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안철수 신당 지지율을 앞섰다.
9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도 지역에서 ‘새정치신당(가칭)’ 지지율은 27%로, 민주당(34%)에 뒤처졌다. 한 달 전에 비해 새정치신당은 18%포인트 급락하고, 민주당은 3%포인트 오른 결과다. 갤럽은 ‘안철수 신당’을 지난해 3월부터 조사에 넣었다. 이후 첫 호남 지지율 역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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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지율도 신당은 하락세였다. 1월 31%에서 2월 25%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른 조사기관의 추세도 같다. 이달 5일 모노리서치 조사에선 민주당(16%)이 신당(14.3%)을 추월했다. 새누리당은 49.4%. 이곳의 지난달 10일 조사에선 새누리당 45.8%, 신당 26.2%, 민주당 12.4%였다.
리얼미터 조사(1월 27∼29일)에서도 신당과 민주당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 새누리당 44.2%, 새정치신당 22.1%, 민주당 11.9%였다. 신당은 일주일 전보다 5.5%포인트 빠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 신당 지지자가 줄고, 의견을 유보하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다. ‘안철수 신당’이 아닌 ‘새정치신당’으로 이름을 바꿔 질문한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본적으론 최대 아킬레스건인 인물난이 지지율에 반영되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6월 지방선거가 1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후보군은 감감무소식이다. 안 의원은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신당이 내놓은 후보는 아무도 없다. 이런 신중모드가 유권자에겐 답답하게 비칠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한 공동위원장은 “물이 찼을 때 배를 띄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이 혼란스러워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장도 “지역을 돌다 보면 민주당 대신 신당을 지지할 테니 빨리 후보를 발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광역단체장 후보군으로 언급됐던 새정추 공동위원장들은 발을 빼고 있다. 전남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통화에서 “아직까진 할 생각이 없고, (인물을) 더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후보로 언급돼 온 박호군 공동위원장은 “나는 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후보 검토 중’을 내건 기간이 길어지면서 새정추 내부에선 ‘영입 인사들이 몸값을 올리려 한다’ ‘갈수록 신당에 판세가 불리하다고 보는 것 아니냐’ ‘확신이 서기 전까진 말하지 않는 안철수 스타일이 다른 사람들한테로 퍼지고 있다’는 등의 갖가지 뒷말이 난무하고 있다.
야권 연대를 놓고 오락가락한 것도 신당에 대한 피로감을 깊게 할 수 있다. 윤여준 새정추 의장이나 송호창 의원은 연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안 의원이나 김성식 공동위원장 등 새누리당 출신들은 반대의사를 밝혀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지역 등에서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이 뭐냐고 묻기 시작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신당은 민주당(김효석·이계안·송호창)과 새누리당(윤여준·김성식·이태규), 안 의원 측근(강인철·조광희·금태섭) 등 크게 3개 그룹의 연합체다. 그간 정치 행보를 같이해 온 경험이 없어 이견이 자주 노출되고, 의견 조율 과정도 길다. 여기에 좌고우면(左顧右眄)하는 안 의원 특유의 스타일까지 겹쳐 있는 상태다. ‘무지개 연합’이란 특징이 처음엔 중도로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 놓았지만 갈수록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반대로 기존 정당들의 지지세는 신당의 출현이 가시화된 이후 결집되는 흐름이다. 호남에서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 양상이 나타나듯 대구·경북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율이 지난해 12월 49%에서 두 달 만에 61%로 높아졌다.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안철수 효과는 신당 지지율에도 도움이 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집토끼를 결집시키는 효과도 같이 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지방선거에선 어느 당이 지역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대로라면 국회의원이 2명뿐인 안철수 신당이 무슨 수로 예산을 따올 수 있다고 공약하겠느냐”며 “앞으로 신당은 지지율이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정치평론가 중엔 전국적으론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민주당에 크게 앞서 있는 만큼 17일 창당준비 발기인대회를 기점으로 지지율 반등이 가능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 정치컨설팅 ‘민’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9일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을 전면적 흐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역량 있는 인물을 충원하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더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9일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도 지역에서 ‘새정치신당(가칭)’ 지지율은 27%로, 민주당(34%)에 뒤처졌다. 한 달 전에 비해 새정치신당은 18%포인트 급락하고, 민주당은 3%포인트 오른 결과다. 갤럽은 ‘안철수 신당’을 지난해 3월부터 조사에 넣었다. 이후 첫 호남 지지율 역전이다.
전국 지지율도 신당은 하락세였다. 1월 31%에서 2월 25%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른 조사기관의 추세도 같다. 이달 5일 모노리서치 조사에선 민주당(16%)이 신당(14.3%)을 추월했다. 새누리당은 49.4%. 이곳의 지난달 10일 조사에선 새누리당 45.8%, 신당 26.2%, 민주당 12.4%였다.
6월 지방선거가 1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후보군은 감감무소식이다. 안 의원은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신당이 내놓은 후보는 아무도 없다. 이런 신중모드가 유권자에겐 답답하게 비칠 수 있다.
익명을 원한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한 공동위원장은 “물이 찼을 때 배를 띄워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이 혼란스러워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장도 “지역을 돌다 보면 민주당 대신 신당을 지지할 테니 빨리 후보를 발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광역단체장 후보군으로 언급됐던 새정추 공동위원장들은 발을 빼고 있다. 전남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김효석 공동위원장은 통화에서 “아직까진 할 생각이 없고, (인물을) 더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후보로 언급돼 온 박호군 공동위원장은 “나는 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했다.
‘후보 검토 중’을 내건 기간이 길어지면서 새정추 내부에선 ‘영입 인사들이 몸값을 올리려 한다’ ‘갈수록 신당에 판세가 불리하다고 보는 것 아니냐’ ‘확신이 서기 전까진 말하지 않는 안철수 스타일이 다른 사람들한테로 퍼지고 있다’는 등의 갖가지 뒷말이 난무하고 있다.
야권 연대를 놓고 오락가락한 것도 신당에 대한 피로감을 깊게 할 수 있다. 윤여준 새정추 의장이나 송호창 의원은 연대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지만 안 의원이나 김성식 공동위원장 등 새누리당 출신들은 반대의사를 밝혀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지역 등에서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이 뭐냐고 묻기 시작하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
신당은 민주당(김효석·이계안·송호창)과 새누리당(윤여준·김성식·이태규), 안 의원 측근(강인철·조광희·금태섭) 등 크게 3개 그룹의 연합체다. 그간 정치 행보를 같이해 온 경험이 없어 이견이 자주 노출되고, 의견 조율 과정도 길다. 여기에 좌고우면(左顧右眄)하는 안 의원 특유의 스타일까지 겹쳐 있는 상태다. ‘무지개 연합’이란 특징이 처음엔 중도로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를 높여 놓았지만 갈수록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반대로 기존 정당들의 지지세는 신당의 출현이 가시화된 이후 결집되는 흐름이다. 호남에서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의 결집 양상이 나타나듯 대구·경북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율이 지난해 12월 49%에서 두 달 만에 61%로 높아졌다. 이계안 공동위원장은 “안철수 효과는 신당 지지율에도 도움이 되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집토끼를 결집시키는 효과도 같이 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지방선거에선 어느 당이 지역을 위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대로라면 국회의원이 2명뿐인 안철수 신당이 무슨 수로 예산을 따올 수 있다고 공약하겠느냐”며 “앞으로 신당은 지지율이 떨어질 일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정치평론가 중엔 전국적으론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민주당에 크게 앞서 있는 만큼 17일 창당준비 발기인대회를 기점으로 지지율 반등이 가능할 거라는 관측도 있다. 정치컨설팅 ‘민’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9일 “호남에서의 지지율 하락을 전면적 흐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신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역량 있는 인물을 충원하지 못하면서 기대감이 더 확장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