도 녹조는 있었다.

    이 때문에 녹조 원인을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는 전문가도 많다. 경북대 민경석 환경공학과 교수는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주된 원인은 오히려 기후변화일 수 있다"고 했고, 인제대 환경공학과 이진애 학과장은 "녹조 현상은 작년과 올해만 나타난 게 아니라 수십 년간 있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환경 전문가들은 "4대강 사업에 따라 녹조 현상이 일어났는지를 알아보려면 최소한 1~2년은 더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