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회문화/사회 , 경제

여객선 올라가라" "너무 경사 심해 못 들어가"…해경 123정-지휘부 '긴박상황' 녹취록 공개

화이트보스 2014. 5. 18. 17:17

여객선 올라가라" "너무 경사 심해 못 들어가"…해경 123정-지휘부 '긴박상황' 녹취록 공개

  • 윤형준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입력 : 2014.05.18 11:51 | 수정 : 2014.05.18 11:57

    세월호 침몰 당시 사고 해역에 최초로 도착한 해경 123정(100t급)과 목포해경·서해지방해양경찰청 등 지휘부 간의 무선 교신 내용이 공개됐다. 지휘부는 9시 48분부터 선내 진입과 퇴선 방송 등을 지시했지만, 해경 123정은 “경사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해경으로부터 받아 18일 공개한 ‘해경 주파수공용통신(TRS) 녹취록’에 따르면, 123정은 16일 오전 9시 44분 “현재 승객이 안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서 현재 못 나오고 있답니다. 그래서 일단 이곳 직원을 (잡음) 시켜서 안전유도하게끔 유도하겠습니다”라고 구조와 관련된 내용을 처음으로 보고한다.

    이어 123정은 “현재 선수를 여객선에 접안해 밖에 지금 나온 승객 한 명씩 한 명씩 지금 구조하고 있습니다”라고 보고한다. 이때는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8명이 세월호를 탈출해 123정에 구조된 시간(오전 9시 46분)이다.

    오전 9시 48분, 123정은 현장의 급박한 상황을 연이어 전달한다.

    “좌현 선수를 접안해 승객을 태우고 있는데, 경사가 너무 심해 사람이 지금 하강을 못 하고 있습니다. 아마 잠시 후에 침몰할 (잡음)”

    “현재 배가 약 60도까지 기울어 지금 함수 현 측이 좌현 현 측이 완전히 다 침수되고 있습니다”, “현재 승객이 절반 이상이 지금 안에 갇혀서 못 나온답니다. 빨리 122구조대가 와서 빨리 구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등이다.

    그러자 서해지방청 상황실은 123정에 “본청장과 서해청장 지시사항임. 123 직원들이 안전 장구 갖추고 여객선 올라가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안정시키기 바람”이라며 최초로 선내 진입을 지시한다.

    123정은 오전 9시 54분 “여객선이 좌현 현 측이 완전히 침수했습니다. 약 60도 이상 (잡음) 가지고 현재 좌현 쪽으로는 사람들이 나올 수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 구조방법은 항공을 이용해 우현 상부 쪽에서 구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항공 3대가 계속 구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능한 저희 직원들을 승선시키려고 하는데 너무 경사가 심해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라며 선내 진입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오전 9시 57분, 김문홍 목포 해경서장은 123정에 “그 근처에 어선들도 많고 하니까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고함치거나 마이크로 뛰어내리라고 하면 안 되나, 반대방향으로”, “정장이 판단해 우현 쪽으로 난간 잡고 올라가서 뛰어내리게 해서 바다에서 구조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검토해. 뛰어내리게 조치하라고”라며 승객들에게 퇴선 방송을 하라고 지시한다.

    이에 대해 123정은 “좌현 현 측이 완전히 침수돼 좌현 쪽으로 뛰어내릴 수 없습니다. 그리고 완전 눕힌 상태라서 항공에 의한 구조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라고 응답한다.

    또 “현재 여기저기 사람들이 다 있는데 못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지시한 데로 좌현 쪽으로 한번 해 보고하라고 계도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123정은 이때 퇴선 방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문홍 서장은 오전 10시 5분에 “다시 한 번 침착하게 방송해 반대방향 쪽으로 뛰어내리게끔 유도해 봐. 지금 그 안에 갇힌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한 사람만 밖으로 빠져나오면 다 줄줄이 밖으로 따라 나오니까. 방송해 방송 내용이 안에까지 전파될 수 있도록 한 번 해보세요”라고 재차 방송을 지시한다. 123정은 응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사실상 123정이 선내 구조 활동에 대해 언급한 교신은 없었다. 상황 보고와 구조자 현황 등에 대한 문답 위주로 교신이 이뤄졌다.

    123정은 “현재 다 물속에 잠겨 현재로써는 구조가 불가능. 구조하려면 122에서 와서 (잡음)에 의해서 구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오전 10시 49분), “출입문이 현재 보이지 않으며 특정 구조 활동은 할 수 없습니다”(오전 11시) 등의 말로 스스로 구조가 불가능한 상황임을 밝혔다.