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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 삼각지대서 사라진 것처럼… 흔적 하나 안 남긴 여객機

화이트보스 2014. 3. 11. 10:38

버뮤다 삼각지대서 사라진 것처럼… 흔적 하나 안 남긴 여객機

  • 김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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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흥 기자
  • 입력 : 2014.03.11 02:58 | 수정 : 2014.03.11 10:11

    [사흘간 殘骸 못 찾아… 해상에서 발견된 기름띠는 항공油와 달라]
    함정 40대·항공기 34대, 10개국이 투입했는데 확인 못해

    1987년 KAL機 폭파사건 때는? - 잔해, 15일 뒤에야 첫 발견
    교신 왜 끊겼나 - 조종석에 減壓 사고 가능성도
    테러 맞나 - 테러했다는 단체 존재 불투명

    8일 오전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 실종 사고 이후 3일이 지났지만 수색 작업이 한 치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탑승한 여객기 추락의 증거로 제시된 잔해물이 모두 사고와 관련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건은 깊은 미스터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흔적 없이 사라진 여객기

    10일 사고 해역에는 10개국 함정 40대와 항공기 34대가 투입됐다. 말레이시아 해군 당국은 "1인치씩 사고 해역을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9일 오후엔 베트남 남부 토쭈섬 남서쪽 약 80㎞ 해상에서 베트남 해군 구조기가 사고기 문짝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 그러나 베트남 수색구조통제본부는 "목격된 잔해를 찾지 못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10일에는 구명정으로 추정되는 노란 물체가 발견됐으나 수색팀 확인 결과 해양 쓰레기를 오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해역에서 발견된 기름띠는 항공유가 아니라 벙커유라는 사실도 샘플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로써 길이 63.7m, 폭 61m, 무게 135t에 이르는 이 비행기의 추락을 입증할 단서는 현재로선 사라진 상태다. 말레이시아 구조 당국 관계자는 "최첨단 대형 여객기가 어떻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지 우리도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헬기 수색… 9일 미 해군 헬리콥터가 실종된 말레이시아 여객기를 찾기 위해 타이만(灣)에서 수색 작업을 마친 뒤 구축함 핑크니호에 착륙하고 있다. 사고 해역으로 추정되는 바다에서는 말레이시아·중국·태국·미국·베트남 등이 공동 수색 작업을 펴고 있다. /AP 뉴시스

    ◇공중 폭파 파편 찾기 어려워

    사고 항공기의 흔적이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은 비행기가 고도 3만5000피트(10.6㎞)에 올라 '순항 상태'에 도달한 이후의 일이다. 이 상태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 잔해는 넓은 공간에 산산이 흩어져 수색이 어려워진다. 수색대는 초반에 말레이시아 동부와 베트남 남부 해역 2만7000㎢를 집중 수색했지만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이 면적은 강원도(1만6874㎢)와 경기도(1만171㎢)를 합한 방대한 넓이에 해당한다. 더구나 수색대는 비행기가 실종 직전 회항을 시도한 흔적이 나타남에 따라 수색 범위를 말레이시아 서북 방면의 안다만까지 추가 확대하고 있다. 1987년 대한항공 KAL 858편 폭파사건 당시에도 상황이 비슷했다. 사고는 11월 29일 났지만 구명보트와 부유물 등 잔해가 발견된 건 사건 발생으로부터 15일 뒤인 12월 13일의 일이었다. 더구나 잔해는 폭발 추정 지점에서 200㎞나 떨어져 있어 폭탄 등에 의한 강력한 공중 폭발이 있었다는 증거가 됐다. 지난 2009년 6월 발생한 에어프랑스 447기 추락 사고의 경우엔 다음 날 곧바로 시트와 부표 등이 목격됐지만 해저에 가라앉은 블랙박스를 찾아내는 데는 거의 2년이 걸렸다.

    이번 사고 비행기에서 구조신호나 기체 이상 신호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테러에 의한 공중 폭발 외에 기체 균열로 인한 조종석 감압(減壓) 사고의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CNN은 "항공기 순항고도에서 (균열로 기체 일부가 파손돼) 감압이 발생하면 비행사는 불과 몇 초 만에 의식을 잃는다"고 보도했다.

    ◇테러단 소행인가

    미국에 본거지를 둔 중화권 인터넷 매체 보쉰(博迅)은 10일 "중국열사여단(中國烈士旅團)이라고 자칭한 한 단체가 이 사건을 자기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단체의 지도자라는 한 인물이 말레이시아 정부, 말레이시아 항공사, 중국 정부 등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를 잔혹하게 박해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중국 당국에 대한 보복"이라며 "중국이 위구르인 1명을 살해하면 우리는 중국인 100명을 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구르족 관련 단체는 통상 '동투르키스탄' 등의 명칭을 쓰며 '중국○○○' 등의 명칭은 잘 쓰지 않기 때문에 이 단체의 존재 여부도 분명치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콩 인권 단체인 중국인권민주화운동 뉴스센터는 이 항공기 테러범들이 중국 권력 심장부인 중난하이(中南海)를 노렸고, 이 사실을 사전에 알아챈 중국 당국이 격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으나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버뮤다 삼각지대(Bermuda Triangle)

    북대서양 버뮤다 제도와 미국 플로리다주(州),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삼각형 모양의 해역. 이곳에서 항공기·선박 사고가 발생하면 어떤 흔적이나 파편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고 해서 ‘마의 삼각지대(Devil′s Triangle)’로도 불린다. 19세기부터 이 해역에서 사라진 선박·항공기는 4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중국 베이징을 향해 가던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실종됐다. 실종 여객기에는 239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추락 지점으로 추정되는 해역에서 수색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 여객기의 탑승객이 3분의 2가 중국인라는 점에서 중국은 태러 위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조인원 기자
    [말레이시아機 실종] 버뮤다 삼각지대서 사라진 것처럼… 흔적 하나 안 남긴 여객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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