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의 개념 결혼식
기사입력 2013-09-03 03:00:00 기사수정 2013-09-03 15:09:50

▷이효리는 미국에서 직접 구입했다는 심플한 흰색 드레스를 입었다. 유명 디자이너 제품이 아니라면 미국에서 웨딩드레스는 정말 싸다. 연예인 이효리의 영향력이라면 다이아몬드 티아라를 썼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들꽃으로 만든 화관을 썼고 그 흔한 목걸이조차 걸지 않았다. 그래도 공개된 사진 속 신부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이효리는 여러모로 쿨했다. 작곡가 정재형의 소개로 이상순을 소개받아 만나며 곧바로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이상순이 외모 인기 재력 등 모든 면에서 ‘급’이 맞지 않는다는 수군거림이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인기가 떨어질까 봐 쉬쉬하지도 않았다. 유명 연예인들이 최고급 호텔에서 동료 연예인들에게 둘러싸여 카메라 플래시 속에 결혼식을 치르는 것과는 달리 제주도 별장을 결혼 장소로 택했다. 주례도 없었다고 하니 결혼식이라기보다는 결혼 모임에 가까운 자리였던 것 같다. 이효리 정도의 거물급 연예인이라면 호텔 드레스 가구업체 등에서 수억 원대 협찬이 쏟아질 텐데 거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효리는 이른바 소셜테이너다. 소셜테이너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는 엔터테이너를 말한다. 채식과 유기견 보호는 그의 브랜드 이미지다. 그는 에세이집 ‘가까이’의 인세를 전액 동물보호 단체에 기부했고 위안부 할머니를 위한 활동에도 열심이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지는 것이 싫어 게임 CF나 동물성 음식 CF는 찍지 않는다. 이런 행동이 진영논리에 따라 해석되며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의 내면은 성장하고 있다. 호화 결혼식이 넘치는 세상에서 그의 소박한 결혼이 준 감흥은 오래 기억될 것이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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